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퐁퐁맘2003.09.17
조회948

모든 분들이 시댁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는 결혼 3년차에 주말 부부랍니다.

 

시부모님이 까탈스럽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건 아니예요.

신혼초에는 제가 떼돈이라도 버는 줄 아셨지만 지금은 둘이 잘 살아야지~~ 그러시죠.

왜냐믄... 제가 친정에서 지금 살 집 보증금을 빌렸거든요.(집이 두개인 셈이네요, 제건 아니지만--;)

게다가 월세도 삼십마넌이나 하구요.

아이 양육비에 월세 합치고 저 생활비하면 끝인 급료라....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문제는!!

시아버님과 시어머님께서 제게 너무 솔직하시다는 거죠.

 

시아버님요?

고관절 수술을 몇년전에 하셔서 많이 편찮으셔요.

그몸으로 농사도 지으신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적게 짓구 있구요.

몸이 아프니 술을 드시죠.

주사는 얌전하신 편이어서 처음에는 술 드셨는지도 몰랐을 정도였답니다.

 

술을 드시면 혼잣말을 하시죠.

이번 추석에는 어디서 술을 드셨는지 부엌바닥에 베게를 베고 누우셔서는 저녁준비 하시는 시어머님께 "며느리는 어디가고 시에미가 밥을 챙겨?"하시더군요.

저요? 마늘 까고 있었어요.

워낙 할 줄 아는게 없어서요.(시어머님께서 대답해주셔도 소용없어요)

"며느리는 자고로 죽을때까지 시부모 밥상을 떡하니 차려다 바쳐야 허는 것이여~~"

 

겨우 이정도로 뚜껑이 열리느냐구요?

사람이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나중에는 별거 아닌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군요.

저 결혼해서 신혼여행 다녀와 첫날 부엌에서 시어머님께 들은소리가

"아들을 낳아야 니가 편하다"였습니다.

처음에는 설겆이하고 있는 저에게

 "나는 널 며느리로 생각안한다. 딸처럼 아낄란다~~" 그밖에 판에 박힌 좋은 소리를 들었답니다.

저요 감동했었죠.

그 마지막 한마디를 듣기 전에는요. 약오르대요.

그래서 씨익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어머님이 비결좀 가르쳐 주셔요~~ 어머님은 아들이 둘씩이나 되잖아요~~ 홍홍~~"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어머님 쑥스러워 하시대요. 그래도 열받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내가 이해해야지~~ 연로하신분이라 그렇지 시골분이라 그렇지~~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 다음주에 시댁에 갔을때는 저녁먹으면서 시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아버님 : 난 며느리에게 바라는 거 하나도 없다. 그저 떡두꺼비 같은 손주만 낳아도오

퐁퐁이 : 네 저도 그러고 싶어요

 

시어머님 부엌에서 또 한마디 하시대요.

어머님 : 아야~~. 혹시 소식없냐? 너희랑 비슷하게 결혼한 집은 벌써 3개월째란다~~ 그렇다네~~

퐁퐁이 : 어머~~ 어머님 저 그런재주 없어요.(우물가에서 숭늉 찾으시네요~~)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안부 전화 드릴때마나 애기 소식없냐고 물으시길래 나중에는 전화도 안드렸어요.

그래도 2주에 한번씩 찾아뵐때마다 애기 소식물으시고 아들타령하시더이다.

이해하려 노력했죠.

 

그러다 아기가 생겼어요.

저 열달 내내 "아들낳아라~~ " 소리만 들었습니다.

(아기의 건강이나 순산을 바라는 말? 누구도 안하시더이다. 저 제왕하고 혼자 누워있을때

 어머님 오셔서 애썼다 하시길래 빈말로 좀더 버텨볼걸 그랬나봐요 했더니 어머님 왈

"그랬으면 죽었지". 허허.)

임신중에는 시댁에서 가져온 김치냄새도 맡기 싫더군요. 쌀도 먹기 싫었어요.

 

그러면서 들은 소리 있지요.

애만 낳아도오 내가 키워주마~~ (모두들 이 소리에 속은 경험이 있을 거예요)

시부께서 하도 노래를 하시길래 저 정말인줄 알았어요.

아기낳기 2개월전 (아가가 커서 배가 엄청났었지요)

어머님께서 또 부엌에서 그러시네요

 "야! 너 아가 낳으면 어떻게 할래? 너그 아부지가 내가 키워준다고 그랬다면서~~"

(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모시라고요? 키워주신대매요?)

그래서 웃으면서 그랬네요.

퐁퐁이 : 어머님, 자식가지고 장담하는거 아니라니 뭐라 드릴 말씀은 없구요. 제가 키우고 싶네요. 보모를 구해야지요. 어머님께 가끔은 아쉬운 소리좀 할께요"

어머님 : 묵묵무답.... (표정 심상치 않구요)

퐁퐁이 : 제가 어머님께 아기 맡기면 그냥 맡기겠어요. 양육비 정도는 드려야지요.

어머님 : 표정 풀리시더이다.

 

이래 저래 사연이 많았어요. 섭섭한 얘기는 그냥 접구여. 시간있을때 또 올리지요.

제가 한 말대꾸 합니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다시 본론으로....

추석에 역시나 아버님 거나하게 드셨지요.

그리고 예의 부엌바닥에 누우셔서 주무십니다.

화장실 가던 저 아버님 누워계신 위치가 이상하길래 어디가 불편하신지 살피다 놀래 자빠졌어요.

취기로 화장실까지 가신 아버님 그냥 그대로 실례를 하신 모양이네요.

화장실에서 아버님 누워계신 곳까지 물기가.... 바지도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일단 남편을 불렀지요.

뒷수습을 하고 친정으로 왔는데 맘이 이상하네요.

아버님이 싫기도하면서 얼마 안남으신 여생 맞춰서 살려고 했는데... 화장실에가면 좌변기에 노란 물자국솔직한게 탈이죠... 시부모님이 뭔 죄겠어요. ....

어머님 위생관념 별루 없어요.

농사일이 힘드셔서겠지요.

부엌바닥 흙이 저걱저걱.

가서 열심히 청소해요.

걸레도 같은 형편이라.... 청소해도 같은 형편.

 

아버님 아무데다 가래침 뱉구 코 닦으셔서 수건 한장 쓸려구 그래도 맘 놓고 쓸수가 없어요.

코가 묻어서리... 따로 쓰면 된다구요?

따로 쓰는 그 수건도 높은 곳에 걸어 놔야 안심입니다만.... 글쎄요.

지난주에는 제 아기 옷에다가 코를 닦으셨더군요.

 

아버님을 진심으로 대하고 싶은데 자꾸만 피하게 되는군요.

좀더 넓은 맘이 필요한데 이렇게 떨어져 있을 때는 괜찮은데 정작 대면하게 되면 아무말도 안하게 되요.

남편은 아버님 이야기를 부담스러워 하구요.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자니 누워서 침 뱉는것 같아 못하겠어요.

친정엄마도 네가 이해해라 그러시는데 속만 타네요.

 

님들은 어떠신지요.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라도 잘 해드리고 싶은데 사람은 역시 내가 우선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