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만화경 18 -# 1편 완결

염탐소녀200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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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줘?!

 

부엌에서 어머님은 나의 밥을 3공기나 퍼 담고 계셨드랬다.
이런 망할, 내가 어떻게 돼지 새끼도 아니고, 끼니때마다 3공기 씩 먹는 단 말인가,
아침 반찬부터, 고기에 마요네즈, 기름 덩어리로 넘쳐나는 식단이다.

"맘, 오늘도 황송 하십니다요."

"먹어야 사느니라!"

"그래도 아빠 밥은 요만큼 인데."

"왜 애를 아침부터 기죽이고 그래! 옛다!"

아빠는 넙죽, 나의 밥을 당신에게 퍼다 날라주시는 친절을 베풀고 계시는 것이었다.

"너도 어여! 시집이나 가라!"

"어머, 이가! 익은 밥 먹고 선소리 하네, 시집은 무슨 시집이야! 당장 먹고 공부나 하러가!" 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님.

"우헤헷, 나 오늘 미팅이지롱!"

집을 쏜살같이 도망쳐 나와서는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고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꺄홋!


봄의 제전 (Le Sacre du Printemps)

 이화여백에 색조 화장이라 3월이구나, 척 달라붙는 몸맵시는 반개 도화라 지상에 어리이었고 아미간에 비치는 내음새는 하늘에 어리었다. 아 때마다 바뀌는 저고리에 내 눈이 다 따갑더고, 네 향기가 온통 나를 질타하는 도다, 나를 거슬러 가는 바람, 나도 네 옥빈에 입김을 불고 얼음 차가운 동주에 꽁꽁 언 손 잠자던 가슴에 색을 불어넣으리, 미래로부터 날아와 나를 녹이고 내가 아닌 것이 되 버린 후에 나를 가지고 내일 가는 원죄(原罪) , 너의 초반에 계절은 인간의 타락이다 하고 중반에 풍덕한 젖가슴 뽀얀 살 망울 응얼거리게 피워 육체는 자연의 은혜라 하고 다음 너의 후반에 아이 업고 갯가에 놀러가다니, 너의 모든 것의 일순이 포개어져 하루만에 평생을 살아도 좋을 날이 되었다. 내 생을 따깜질한 딜목에서 푸른 숲 휘돌아 가는 너를 보러 나서려는 데 3월아 네가 왔구나 
너의 곡이 끝나면 르네상스다, 눈부신 햇살 REPLAY

멋진 남자들 사이로 치마와 머리카락을 휘두르며(?) 지나가는 나, 서으나?
□□ 대학교의 3학년, 문학 전공하는 시의 공주이시다!

"어머! 안녕?"

"호호홋~ 반가워!"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지는 남자들은 나의 점심 쿠폰들.

사실 맛 좋은 준치는 가시가 많다고 하지 않는가. 난 항상 배고프지만
도도한 체면을 그냥 유지하고 계신다.
어쩌다, 나의 이렇게 인기가 많아졌느냐고?
나, 지금 50 Kg 대에 육박하는 위대한 체중을 가볍게 유지하고 계시기 때문이지.
그래서 난 지금 그 유명하다는 미팅 대타에, 소개팅 대타에 단 하루 움직일 틈 없는 빡빡한 일정까지 소화하고 계시기까지 하다. 이 터질 것 같은 일상의 발랄함, 이것은 괴력이다!.

그리고 오늘은, 특별한 날, 그 멋진 현수 총무님께서 전역하고 처음 학교에 오는 날이다.

그와 난 같은 학교가 되어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파란 하늘을 보자, 그가 떠오른다.


"오빠! 여기야!음하핫!"

"응. 오랫만이다.으나"

"까맣게 탔네? 가득 이나 퉁퉁한 몸매에 보기 참 좋군 그래!"

"그 동안 잘 지냈어?"

"아니, 오빠 때문에 잘 못 지냈지. 보고 싶어서!"

"그랬구나, 귀여운 아그. 몰라보게 예뻐졌다!"

"안다, 알아! 비싼 치마 입어서 그런다!"

"그런데, 안 보인다"

"곧 올 거야!"

 

"형!"

멀리서 나의 왕자님 진우가 나타났다.
짧은 머리의 진우는 여전히 하얀 얼굴에 멋진 미소를 가득 안고
나를 반기며 웃고 서 있었다.

"진우야."

나는 그런 진우를 보자 갑자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너무 멋있어 진우야, 어흑"

"울지마, 괜찮아, 나 멋진 거 이제 알았어? 바보!"


그런 진우, 멋진 나의 남자친구가 내일 훈련소에 입소한다고 했다.

"형, 으나 잘 부탁해요!"
"걱정 많이 해야 할거다! 얘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나의 친구 같은 남자친구 진우와, 애인 같은 친구 현수,
그들이 부드러운 음악처럼 내 앞에
그렇게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