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매미같은 아빠야...

불량엄마200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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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가 세상마저 시끄럽게 만들었군요.수마가 훑고 지나간 자리를 정리한다고 고생이 많은 요즘 전 때아닌 폭풍전야람다.딸랑 전화한통화로 온집안식구을 불안에 떨게 만들어놓고있는 매미같은 아빠가 몇일전 새벽에 11월경해서 아이를 데리고 가겠노라고 하더군요.

전에도 몇번 이런 전화를 받았기에 대수롭지 않았는데 이번엔 느낌이 아무래도 이상함다.
오가는 큰소리에 아이둘이 깨고 작은녀석은 저한테 매달려 아빠한테 보내지말라고 울고 큰녀석은
전화하는절 빤히 쳐다만 보더니 막상 통화를 마치니깐 큰녀석 말이 과간임다.
"어머니,지금 새아빠 구하러갈까요?" 지금 제정신으로 묻는말인가 싶어 다시물었슴다.역시나
"새아빠 구하러 가자구요.새아빠가 있으면 서울아빠한테 안가도 되잖아요." 마침 작은녀석이 울다가
잠이 들어서 큰녀석한테 동생자니깐 어서자자고 말했더니 큰녀석이 나름대로 맘이 급했나 봄다.
"그럼 어머니가 지금 나가서 새아빠 구해오고,난 해가 생기면 큰바늘 작은바늘(아직 시계볼줄 몰라요)
잘 봤다가 동생데리고 유치원갈께요." 이런.젠장..새벽3시 넘어 어디서 누굴 구해오란 말입니까?
"어서 엎드려 자-아-!" 하고 소리를 질러서 아이재워놓고 생각하니 큰녀석 맘이 어지간히도 불안했나 봅니다. 큰녀석은 새아빠가 생기면  엄마와 자기를 지켜줄거라고 생각을 하나봄다.하지만 역시 아이인지라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소리. 제가 막상 결혼하면 아이아빠는 당장에 아이 데려간다고 할 사람인데.녀석은 아직 어려서인지 거기까진 생각이 안닿나 봄다.
예전에 아이아빠가 온몸을 내던져 불사르며 오로지 음주가무에 젖에 열심히 그어댄 카드값으로 친구들에게 노력 봉사할당시 우리형편은 작은녀석 분유값이 없어 물에 분유색깔만 살짝내서 먹여보니 그것도 입이라고 맛을아는지 어쩐지  첨에 입으로 밀어내더니 하도 배가 고프니깐 꼴딱꼴딱 무늬만 우유를 잘도 먹더군요.-- 앗! 잠깐 생활상식하나..젖먹이는분들은 절대 인삼드시지 마세요.저도 아이막낳아서는 젖이 많았는데 시어른이 인삼넣고 푸욱 고운 삼계탕을 온식구가 드시면서 저도 한사발 떠 주시길에 먹었는데 그후로 젖이 안나왔거든요.그래서 젖을 못먹이고 분유를 먹였답니다.--
친정에 이거짓말 저거짓말해서 빼낸돈으로 불어난 카드값갚기도 바쁘고 시댁에서 빌린돈은 시어른이
그러시더군요. 이자없이 돈빌리기 힘든데 식구니깐 이자없이 준다고요.일수놀이하는것도 아니고
암튼 빌려와서 꼬박꼬박 조금씩 수첩에 적어가면서 갚다가 두어번 돈이 없어 곤란하다고하니
살림못한다고 불호령이 떨어진후론 친정돈빼다 시댁돈갚는꼴이 되더군요.
집안에서 맹물마시고 나가서 이쑤신다고 그후론 내새끼 맹물먹이면서도 돈없다는내색한번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어른이 아무리 부모라도 돈거래는 깔끔하게 해야한다는걸 가르쳐줄라고 했겠지만
그당시엔 참으로 섭하더이다.그당시 작은녀석이 못먹어서 그런가 요즘 자기나이 또래에 비해 상당히 작은편인지라 항상 먹는데 신경이 많이 쓰임다. 어젯밤에는 작은녀석 재워놓고 큰녀석한테 팔배게해주면서 행여,아빠가 데리고 갈지도 모를상황이 올까 싶어 물었슴다."서울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잘듣고
열심히 공부해라."했더니 7살 먹은 녀석 맹랑하게 그럽디다 "서울할머니한테 안가요.똘똘이(작은녀
석)를 잘 못키웠으니깐 안가요"그래서 제가 "야! 너 말조심해.. 할머니랑 똘똘이 못키운거랑 무슨상관인데.. 정신차리고 이야기해.그건 순서가 안맞잖어.니도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봐라.똘똘이 못키운건 아빠지 왜 할머니한테 이유를 묻는데?제대로 알고 이야기를해라.사람이 머리가 없으면 이상하니깐 그냥 악세사리로 목위에 붙어 있는건줄 아냐.생각좀 하고살아라.이것아.응!"  큰녀석 또박또박 대답함다.
"할머니가 아빠를 키웠고 아빠가 우리를 키웠는데 아빠가 똘똘이 우유안사준건 할머니가 아빠한테 좋은걸 안가르치고 나쁜걸 가르쳤기때문에 아빠도 잘못이 있지만요 할머니한테도 잘못이 있어요. 그러니 할머니가 똘똘이를 잘못키운거랑 똑같아요." 덤으로 멋드러지게 덧붙임다. "아빠한테 가면 어머니가 없고 어머니한테 있으면 아빠가 없지만.새아빠는 구해오면 되니깐 괜찮아요.어머니 전 유치원가면 남자애들한테 인기많은데 어머니도 남자한테 인기많아요? 없어요?괜찮아요.내가 빨리 커서 어머니 남자친구 소개 시켜줄께요." 어려도 이런말을 하니깐 마치 멋진 친구같슴다.(요즘은 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이
하도 잘 가르치니깐 징그럽게도 꼬박꼬박 어머니라는 말을 하는군요)
"이혼하고 싶어요"나 "재혼이야기"를 읽어보면 다 공감이 가는이야기인지라 리플까지도 꼼꼼히챙겨 읽어보는데요.요즘 아이아빠가 이제 나이도 먹고 혼자 지내니깐 아이들이 무척이나 보고 싶을겁니다.저역시도 보고있어도 보고픈데 그 사람도 사람인지라 인지상정이지요.요즘 갈등이 심함다. 이상황이 되니깐 내새끼가 귀하면 그사람도 자식이 귀할터인데 내욕심만으로 우겨야 하나.아니면 범이 지새끼 안잡아 먹는다고 그래 당신도 아빠니 자식키우는 재미도 느껴보라고.어차피 딸자식은 크면 엄마 찾는다니깐 맘 크게 먹고 웃으면서 보내줘야 하는지 뭘어찌해야 나중에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무릎칠수있을런지,,암튼 단순한 머리로 고민임다.재혼이야기를 읽으면 이혼을 한경우가 대부분이니깐 자식이 엄마한테 있는경우도 있고 아빠한테 있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물론 상대측에 아이가 있어서 보고싶어도 자식을 보지못해 가슴아파하는 엄마아빠도 계실꺼구요...자식을 안보여주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진정 아이를 위해서인지.아니면 그동안 부부로 살면서 웬수같은감정때문에 "내새끼 근처엔 얼씬도 하지마.!" 뭐. 이런 악감정 때문인지..아무리 쏟아부어도 모정과 부정은 따로 있는 법인지라 우리딸도 아마 아빠정이 그리워 저러는건지..이혼을 막을수 없다면 이왕할 이혼이라면 막연히 이혼해서 "어휴~썩을놈에 저 웬수 이제 그 얼굴안쳐다 보니 속시원하고 유쾌,상쾌.통쾌다" 라는 눈앞에 것에서 벗어나 좀더 깊게 세부적인 면까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조율도 한번더 생각해보는게 어불성설같지만 좀더 세련된 이혼의 결정으로 아이맘을 좀더 헤아릴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