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본 운전자들

오너드라이버2008.03.11
조회1,477

한국에서 아반테 스틱, 햇수로 10년 운전했습니다.

운전 잘한다고 얘기하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워낙 운전은 잘한다고 얘기하는 거 아니니까...) 나름 상황에 맞게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은 했었죠.

여자 운전자라서 남자들에게 무시당하기, 수모당하기, 내가 피해자로서 사고당했을때 옴팡 뒤집어 쓸 뻔도 한 일들.... 수도 없었죠.... 지금도 생각하면 열받는 일도 많고요...

여자들이 평균적으로 공간지각능력이 남자들보다 떨어진다는 TV실험을 통해 남자들이 여자 운전자들을 한층 더 무시하는 상황들에 의해 쓸데없는 남자들의 주차참견...

껴주는 자가 바보라고 할 정도로 양보의식 없는 한국, 서울에서 운전하면서 정말 못 볼꼴 많이 보고....

 

그런데... 여기 미국에 와보니...

1. 열에 아홉은 법규 준수합니다. 여기는 <STOP> 사인이 곳곳에 있는데(신호등 달고 관리하는 거 대신에 선택한 건데 꽤 괜찮더군요.... ^^) 이거 어쩌다가 그냥 지나갈 법도 한데, 열에 거의 열은 섰다가 갑니다. 여기가 워낙에 벌금이 쎈 나라라서 벌금 무느니 지킬거 지키자 하면서 산답니다. (한국사람들이라면?!!!)

 

2. 워낙에 차없이 못사는 나라라 열입곱 어린 나이부터 팔십이 넘은 노인들까지 차를 모는데 위협운전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먼저 가느니 양보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죠. 특히 남자운전자들, 여자운전자들에게는 보통입니다.

할머니들 운전 못하시는 거 당연합니다. 지나칠 정도로 천천히 가고.... 물론 답답해 하기는 하지만 그려려니하면서 자기들이 피해갑니다.

 

3. 크랙션 거의 울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걸핏하면 크랙션 쓰죠... 그래서 깜짝깜짝 놀랬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배달 오토바이가 덤프트럭크랙션소리 나는 거 달고 다니면서 여자운전자들 놀래키고 다니는 것도 봤었는데...ㅡ.ㅡ) 신호바뀐 후 한참 지나도 안가는 경우엔 한번씩 살짝 울려주더군요...

 

4. 사고나면 서로의 보험회사 연락처 주면 끝납니다. 잘잘못 따지기 전에 먼저 서로 "아임쏘리"부터 하는 사람들이죠... 물론 여기도 자잘한 건 현금으로 끝내기도 하는데 큰소리 오가는 행동 거의 안합니다.

 

5. 사람 보면 거의 서죠... 신호등 없는 길 건너려다 저만치에서 오는 차 지나가면 가려고 서있으면 여지없이 그차가 먼저 저만치에서 서서 가라고 손짓합니다. 속으로 '지나가면 천천히 가려고 했는데... ㅡ.ㅡ;'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먼저 가죠.. 여기서는 길가에 걷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그 사람이 건너려고 하는 거라 생각하고 무조건 서야한다고 가르칩니다.

 

미국에 와서 산지 그닥 오래되지 않습니다. 가끔 여기서 사는 한국사람들이, 한국에 사는 한국사람들 좋지 않게 얘기하면 여전히 기분나쁘고 화나기도 합니다. 절대적으로 미국사람들에 대해 좋게만 생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배워야할 건 배워야 한다는 거죠.

 

한국 남자들, 운전에 있어서 여자 운전자들 절대적으로 자기네들 아래로 본다는 거....

점점 심각하게 난폭해지는 운전문화... (저 처음 운전 시작했을때만해도 양보받을때, 미안할때 손 흔들어보여주는 거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죠?!!)

 

'개념없이 운전하는 아줌마들'이라고 욕하기전에 우리 엄마들, 옆집 아줌마라고 생각하고 운전할때 매너 한번씩 좋게 건네주고, 운전 미숙한 사람들 위협하기 전에 내가 그 사람들을 겁먹도록 운전하지는 않았나 돌아보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가끔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과연 서울에서 다시 운전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