원래 엽호방에서 글만 보다가오늘 마침 외근 나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피씨방에 갇혀서 옛날 생각이 나서 써보네요. 그때가 2002년 겨울쯤 이었을 겁니다.저는 군생활을 부산 오륙도 앞에서 했는데 예전부터나병환자들이 모여 살던 문둥이 촌이라 그런지분위기가 음산한게 정말 무서웠죠. 바닷가 근처에 하꼬방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양계장이 많아서 (원래 나병환자들이 닭 키우는 일을 많이 한답니다~)닭비린내 하며 개비린내가 물씬 풍기는데다닥다닥 붙은 슬레이트 지붕에다 미로처럼 얽힌 아스팔트 길을 지나작전지역으로 매복이나 경계근무를 많이 나갔죠. 남자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경계근무란게산이나 해안가에 위치한 초소에 2인 1조로 편성이 되어한 5시간 동안 멍하니 작전지역을 바라만 보고 있는 일이라지겹기 그지 없는 그런 근무입니다. 저는 워낙에 술을 좋아해서 근무 나가기 전에 수통에소주 한병을 채우고 안성탕면 한봉지랑 우유 중짜 하나를꼭 챙겨서 나갑니다. 꼴에 체이샤까지 다 챙겨가는거죠 ㅋ 원래는 못 먹는거지만 뭐 원래 군대가 그렇잖아요 되는건 없으면서 또 안 되는건 없는... 같이 근무 나가던 후임병은 흔히 말하는 고문관?그런 타입이었는데 제 아들 군번이지만 좀처럼 정이 안 가는 그런 놈이었습니다.제가 갈구기도 많이 갈궈서 제 눈만봐도 고개를 돌릴 정도로저한테 좀 주눅이 많이 들던 그런 후임이었구요. -그렇다고 제가 뭐 때리거나 그런건 아니고 단지 지적을 많이 해서 그런거죠~ 실제로도 소대 인기선임 투표에서 항상 1위를 했답니다. 단지 제가 체격이 크고 얼굴이 좀 날카롭게 생겨서 첫인상이 좀 안 좋죠- 그날도 따블백에 안주랑 우유를 챙겨서 아스팔트 길과 산길을 넘나들며작전 지역으로 투입을 했답니다. 깔개랑 모포를 깔고 한평 남짓 되는 소초에 누워서 소주를 깔짝 거리며후임병 겁 준다고 귀신 얘기나 늘어놓고 있었죠 서너잔 먹었나?딸딸이 신호가 울리는 겁니다.(군대용 전화기 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후임이 수화기를 들자 도보로 한 십분 되는 거리에 매복작전을 나갔던 소대장이심심하다고 놀러 온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소대장과 저는 한살 차이였는데 워낙에 둘다 술을 좋아하는지라작전 마치고 복귀할적에 차량을 타고 보쌈이나 족발 등을 사와서술을 자주 먹었더랬죠. 그래도 혼자 소주 먹은게 걸리면 개죽을 쑬거 같기에급하게 양치(작은 가글을 준비해서 복귀할때쯤에 뱉고 껌을 씹는답니다)를 하고 말짱한 얼굴로 소대장을 맞이 했죠. " 헤헤 오셨슴까? 날도 추운데 여기까지 어떻게? " 뭐 대충 이런 군기 쪽 빠진 대화가 오가다가 후임병에게 감시지역 잘 지키고 유선대기 확실히 하라는 엄포를 놓고는저와 소대장은 소초앞에 걸터 앉아 담배 한대 피우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죠. 대충 그때 뭐 보아가 예쁘냐? 이나영이 예쁘냐?뭐 그럭식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부대 돌아가는 얘기나 뭐 중대장 뒷다마 뭐 이런 얘기로귀결이 되긴 했죠. 그런데 갑자기 소초안에서 노래소리가 흘러 나오는겁니다.그것도 약간 고음의 노래였는데 여자목소리 비슷한 그런... 후임병이 부르는 거라고 생각하고 소대장과 저는 또 열심히요즘 이병, 일병들의 빠진 군기에 대해서 열심히 얘기를 하다가노래가 한 십분정도 계속 흘러나왔나?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소대장이랑 선임이 바로 소초밖에 있는데이등병이 근무를 서면서 노래를 부르다니!! 전 판자로 된 소초문을 열고 "너 이새끼 지금 뭐하냐? 미쳤냐?" 나지막하게 속삭였답니다. 그런데 후임병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말까지 더듬으며 "어떤거 말씀이십니까?" 이러는 겁니다. "너 이새끼야 지금 니가 부른건 노래가 아니고 곡소리냐? 노래를 부를려면 십대군가 용사의 다짐 이런걸 부르라고 거 시바 청승맞게 남자새끼가 알앤비 부르고 지랄이야?" "저 노래 안 불렀는데 말입니다. 계속 근무만 섰습니다." 순간 뒷골이 오싹 하더군요... 전 잽싸게 소초문을 열고 소대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소대장님 점마가 노래 안 불렀다는데 말입니다." 초소는 작전지역이라 주변이 철조망으로 뒤덮여져 있어서민간인들은 600만불의 사나이가 아닌 이상 절대 입장이 불가했고또 그 새벽시간에 바닷가 산길에 들어와서 군인들이 근무 서는데바로 옆에서 노래 부를 여자도 없는건 당연한 사실이었죠. 그 후임병이 목소리가 좀 고음이라 소대장과 얘기 하면서놀때는 그냥 그려려니 했는데 생각하보니그 후임병이 그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자체가좀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던 거죠. " 아신발 뭐야 야 감시경 줘봐" 그때 저희가 작전을 나갈때 쓰던 장비는pvs-7 이라고 야간감시경? 맞나?아무튼 적외선으로 야간에서 식별이 가능한 그런 장비였습니다. 저는 잽싸게 밖으로 튀어나와 초소를 한번 휭 둘러보는데 "낄낄낄" 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초소 지붕 위로 휙~ 하고 뛰어가더니사라졌습니다. 감시장비로 보면 검은 바탕에 초록색으로 물체가 식별이 되는데딱 사람 크기 만한 것이 양철지붕위로 휙 날아가더군요. 사람일리도 없고 짐승일리도 없었습니다.이건 틀림없는 귀신이었습니다. 소대장과 저는 그저 덜덜덜 거릴수밖에 없었죠... "너 이 신발 진짜 노래 안 불렀지? 니가 부른거면 진짜 죽여버린다!""정말 안 불렀습니다. 저는 사수님이나 소대장님이 부르시는 줄 알고가만 듣고 있었습니다." "너 이새끼 내가 너 겁줫다고 엿먹일려고 그러는 거면 60개머리판으로 찍어버린다 진짜 아니지?" 후임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아니라고 부인하더군요~ 머리가 멍한게... 소대장님은 뒤도 안 돌아보고 자기 작전지역으로 철수 해서는매복팀을 이끌고 복귀해버리더군요. 저는 그 후임병이랑 초소벽에 등을 붙이고는 언제든지 철수시간만 되면튀어나갈려고 전자시계만 보고 있었습니다. 전자시계에서 삐 소리가 나고 철수시간이 되자마자탄약과 총을 둘러메고는 걸어서 20분은 넘게 걸리는 가파른 산길을10분도 안 걸려고 100미터 달리기라도 하듯이 뛰어서 복귀했습니다. 돌아와서 총기 시건과 장비를 정리하고는 식당으로후임을 불러서 남은 소주를 나눠 마시고는 침낭속으로 들어가서잠을 청했지만 이가 덜덜 거리는 탓에 잠도 안 오더군요. 하지만 또 군대란게 웃긴게 다음에 그 초소로 근무 나갈때는뭐 멀쩡하더라구요 ㅋㅋㅋ 괜히 글이 길어졌네요.
저도 군대에서 겪은 실화하나~~
원래 엽호방에서 글만 보다가
오늘 마침 외근 나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피씨방에 갇혀서 옛날 생각이 나서 써보네요.
그때가 2002년 겨울쯤 이었을 겁니다.
저는 군생활을 부산 오륙도 앞에서 했는데 예전부터
나병환자들이 모여 살던 문둥이 촌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음산한게 정말 무서웠죠.
바닷가 근처에 하꼬방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양계장이 많아서 (원래 나병환자들이 닭 키우는 일을 많이 한답니다~)
닭비린내 하며 개비린내가 물씬 풍기는데
다닥다닥 붙은 슬레이트 지붕에다 미로처럼 얽힌 아스팔트 길을 지나
작전지역으로 매복이나 경계근무를 많이 나갔죠.
남자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경계근무란게
산이나 해안가에 위치한 초소에 2인 1조로 편성이 되어
한 5시간 동안 멍하니 작전지역을 바라만 보고 있는 일이라
지겹기 그지 없는 그런 근무입니다.
저는 워낙에 술을 좋아해서 근무 나가기 전에 수통에
소주 한병을 채우고 안성탕면 한봉지랑 우유 중짜 하나를
꼭 챙겨서 나갑니다. 꼴에 체이샤까지 다 챙겨가는거죠 ㅋ
원래는 못 먹는거지만 뭐 원래 군대가 그렇잖아요
되는건 없으면서 또 안 되는건 없는...
같이 근무 나가던 후임병은 흔히 말하는 고문관?
그런 타입이었는데 제 아들 군번이지만 좀처럼 정이 안 가는 그런 놈이었습니다.
제가 갈구기도 많이 갈궈서 제 눈만봐도 고개를 돌릴 정도로
저한테 좀 주눅이 많이 들던 그런 후임이었구요.
-그렇다고 제가 뭐 때리거나 그런건 아니고 단지 지적을 많이 해서
그런거죠~ 실제로도 소대 인기선임 투표에서 항상 1위를 했답니다.
단지 제가 체격이 크고 얼굴이 좀 날카롭게 생겨서 첫인상이 좀 안 좋죠-
그날도 따블백에 안주랑 우유를 챙겨서 아스팔트 길과 산길을 넘나들며
작전 지역으로 투입을 했답니다.
깔개랑 모포를 깔고 한평 남짓 되는 소초에 누워서 소주를 깔짝 거리며
후임병 겁 준다고 귀신 얘기나 늘어놓고 있었죠
서너잔 먹었나?
딸딸이 신호가 울리는 겁니다.(군대용 전화기 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후임이 수화기를 들자 도보로 한 십분 되는 거리에 매복작전을 나갔던 소대장이
심심하다고 놀러 온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소대장과 저는 한살 차이였는데 워낙에 둘다 술을 좋아하는지라
작전 마치고 복귀할적에 차량을 타고 보쌈이나 족발 등을 사와서
술을 자주 먹었더랬죠.
그래도 혼자 소주 먹은게 걸리면 개죽을 쑬거 같기에
급하게 양치(작은 가글을 준비해서 복귀할때쯤에 뱉고 껌을 씹는답니다)
를 하고 말짱한 얼굴로 소대장을 맞이 했죠.
" 헤헤 오셨슴까? 날도 추운데 여기까지 어떻게? "
뭐 대충 이런 군기 쪽 빠진 대화가 오가다가
후임병에게 감시지역 잘 지키고 유선대기 확실히 하라는 엄포를 놓고는
저와 소대장은 소초앞에 걸터 앉아 담배 한대 피우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죠.
대충 그때 뭐 보아가 예쁘냐? 이나영이 예쁘냐?
뭐 그럭식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부대 돌아가는 얘기나 뭐 중대장 뒷다마 뭐 이런 얘기로
귀결이 되긴 했죠.
그런데 갑자기 소초안에서 노래소리가 흘러 나오는겁니다.
그것도 약간 고음의 노래였는데 여자목소리 비슷한 그런...
후임병이 부르는 거라고 생각하고 소대장과 저는 또 열심히
요즘 이병, 일병들의 빠진 군기에 대해서 열심히 얘기를 하다가
노래가 한 십분정도 계속 흘러나왔나?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소대장이랑 선임이 바로 소초밖에 있는데
이등병이 근무를 서면서 노래를 부르다니!!
전 판자로 된 소초문을 열고
"너 이새끼 지금 뭐하냐? 미쳤냐?"
나지막하게 속삭였답니다.
그런데 후임병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말까지 더듬으며
"어떤거 말씀이십니까?"
이러는 겁니다.
"너 이새끼야 지금 니가 부른건 노래가 아니고 곡소리냐?
노래를 부를려면 십대군가 용사의 다짐 이런걸 부르라고
거 시바 청승맞게 남자새끼가 알앤비 부르고 지랄이야?"
"저 노래 안 불렀는데 말입니다. 계속 근무만 섰습니다."
순간 뒷골이 오싹 하더군요...
전 잽싸게 소초문을 열고 소대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소대장님 점마가 노래 안 불렀다는데 말입니다."
초소는 작전지역이라 주변이 철조망으로 뒤덮여져 있어서
민간인들은 600만불의 사나이가 아닌 이상 절대 입장이 불가했고
또 그 새벽시간에 바닷가 산길에 들어와서 군인들이 근무 서는데
바로 옆에서 노래 부를 여자도 없는건 당연한 사실이었죠.
그 후임병이 목소리가 좀 고음이라 소대장과 얘기 하면서
놀때는 그냥 그려려니 했는데 생각하보니
그 후임병이 그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는 자체가
좀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던 거죠.
" 아신발 뭐야 야 감시경 줘봐"
그때 저희가 작전을 나갈때 쓰던 장비는
pvs-7 이라고 야간감시경? 맞나?
아무튼 적외선으로 야간에서 식별이 가능한 그런 장비였습니다.
저는 잽싸게 밖으로 튀어나와 초소를 한번 휭 둘러보는데
"낄낄낄" 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초소 지붕 위로 휙~ 하고 뛰어가더니
사라졌습니다.
감시장비로 보면 검은 바탕에 초록색으로 물체가 식별이 되는데
딱 사람 크기 만한 것이 양철지붕위로 휙 날아가더군요.
사람일리도 없고 짐승일리도 없었습니다.
이건 틀림없는 귀신이었습니다.
소대장과 저는 그저 덜덜덜 거릴수밖에 없었죠...
"너 이 신발 진짜 노래 안 불렀지? 니가 부른거면 진짜 죽여버린다!"
"정말 안 불렀습니다. 저는 사수님이나 소대장님이 부르시는 줄 알고
가만 듣고 있었습니다."
"너 이새끼 내가 너 겁줫다고 엿먹일려고 그러는 거면 60개머리판으로
찍어버린다 진짜 아니지?"
후임은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아니라고 부인하더군요~
머리가 멍한게...
소대장님은 뒤도 안 돌아보고 자기 작전지역으로 철수 해서는
매복팀을 이끌고 복귀해버리더군요.
저는 그 후임병이랑 초소벽에 등을 붙이고는 언제든지 철수시간만 되면
튀어나갈려고 전자시계만 보고 있었습니다.
전자시계에서 삐 소리가 나고 철수시간이 되자마자
탄약과 총을 둘러메고는 걸어서 20분은 넘게 걸리는 가파른 산길을
10분도 안 걸려고 100미터 달리기라도 하듯이 뛰어서 복귀했습니다.
돌아와서 총기 시건과 장비를 정리하고는 식당으로
후임을 불러서 남은 소주를 나눠 마시고는 침낭속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지만 이가 덜덜 거리는 탓에 잠도 안 오더군요.
하지만 또 군대란게 웃긴게 다음에 그 초소로 근무 나갈때는
뭐 멀쩡하더라구요 ㅋㅋㅋ
괜히 글이 길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