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왔더니.....

멀쩡한 노처녀2003.09.11
조회354

참 오랫만에 올리는 글이네요..

 

고향에 왔더니... 사실 예전에 마루랑 아궁이랑 있는 집은 아니지만....

 

맘은 좋네요

 

에전엔 거랑가에 우리집이 있었는데  ...

 

지금 그곳엔 집같은건 없어요...

 

 이제 고향엘 와도 도심속 아파트로 가야 되거든요

 

심야버스를타고...오다 한참을 자고 나니 안 쑤신데가 없네요

 

도착하자마자 또 엄청나게 자고

 

밤에 안방엘 들어갔다... 울 할매 영정 사진을 봤네요

 

살면서 많이 잊고 산거 같아요..

 

여전히 백발을 동백기름 발라 곱게 쪽지어 은비녀 꽂고...

 

늘어진 목주름 만지던 생각이 나네요...

 

갑지기 넘 보고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언제나 버선발로 달려 나오시며

 

내강아지...내 새끼..하셨는데

 

겨울엔 운동화를 아궁이에 데워주시다..태워먹기도 일쑤였구..

 

. 그래서 울엄마한테 핀잔도 많이 듣고...

 

학교 갔다오면 손시리다고 아랫목에 넣어주시고는

 

따끈하게 식혜를 데워 주셨는데

 

어쩌다 고등어라도 밥상에 오르는 날엔 살은 다 발라주시고

 

당신께신 대가리가 젤 맛있다며 고등어 아가미를 맛있게 드셨는데

 

언제나 새벽같이 일어나  손자손녀 이름 하나씩 들먹여 가며 기도하시고...

 

그런데 어깨한번 다리한번 주물러들이지도 못하고 그만 보내드렸네요

 

사람은 참 간사한것 같아요....

 

살기 바빠서 많이 잊고 살았네요..

 

그 거칠은 손바닥 꼭 한번만 만져보구 싶네요.

 

사계절 하얀 고무신을 신고 팔자로 휘휘 저으며 걸으시던 울 할매

 

사는 동안 사랑한단 말도 한번 못했네요..

 

 

이제  남은 울엄마 한테 잘 할려구요...

 

여러분도 나중에 후회 하지 마시고 잘해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