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죽으셔야죠.

뚱띠아짐2003.09.15
조회11,906

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만큼만 해라는 말이 무색 할 정도로

올해는 태풍으로 마음이 가라앉는 추석이 됐다.

 

다른때는 기를 쓰고 친정에 갈려는 내탓(?)에

고속도로 수많은 차에 끼였을텐데

올해는 그 주차장에서 해방되었다.

대신 이천 형님집에서 사흘을 묵었다

 

아들셋 삼형제

며느리가 당연히 셋

하지만 우리는 동갑네기들이다.

난 그중 셋째며느리

 

추석전날 가서

충분히 뒤집어 줬다.

기름칠 해가면서....^^

 

추석날 아침상 차리고 물리고 치우고

그담부터는 우리 며느리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쑥색 담요를 찾아서 펴들고

시어머니를 충동질해서 화투짝을 펴들었다.

" 형님은 광이나 팔아요 "

고스톱못친다는 큰형님 말에 ....

 

다른 명절에는 남자들은 놀고 여자들은

남자들 주전부리 대주는데 바빳던게 사실이다.

 

중간에 작은형님만 친정으로 가고

큰형님하고 난 자리를 꿋꿋하게 지켰다.

하지만 못친다는 큰형님말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말이 사실이었는지

난 거금 이만원을 잃었다.

 

추석다음날

이날도 아침은 우리 며느리가

 

어제 잃었던 어머니

" 애들아 오늘도 한판 하자"

며느리들

"네...오늘은 어머니 피박씌워야지~"

오늘은 내가 승승장구.

 

"형님 점심 차릴까?"

울형님   " 맨날 먹는밥 ....여보 오늘 우리 뭐 해먹자 "

마침 태풍에 비가 쏟아지고

울 아주버님  " 집에 먹을거 많은데 뭘 해먹어...."

나도  이쯤에서 거든다.

" 아주버님 음식 잘하신다고 소문 나셨던데요? "

이제 큰아주버님 점심 준비에 바빠지고

울 며느리들 어머니거 돈 따기에 바빠진다.

" 어머니 쌌어요..."

" 어머니 쓰리고에 피박이에요.."

" 아냐 형님 광박도 있어요 "

울신랑이 꼇다. 광판다며

내가선 울어머니

" 누가 죽을래 ?"

" 제가 선이니까 어머니가 죽으셔야 돼요"

 

울아주버님도 주방에서 연신 물어본다.

" 누가 땄어?"

"형님이 땄으니까 걱정마세요 아주버님"

 이날 점심은 수제비

정말 맛있었다.

진짜 맛있다는 내말에, 울 아들말에 한그릇더 청하는 울딸 말에

울 아주버님 저녁에는 맛있는 파전을 해주신댄다.

 

 

그날 저녁은 내가 따는 분위기

그래서 막걸리 두병을 쐈다.^^

파전에 막걸리

남편들은 마누라입에 파전넣어주기 바쁘고

아이들은  할머니입에 넣어주기 바쁘고

 

이렇게 명절을 보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보낸건 아니었다.

나도 명절이 싫을정도 였으니까.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보낼거라고 우리 며느리들이 작당을 했다.

아침먹고 과일챙기고 물리면 점심상차리고

손님오면 연신 상차리고

이런거 되도록이면 안하는쪽으로 하자고

그래야 서로 좋은 명절이 되는거라고.

 

명절에 친척집에 인사가는것 좋긴한데

남의집 며느리 돼보니까

명절에는 친척집 방문하는것 삼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상차리는거 만만치 않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다행이지만

하나둘씩 연신 오실때면

상에 올렸던거 그대로 내드릴 수도 없고...

 

명절에 힘들었던 주부님들 화이팅!!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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