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바닷가에서 맛살잡이

에바다2003.09.15
조회843

지난 추석 연휴 보낸 이야기 좀할께요.

우리집은 제사 안지냅니다. 식구는 큰집식구4명(시아주버님,형님 조카2)우리식구6명(어머님,남편,나 아이셋)합이 열이죠.

예전에는 명절때가 오면 큰집이든 우리집이든 모여서 식사 한끼하는걸로 대신했는데,

늘 그렇게 하다보니 큰의미도 없는거 같고 밥먹고 나면 멀뚱멀뚱 앉아서 있는것도

그런거 같고 해서 남편한테 졸랐죠.

"자기야! 우리 명절때 꼭 집에서 밥해먹어야하나? 우리 큰집하고 의논해서 차라리

아이들 데리고 어머님 모시고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좋지 않을까?했더니 남편도 들어보니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지 큰집하고 의논해보라는 것이였습니다.

나는 얼씨구나 하고 형님댁에 전화를 드렸죠. 형님! 우리명절에 집에 앉아서 밥해먹느니

차라리  그돈 들여 아이들하고 어머님 모시고 여행이나 갔다오면 어떻겠어요?

결론적으로 대환영이였죠. 그때부터 저희는 설,추석만 오면 한달전에 예약해서 식구10명

이 여행갑니다. 이번추석 연휴에도 서천에 있는 희리산 해송자연휴양림으로 음식준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룰루랄라 여행갔었죠? 그곳까지 우리식구는 3시간정도 걸렸지만, 큰집식구들은

서해안고속도로 타고온다고 10시간이 걸렸지요? 조금 피곤들 했겠지만 우거진 소나무숲과

맑은숲속의 공기를 마시며 온식구들은 너무나 행복한 맘이였답니다.

첫날은 차타고 온다고 피곤해서 저녁 대충해먹고 바같 산책 좀하다가 조금 일찍 잠이 들었죠.

내일을위해서.  다음날 우리들은 완전무장(조개잡는다고 장갑에호미들고)을하고선 서천바닷가로

갔습니다.오전8시20분에 도착해보니 물이 빠져 바닷가가 갯벌로 변해 있습디다.참고로 우리

식구들은 바닷가에서 조개잡이를 해본적이 없어서 그저 바닷가에 조개잡으러 갈려면 비닐봉지에

호미만 있으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우리식구들은 갯벌에 발을 담그며,조개잡이사냥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갯벌만 가면 조개가 지천에 널려있을줄 알았는데 그넓은 갯벌에는

조개는 보이지 않고 조개껍질만 무성하고 맛살이라는 조개가 거꾸로 박혀 죽었는지 그것만 비쭉비쭉

고개를 내밀고 있더군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까 끝도 보이지 않는 갯벌을 따라 자꾸만

안으로안으로 들어가더군요. 우리식구들은 은근히 걱정도 됐습니다. 혹시 갑자기 바닷물이 밀려와서

우리를 덥치지나 않을까 그런생각들로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가는거 보니까 괜찮으니까 가는거겠지

하면서 우리도 졸랑졸랑 따라 자꾸자꾸 들어갔지요. 한참을가다보니 경운기를 끌고 뭔가를 줍고 계시는 아저씨들도 있는거 같고 바닷게를 바위 밑에서 잡는 아저씨들도 계시고 호미로 바지락을 캐는 아줌마

들도 있었습니다.우리도 어쨌던 조개를 캐러 갯벌로 왔으니 조개를 캐야겠다고 호미로 이리저리 긁어도

조개는 별로 보이질 않습디다. 한참을 어째던 신기하게 여기도기웃 저기도기웃거리는데 남편이 자기쪽

으로 오라고 손짓을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또 무슨일인데 저난리를 치면서 마누라를 부르는지?하면서

갔지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일입니까? 어떤 아저씨가 맛살(길쭉한조개}을 잡는데 모래위를 삽으로

한번 쓱 긁어니까 구멍이 서너군데 나오데요. 그구멍에다 하얀가루(나중에 알았지만 소금)를 척척척

뿌리니까 한참후에 그구멍으로 맛살이 쏙쏙쏙 올라옵니다.그러니까 잽싸게 그것을 뽑아 올리는데  열에 있는 소쿠리에 하나가득 맛살을 잡았지 뭡니까? 그순간 나 눈돌아 가데요.그래서 아저씨께 여쭈어보았지요? 아저씨 그하얀 가루가 뭡니까?그러니 소금이랍니다. 그소금 어디에서 구해요?하니 저기경운기

에서 판답니다. 나는 우리남편한테 빨리가서 소금 사오라고 고함질렀죠? 우리 식구 10명 난리 났습니다.

맛살조개 잡느라고... 아이들도 서로 조개잡아뽑는다고 신이 났습니다. 우리식구들은 초보자라 많이  잡진 못했지만 잊지못할 2003년 추석을 그렇게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휴양림으로 돌아와서 잡은 맛살 후라이펜에 구워 참기름장으로 찍어 먹는 맛 참일품이였습니다. 백세주한잔이랑 시어머님,아주버님,형님,신랑,나,그리고 아이들 참으로 행복한 시간 가졌습니다. 그날밤 휴양림 데크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구름에 가려 약간 희미하긴했지만 보름달보며 소원을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우리식구들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게 해달라고요.준비해간 축포로 아이들은 신나게 불꽃놀이도 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