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데 데이트할때 돈 없으면 나가기 싫어요.

우울해2008.03.25
조회362

여자인데 데이트할때 돈 없으면 나가기 싫어요.

20초반인 저에겐 2년 교제한 5살 연상의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제 직업은 전문직이고 남자친구보다 월급을 조금 더 받습니다

그래봤자 거기서 거기지만..

 

남자친구는 파란만장한 유년시절을 보냈고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을 하셔서 집안사정이 현재 매우 안 좋습니다.

남친 앞으로 집에서 빚을 내서 지금 신용불량 상태이기도 하구요..

2년이나 사귄 정을.. 신용불량이라는 이유로 단칼에 잘라버릴순 없었습니다.

그만큼 그를 사랑했으니까 아직까지 인연의 끈을 잡고 있는거구요..

 

근데 요즘 너무 힘이 듭니다.

저희 집.. 정말 가난합니다.

언니와 저는 이제 성인이 되어 자기 밥벌이는 해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시골에 계신 중학생 동생과 엄마 아빠…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시내버스 운전을 하시는데 그렇게 큰 돈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저희 3남매 잘 키워주신거 보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근데 요즘.. 애들 교육비가 장난이 아니잖습니다.

아빠가 버는 100만원 겨우 넘는 돈으로 동생 교육비가 절반으로 들어갑니다.

학원비만 30이 넘는데, 그렇다고 학원을 안 보낼수도 없고

엄마가 동생을 40에 낳으셔서 허리 뼈가 아예 끊어졌습니다.

X-ray 찍어보면 겨우 신경줄로 연결하셔서 거동을 하시죠..

그래서 엄마가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다달이 나가는 병원비 무시를 못합니다.

 

서론이 주절주절 길었네요…..

결론은 저희 집이 그렇게 부유하지 못한것과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저보다 능력이 안되서 자꾸만 저에게 의지를 하려는 겁니다.

남자친구가 신용불량이긴 하지만 그래도 직업이 있기에 다달히 꾸준한 소득이 있습니다.

그래도 신용카드를 쓰지 못하기에 큰 돈을 쓸때에는 항상 제 카드를 쓰고

저에게 매달 값아 가는 식으로 하거든요..

 

근데 저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해줬다가 정말 이젠 해주기 싫은데,,

또 거절 못하고 매번 해주는 식으로 이렇게 있네요.

남자친구가 저에게 빌려간 돈이 지금 80만원 정도 됩니다.

남들은 모르지만 저에겐 아주 큰 돈이구요.

 

다달이 집에 돈 보내주랴~ 나 따로 저축하랴~ 카드값 막으랴~

정말 카드 때문에 순식간에 신불자 되는거 쉬운 것 같습니다.

이번 달도 카드값 막아내고 나니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다음날 월급통장 잔고에 3000원 남더군요.

제 성격이 원래 빌리는 것도 싫도 빌려주기도 싫어해서..

카드를 쓰더라도 남에돈 빌린 것 같아 질질 끌기 싫어서, 일시불로 하고 그달그달 바로바로 갚아버리거든요.

그 안 좋은 버릇좀 고쳐야 하는데,,

제 수중에 돈이 없어도 곧 죽어도 카드값은 갚아야 할것 같아서 늘 이런식이네요..

 

휴... 제 속도 모르고 남자친구는 항상 저한테 의지할려구 하구요..

남친, 제가 돈 없다고 하면 안 믿습니다.

“에이~ 니가 왜 돈이 없어. 그렇게 돈을 많이 벌면서~”

돈을 많이 벌어도 버는 족족 다 쓴답니까?

연금이나 적금 펀드같은건 넣어두면 못 쓰는 돈이 되잖습니까..

그러니까 수중에 남은 현금이 조금밖에 없는 거구요.

자기 때문에 다달히 카드값 막아내느라고 그러는지도 모르면서……

 

그리고.. 저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항상 저소득층 장학금 받으면서 학비를 냈던 기억이 있어..

남들한테 돈 없다고 무시받는거 정말 싫어합니다.

이런 제 성격에도 문제가 있겠죠.

 

어젠 정말 툭 까놓고 나도 죽겠다고 남자친구한테 얘기 했습니다.

비상금까지 전부 털어서 카드값 막고 이번달에 오빠가 돈 값으면 그걸로 월세 내야 한다고..

그랬더니 하는말이.

“너 그런 말 하면 내가 앞으로 힘들면 너한테 도와달라 말하기 힘들잖아..”

휴……….. 진짜 앞날이 막막.....

 

연인사이에서 돈 빌려주고 이러는거 전 살다살다 지금 처음 봅니다.

멍청하게 거절 못하고 빌려주는 저도 바보지만,

여자도 아니고 남자면서 어떻게 사랑하는 여자한테 돈 빌려달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쉽게 나오는지.

만약 제가 남자라면 여자친구한테 밉보이지 않을려고 돈 없으면 아예 만나자는 소리도 못 할 것 같은데..

이건 뭐 반대입니다.

 

휴……… 결론은 다른 커플들도 서로 돈 거래 하고 돈 받고 그러는 분들 계신가요?

제 주위에는 그런 커플들 거의 없네요.

주면 주는거지~ 빌려주고 받는 것도 웃기잖아요.

다른 사정이 생겨서 만약 못 갚기라도 하면 그거 감정만 상하고.. 못해먹을 일인데,

지금 남자친구가 그러니..

정말 죽겠습니다.

 

카드 빌려주기 싫다고 말하는거, 어떻게 들어도 상대방은 기분 나쁠일이지만 그나마 기분 덜 상하게 하고 말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아! 그리고 여자분들중에 혹시 저같이 남자친구가 돈 내라고 할까봐 데이트 나가기 무서우신 분들도 있나요?????

 

헤어지라고는 말씀하지 마세요.

안 그래도 천천히 생각하고 있고~

지금보다 정도가 더 심해지면 제가 알아서 판단할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