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녀 죽으러 가다2

푸른잎2008.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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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슬아슬해 보이는 나뭇가지에 바작하게 말라 초라해 보이는

잎사귀, 마른 감정없는 바람에 뭍혀 날아갈까 불안해

시야에서 멀어지는 순간에도 난 눈을 뗄수가 없었다.

 

"떨어진다 해도 아파하지마,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면

어쩌면 네가 그리운 사람 발치에 떨어질수도 있잖아.."

 

어두워만 가는 창밖, 그녀의 눈동자는 가로등을 눈에 안고있어서

그런지, 붉게만 물들어갔다.

 

이마를 덜컹이는 창에 기대고 한쪽만 계속해서 두드리는

박자에 아픈것보다 톡 톡 두드릴때 마다 눈물샘을 건드리듯이

눈물을 쏟아낸다.

 

`아차, 화장이 지워지면 안되는데.`

 

마스카라 번진 눈밑을 정성스레 닦고 화장을 한다.

이렇게 내 감정도 파운데이션 바른 얼굴처럼 감출수 있다면

난 이렇게 죄를 짓지도 않을텐데

 

또 다시금 눈물이 난다.

다시금 마스카라가 번진다.

 

또다시 멍한채 화장을하고

 

얼마나 반복했을까?

 

 

 

 

 

<남자>

 

기차에 몸을 실었다. 2틀동안 같은 옷을 입어서인가

몸에선 땀냄새가 난다. 가방을 뒤적였다. 다행이다.

결혼식때 입었던 흰 와이셔츠가 있었다.

 

`이걸로 갈아입자.`

 

화장실로 물 먹은 신발에서 찍찍 내는 소리에 집중된다.

아무도 없는 텅빈 열차안, 왠지 마음이 황량해 진다.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그 사람 손동작 그사람 행동하나에

집중하고 싶다. 지금은 내가아닌 그 어떤사람이라도 좋다

나의 증오로 가득찬 감각을 느끼고 싶진 않다.

 

그는 말끔한 흰색 와이셔츠로 갈아입고 나온다.

낡아 보이는듯한 열차와 어울리지 않는 말쑥한 그는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물고있다.

 

"흑....흑.."

 

"이게 무슨소리지?"

여자의 훌쩍임에 귀를 귀울여 집중했다.

자신의 멀지않는 뒤에 있는듯한 그녀는

중얼중얼 거리며 훌적이고, 다시금 훌쩍임이 멈추는가 하면

다시금 훌쩍이고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근처로 다가갔다.

갈색 길지 않은 머리는 그녀의 얼굴 반을 감싸고 있었고

그 보드라운 느낌 안엔 하얀얼굴에 폭팔로 융기한듯한

오똑하고 도톰한 콧날, 잘 정돈된 눈썹과 어떤 폭풍우에도

눈에 눈물한방울 들어가지 못하게 할듯한 길고 숱많은 속눈썹

당장이라도 나비가 나올듯한 빨간 꽃잎처럼 생긴 입술을 가진그녀

 

난 멍하게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손으로 카메라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