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직장 상사. 정말 좌절스럽네요.

모냐고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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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기업 연구원으로 있는 3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제 위로 상사(40대 초반)가 한 명 있는데 하는 짓이 아주 가관이라 좀 몇자 적어봅니다.

 

1. `나는 널럴해'

대기업 연구원들..빡셉니다. S사의 경우 성과급을 얼마씩이나 받네 어쩌네 그렇지만 일하는 시간과 스트레스 생각하면 그정도도 많은 돈은 아닌 듯 합니다. 매일 야근에 주말에도 예외없는 출근.

 

또, 피터집니다. 정말 무한경쟁이죠. 요즘은 자나깨나 `실력'이 기본입니다. 일단 실력을 갖추고 그 다음은 `플러스 알파'입니다.

 

하지는 제 상사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 그 이유는 총체적인 난국인데여...

첫째, 윗분들에게서 신뢰를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점점 제 상사에게 일을 잘 안시키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둘째, 그런 와중에도 일이 떨어지면 아랫 사람들 다 시킵니다.

 

결국 제 상사는 이래저래 널럴합니다.

 

2. 항상 일하는 척

이런 제 상사가 살아남기 위한 첫번째 전략은 `일하는 척'입니다.

 

첫번째 `고민하는 척 하면서 돌아다니기'

이 직장 상사의 고질병 중에 하나가 책상에 30분이상 못 앉아 있습니다.

아마도 학창 시절에 산만해서 공부안하는 애들과 똑같습니다.

 

30분도 못되서 일어나면 할일없이 사무실 내를 돌아다니는데

항상 표정은 무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다닙니다.

 

하지만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과연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나 한번 해봤을까?'

`고민은 커녕 도대체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가?' 정말 어이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두번째 `자료 띄워놓고 팔짱 끼며 노려 보기'

맨날 노트북에 자료를 하나 띄워 놓습니다. 그리고 팔짱 끼고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도 띄어놓은 자료는 같은 페이지입니다.

결국 꾸벅꾸벅 졸죠. 제 부하직원이 그 상사의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폰카로 찍은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하는 척만하고 실제로 하는 일은 없으니

아직 40대 초반이 나이인데, 연구원으로 전문지식은 전무합니다.

과연 이 사람이 연구원으로 자질이 있을까조차 의심이 됩니다.

학교에서는 도대체 책이나 한권 제대로 봤을까? 강의나 제대로 들었을까?

이정도 수준입니다.

 

3. 나는 회의를 좋아해

일하는 척 하는 제 상사가 조금이라도 일하는 모습을 윗분들에 보이기 위해서 즐겨하는 것이 회의입니다.

 

이 회의 중독증은 그 수준이 정말 심각합니다.

툭하면 무조건 회의 하자고 하고...

심지어 두세명 모여서 간단하게 얘기할 것도 회의 하자고 합니다.

한번 회의 했다하면 기본이 2~3시간...Full Day로 회의 걸어서 할때도 많습니다.

 

정말 직장 생활 해보신 분들은 알겁니다.

회의라는게 얼마나 짜증나고 시간 낭비 인줄은...

 

회의 하면 쓸데없는 얘기가 80%이상입니다.

그리고 굳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까지 다 불러모읍니다.

 

그리고 우리같은 연구원들은 회의 시에 전문적인 내용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가 되어야 하는데...

제 상사는 이런 얘기는 절대 안합니다. 정확하게 못하는 거겠죠.

 

그야말로 쓸데없는 얘기로 몇시간씩을 버리니 정말 짜증나죠.

 

4. 나는 야근, 특근 좋아해

일하는 척 하는 제 상사가 또 윗분들에게 잘보이기 위한 수단이 야근, 특근이죠.

예를 들어 2~3시간 정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빨리 끝내고 집에 가려고 합니다. 2~3시간만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굳이 밤새고, 주말에 나와서 일할 필요가 없는거죠.

 

하지만 제 상사는 그런 일이 있으면 자기는 하지도 않으면서 집에 못가게 합니다.

다 했다고 해도 못가게 합니다. 그리고 다 했는데 주말에 또 나오랍니다.

말하는 건 한결 같습니다. `더 검토해'

 

증말 미칠노릇이죠. 다 끝낸 일을 몰 더하란 말인지...

 

그러면서 제 상사는 밤늦게까지 야근 한답시고 남아서 일하는 척 하고

주말에까지 나와서 일하는 척 한다는 겁니다.

 

5. 윗분들에게는 무조건 아는 척

아무리 연구원이래도 윗쪽으로 갈수록 전문 지식이 부족해지는 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윗분들에게는 무조건 많이 아는척 합니다.

 

되지도 않은 말을 할때도 많고, 틀린걸 맞았다고 할때도 많고...

 

제일 황당한건 부하직원 불러서 물어보고 1분전에 알게된 사실을 윗분들에게는

마치 자기가 그 분야에 전문가인 듯 얘기합니다.

 

물론 이런게 들통나게 마련이죠. 그래서 윗분들에게 많이 신뢰를 잃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멍청한 상사는 자기가 몰 잘못하는지도 모르는 듯 합니다.

 

오늘도 역시 윗분들에게 되지도 않는 얘기를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양 늘어놓습니다.

 

6. 윗분들에게 충성은 기본이지

윗분들에게 충성도는 장난아닙니다.

윗분들이 맞는말을 하건 틀린 말을 하건 무조건 `Yes'

절대 토달지 말라.

 

솔직히 요즘 무조건 충성만 하는 부하직원 좋아하는 상사 별로 없을 겁니다.

특히 이 R&D 분야에서는 끊임없이 문제 제기하고 토의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현실에서

윗분들의 말씀이 틀릴 경우도 많은데 무조건 Yes

 

마치 윗분들 구두라도 닦아줄 정도죠.

자기가 비서도 아닌데 윗분들 스케쥴 관리 합니다. ㅡㅡ;

비서는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7. 아랫 사람들에게는 결코 가볍게 보이면 안돼

제 상사가 제일 황당한 건 아랫 사람들에 대한 태도입니다.

윗분들에게는 항상 굽신굽신 `Yes'를 남발하는데...

아랫사람들한테는 항상 신경질적이고 퉁명스러운 말투...

 

그리고 무슨 말을 해도 듣지를 않습니다.

아예 부하직원들의 얘기 자체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죠.

 

그리고 무슨 얘기를 하다가 자기가 틀린 말을 하게되어서 부하직원들이 그걸 지적하면

막 열내면서 무조건 맞다고 우깁니다. 대부분 부하직원들이 그 상사를 싫어하는터라 지지않고

논쟁을 하는데, 결국 더 할말이 없어지고 궁지에 몰리면 `결국 내 얘기가 바로 네 얘기랑 같은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요즘 직장에서 너나없이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지금 부하직원들과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직장 상사..정말 경쟁력 없죠.

 

8. 그 이외에 총체적 난국들

영어를 진짜 못합니다. 리스닝이나 스피킹을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기본적인 영어 철자도 다 틀립니다. 정말 황당할때가 많죠.

중학생도 알만한 단어들 철자도 다 틀립니다.

 

파워포인트 만드는 수준이 초등학생 수준도 안됩니다. 정말 초등학생인 제 조카보다도 못만듭니다.

 

며칠전에 보고자료를 만드는데 파워포인트 서식이 페이지마다 제 각각이고 엉망인 겁니다. 그래서 제가 서식을 통일해야 하니까 마스터로 하나 만들고 작업하자고 했드니만...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나봅니다. 챙피하니까 모른다고는 못하고...작업하는거 보니 수동으로 폰트 하나하나 크기 하나하나 맞추고 있더군요. 정말 좌절하게 만들데요.

 

개발 리뷰...

정말 연구원들에게 제일 중요한 개발 리뷰 때는 한마디도 안합니다.

정말 상사 자신이 리뷰어의 위치에 있는데, 도대체 머릿속에 든게 없으니 무슨 리뷰를 합니까?

 

정말 한심하죠.

도대체 이런 인간이 어떻게 대기업...그것도 연구원으로 들어왔을까 의아해하실겁니다.

저 역시도 그럽니다.

 

2년전인가 경력으로 뽑아왔는데...사실 그때도 이런 인간을 왜 뽑았을까 했습니다.

경력도 별로고...학벌도 진짜 별로입니다.

 

이런거 보면 대기업이 꼭 학벌로 뽑는 것도 아닌듯 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안짤리고 다니는 것도 신기해 하실겁니다.

저 역시도 신기하지만...언론에서는 정리해고니 어쩌니 하는데...

실제로 회사에서 막 사람 짜르고 그러지는 않더군요.

더구나 대기업일수록 부당해고니 어쩌니 말이 나오기 때문에

아무리 쓸모없는 인간이라도 마구 잘라내지는 않는 듯 합니다.

 

단 인사고과는 안좋겠죠.

그냥 가늘게라도 길게 가는거죠.

 

이래저래 요즘 상사에게 짜증이 많이 나서 적다보니 길어졌네요.

제 주위의 사람들은 그 상사를 `공공의 적'으로 여깁니다.

 

그럴수밖에 회사에 아무런 도움도 안될 뿐더러...

괜히 바쁘고 일많은 연구원들 시간이나 뺏으며 피해를 주니...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경쟁력 없이 한심한 사람이 존재하는게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