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케까지 못된년이었다니....

못된년2003.09.17
조회1,374

내가 일케까지 한심한 년인줄은 몰랐다.

겉과 속이 다른 구제불능의  못된년......

자꾸만.... 자꾸만..... 어이없는 내모습이 내눈에도 우스워질라한다.....

 

현재 직업 백수다....

졸업과 동시에 직딩이 되고팠으나.....

내가 일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나부다......

줄줄이 미역국먹고 느긋하게 아예 취업재수 생각하며

시린 추석을 보냈다....

취업을 못한 대졸생들의 비애야 익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수많은 열패감과 자기비하 때문에

불면에 뒤척이는 밤이  꽤 낙천적인 내 성격까지도 변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취업재수까지 생각하며 여기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건

나랑 같이 취업을 준비하던 내 베스트중에 베스트가 옆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내 처지를 잘 이해하고 비슷한 성격에 비슷한 외모에 비슷한 취향에

착하디착한 내친구가 나의 유일한 백그라운드였다....

ㅎㅎㅎ...... 그런데.......

나랑 같이 응시한 시험에 그친구는 붙고 나는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 되었다.....

난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혹여 이런걸 시험에 든다고하나.......??

물론 무지하게 축하스럽다....

입사원서 낸곳마다 줄줄이 미역국 먹을때 같이

먹은 술의무게와 같이 흘린 눈물의 무게가 얼마며

너를 몰라주는 세상을 욕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졸업후 하루하루 속이 뭉그러지는듯한 우울함 속에서도 여태 정신병동까지 끌려 가지 않은게

다 니덕이라며 만날때마다 백번웃기운동하고.....

그런데..... 그랬는데......

그친구의 합격소식을 들으며 하루에도 수백번씩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어진다.....

하루에도 골백번씩 자신에게 묻는다.....

왜 즐겁기만하지 않고 더깊은 열패감에 빠지는지.....

왜 축하하는데 기분이 이렇게 씁쓸한지......

왜 자꾸만 만남을 거절하는지.....

왜 자꾸..... 왜 자꾸........ 왜 자꾸...............

나는 이렇게 못된년인지......

이렇게 한심하고도 짜증나는 겨우 이런 사람이었는지.....

요새는 그 친구가 합격했다는 자체보다

내가 이런기분이 든다는 데에 더 죽을것같이 비참한 기분이다.....

그리고... 또하나의 고민은......

어떻게 이사실을 부모님께 고하는가 하는것이다.....

같이 시험본거 뻔히 다 아시고.... 발표난걸 아시면 분명히 물어보실텐데.....

 

지지리도 모자르고 모자른 나........

오늘도 머릿속은 온통 시원한 바람을 맞는 상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