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 경험담---"혹한기 훈련 그 악몽의 순간들"

박성진2003.09.18
조회2,947

대충 남아있는 글을 세어보니 한 10여개 정도 됩니다.......

 

이번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마무리 되겠네요........

 

시원섭섭합니다.^^ 다른곳에 못올린 내용도 이곳엔 다 올리는거니까요...

 

유일한 완전판이 있는곳이 되겠네요...부족한글에 보내주신 많은분들이

 

격려에 감사드릴뿐이네요..에구 오늘 끝나는것도 아닌데..아무튼 오늘 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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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는 매년 1월경에 "혹한기 훈련"이란 훈련을 실시하는데

혹한기 훈련이란 추운겨울 병사들의 정신력 강화와 작전능력 강화를 위해

영하 10도가 오르내리는 강추위속에서 밖에다 텐트를 치고 생활을 하며

강한 훈련을 받는다.......

오늘은 혹한기 훈련에 얽힌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나: <뭔가 이상한 표정으로 식당에 들어오며> 지금 병사들이 운동장에다

텐트를 치고 있는데.... 뭐하는 겁니까?

취사병짱: 뭐라꼬? 텐트?.... 아 맞다.... 혹한기 훈련이 돌아왔구나...

나: 혹한기 훈련이 뭡니까?

취사병짱: 간단히 말하면 말이다. 따스한 집에서 겨울을 보내던 사람이

노숙자가 되어 지하철 차가운 바닥에서 자게되는 경우가

바로 혹한기 훈련이다. ^^;


나: <노숙자 ^^;>

취사병 1: 혹한기 훈련이란 겨울철에 병사들 정신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훈련인데... 잠도 텐트에서 자고 모든일이 다 실외에서

이뤄지지....

나: 그러면 저희들 밥도 밖에서 하게 되는겁니까? ^^;

취사병짱: 아닐끼다... 작년에는 실내에서 했었다...

걱정하지 말거래이......

취사병 1: 아참... 아까 보급반에 일이있어서 다녀왔는데요.......

거기서 병사들이 가마솥을 꺼내서 닦고 있던데... 혹시...

저희보러 가마솥에다 밥을 하라고 하는게 아닐까요? ^^;


취사병짱: 허거걱 !!! 가마솥에 누룽지 긁는소리 하지 말거라 ^^;

여기가 공군부대지 무슨 한국민속촌이가? ^^;


바로그때 식당선임하사가 식당에 들이닥치는데...........


취사병들: 필승!!!!!!!

식당선임하사:응! 너희들 내일부터 혹한기 훈련인거 알고있지?

취사병짱: 예 그렇습니다.

식당선임하사 김중사: 그것때문에 전달사항이 있어서 왔는데......

올해는 대대장님께서 새로 오셨고 해서.....

강도있는 훈련을 계획하고 있거든...그래서 너희들 밥지을때

점심,저녁식사는 식당에서 만드는게 아니라... 운동장에

가마솥을 설치하고 만들어야 겠다.

취사병들: 허거걱!!!!!! ^^;


취사병짱: 선임하사님... 저희가 가마솥에 밥을 해본 경험도 부족하고...

그러다가 엉뚱한 밥이라도 만들어지면... 혹한기 훈련 받는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됩니다. ^^;

식당선임하사 김중사: 너희들 밥 망친게 한두번이냐? ^^;

괜찮아 혹한기 훈련이라는게 뭐야? 의식주 문제가 완전치

않은 상황을 대비해서 받는 훈련이니까 조금도 걱정말고

열심히 만들어봐라....


결국 식당선임하사는 떠나갔고... 취사병들은 내일부터 시작될

가마솥과의 한판승부때문에 ^^; 우울한 모습으로 하루를 보냈는데......

드디어 혹한기 훈련날 아침이 밝았고.........


취사병짱:<운동장에 설치된 가마솥을 바라보며> 가마솥아, 2박 3일동안 한번

잘해보자 ^^;

취사병 1: 점심시간 맞추려면 지금부터 밥만들 준비를 해야겠는데요?

취사병짱: 그러면 가마솥에 불을 지펴야 하는데...... 종이하고 나뭇가지 하고

장작이 될만한 나무토막좀 가져와야겠네.... 막내야...

나: 예?

취사병짱: 니는 부대근처를 뒤져서 가마솥에 불지필 나무좀 구해오거라

나:<내가 나무꾼이냐 나무를 어디서 구해오라고? ^^;> 닭잡는 도끼로 뒷산에있는

나무 몇그루만 베어올까요? ^^;

취사병짱: 저놈 자슥이 니 미칫나 ^^; 그냥 떨어져있는 나무토막 같은걸 주어오면

되지 왠 헛소리가!!! 빨랑 다녀오거라.......


결국 나는 취사병짱의 명령에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불을 지필만한 나무

토막을 줏어서 쌀푸대에 담았고... 약 20분후 가마솥이 있는 장소로 돌아왔는데....


취사병짱: <쌀푸대에 가득 무엇인가를 담아온 나를 보고> 우와 막내야..

니 재주좋다... 벌써 나무토막을 그만큼이나 담아왔나?

나: 뭐 별로 어렵지 않던데요....저쪽에 가보니까 나무토막이 깔려있던데 ^^;

취사병짱:그래? 그럼 빨리 나무토막좀 꺼내보거라.......

나:<쌀푸대에 담겨있는 나무토막들을 꺼내놓으며> 짜잔!!!!!! ^^;

취사병짱: 허거걱! 이게 뭐꼬?

취사병 1: 이거 너 어디서 났냐?

나: 저기 부대 뒤편에 무슨 공사하는데서 몇개 빼왔는데.....

취사병짱: <내뒤통수를 치며 ^^;> 이눔자슥이 니 군교도소 갈려고 환장했나

니가 갖고온 나무토막의 정체가 뭔줄 아나?

새로오신 대대장님이 살게되실집을 수리하려고 가져다놓은 공사자재다^^;

나: 허거걱 ^^;

취사병짱: 어이구... 혹한기 훈련이 교도소 적응 예비훈련이 될뻔했데이 ^^;

아무도 눈치채지못하게 빨랑 다시 그자리에 가져다 놓고 오거래이 ^^;


결국 나는 무슨 영화속 나오는 첩보원처럼 아무도 못알아채도록 다시 나무토막들을

가져다 놓고 왔고..... 취사병짱이 구해온 나뭇가지와 토막들로 우리 취사병들은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기 시작했는데.........


나: 저... 가마솥에는 밥을 처음해봐서 ... 물을 얼마나 부어야 하는겁니까?

취사병짱: 물이 쌀을 살짝 덮을 정도로만 부어라....

취사병 1: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불을 지펴야져?

취사병짱: <비장한 표정으로> 그래! 라이터 불 댕겨라 ^^;


취사병 1은 라이터 불을 켜서 신문지에 불을 붙였고......

불붙은 신문지를 가마솥아래 설치된 장작더미에 쑤셔넣은채 본격적인

장작불 지피기 작업에 들어갔는데.....


취사병짱: <조금씩 타들어가는 장작들을 바라보며> 더타라! 훨훨타라!

빠싹타라^^;


취사병짱의 애절한 바램과는 달리 그날따라 겨울바람은 쌀쌀하게 불어왔고....

그 바람때문에 장작불은 금새 꺼지고 말았는데......


취사병짱: 허걱!!! 장작불이 꺼졌다.... 다시 라이터불 땡겨라!!!!! ^^;


하지만 또다시 바람은 불어왔고 그런식으로 라이터 불만 무려 7번을

당겼는데도 ^^; 장작불은 지펴지지 않았는데......


취사병짱: <이성을 상실한듯> 빨리 라이터 땡겨!!!!

바람 니놈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해보자 ^^;

취사병 1: 진정하십시오.... 바람이 워낙 심하게 불어서 지금은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바로 그때 훈련을 받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병사들이

취사병들 주위로 몰려드는데..........


병사 1: <불을 때고 있는 취사병들을 바라보며> 부럽다, 부러워!!!!!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도 이렇게 따스한 가마솥 옆에서

잡담이나 하고 있고 ^^;

병사 2: 나는 다음세상에 태어나면 꼭 취사병이 될생각이다.

추운겨울에 훈련을 받길하나, 배고픔에 떨길하나....

공군 참모총장보다 더 부러운 사람들이 취사병이라니까 ^^;


취사병짱:<열받은 표정으로> 저자슥들이 가뜩이나 장작에 불이 안붙어서

열받아 죽겠는데 지금 누구 염장지르나?

그래 좋다, 가마솥앞에서 처량하게 불이나 지피고 있느니 ^^;

내도 총들고 나가서 훈련이나 받을란다.

나,취사병1: <취사병짱의 체육복을 잡아 끌며> 진정하십시오 ^^;

취사병짱: 내총 어딨나 빨랑 갖고오거라!!!

이런 목욕을 아니 모욕을 ^^; 당하면서 살생각은 없다....


취사병짱은 병사들의 휴식시간이 끝난이후에도 계속 소리를 치며

분통을 터트리며 땡깡을 ^^; 부리고 있었는데.....

취사병짱: 놔라!! 나도 지금부터 훈련받는다니까....


바로 그때.... 병사들이 훈련을 받는곳에서 엽기적인 광경이 펼쳐지는데


훈련조교: 혹한기 훈련의 목적은 강한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것이다.

모두 웃통벗고 눈바닥 위에 엎드려!!!!!!!! ^^;

병사들: 허거걱!!!!


모든 병사들은 웃통을 벗은채 눈바닥위에 엎드렸고.....

훈련조교: 모두 기어가!!!!!!! ^^;

병사들: 으아악!!!!!

잔혹한 추위속에 눈밭을 온몸을 다바쳐 ^^; 기억가고 있는

병사들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있던 취사병들..........


나:<눈치없이 끼어들어 취사병짱에게> 지금이라도 내무반 가서 소총

빼올까요? ^^;

취사병짱:<당황한 표정으로> 총? 그게 열쇠가 없을텐데.... ^^;

나: 아닙니다. 내무반에 보관하고 있으니까요 금새 빼올수 있는데요 ...

취사병짱: <딴척을 하며> 빨리 장작에 불이나 붙이자 ^^;

<혼잣말로> 체면이 무슨 소용이고, 괜히 땡강부려서 눈밭구르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내손해지 ^^;


우여곡절끝에 장작에 불을 붙였고 드디어 취사병들은 밥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취사병짱: 막내야!! 우리는 장작불을 꺼지지 않고 붙여놓을테니까

니는 쌀이 골고루 익도록 삽으로 계속 휘저어라, 알겠나?

나:<삽을 든채로> 예썰 ^^;


불을 지피고 수십분이 지난후.... 드디어 밥이 조금씩 익어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나는 열라게 ^^; 삽을 휘젓게 되는데.........


나: <삽을 휘저으며> 불이 너무 셉니다, 장작불 세기를 좀 낮춰주십시오 ^^;

취사병짱: <취사병 1을 바라보며> 불이 뜨겁단다, 장작좀 빼라 !!!! ^^;

나: 헉!!! 장작을 너무 빼셨나봅니다. 이제 밥이 제대로 익질 않습니다. ^^;

취사병짱: <취사병 1을 바라보며> 이번엔 불이 너무 약하단다!

장작좀 더 집어넣어라 ^^;

아으씨!!!! 이게 뭐꼬? 우리가 인간 가스레인지가? ^^;

불세기를 어떻게 조절하란 말이고.....


결국 그런식으로 장작불의 세기는 오락가락 거렸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삽을 휘젓던 나의 힘도 빠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40분정도가 지나간뒤 완성된 밥은 그야말로 쳐다볼수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


나: <솥뚜껑을 열어 완성된 밥을 쳐다보며> 허걱 ^^;

취사병짱:<장작불을 때느라 얼굴이 검게 변한채로 ^^;> 왜그러나 막내야?

<완성된 밥을보며> 헉!!!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밥이 탄생했데이^^;

나: 어떡합니까? 한쪽은 설익고 한쪽은 거의 밥이 타들어가있고 ^^;

취사병짱: 어쩌긴 뭘어쩌나? 저기 멀쩡한 밥있제? 그것좀 퍼놔라!

나: 그밥은 뭐하시려고?

취사병짱: 뭐하긴 뭘해, 우리라도 밥다운 밥을 먹어야 할거아이가? ^^;


결국 점심시간은 닥쳐왔고.......


병사 1: 허걱! 이게 뭐야... 이젠 설익은밥도 모자라서 탄밥까지 나오냐? ^^;

병사 2: 내가 그럴줄 알았어, 최신식 밥하는 기계로도 죽밥을 만드는

우리취사병들이 가마솥으로 밥을 만든다는 소릴 들었을때

나는 절망감을 느꼈다. ^^;

병사 3: <싱글 벙글 웃으며> 그래도 좋은점이 한가지 있다.

병사 1: 뭔데?

병사 3: 나 방금, 가마솥 긁어서 누룽지 먹고왔다. ^^;

조금 더 남았는데 너희들도 긁어먹어 맛이 최고야 ^^;



결국 그날 점심이 그렇게 넘어갔고.... 우리 취사병들은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서 장작이 될만한 나뭇가지를 구하기 위해 다시 뒷산을 헤매며 ^^;

이곳저곳을 뒤져야 했다.......


취사병짱: <한숨을 처량히 내쉬며> 휴우!!!!!!!

나: 무슨 고민있으십니까? 왜 한숨을?........

취사병짱: 니같으면 한숨 안나오게 생겼나?

밥만들때는 "인간 가스레인지" ^^; 밥 안만들때는 부대뒷산 돌아다니며

"나무꾼" 생활을 하고 있으니 ... 정말 내 팔자도 더럽다 더러워 ^^;

그래도 내는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니는 제대할때까지 2년이나 더

나무꾼 생활해야겠데이 ^^;

나: 허거걱 ^^;



결국 그날 저녁식사까지 겨우 마친이후...우리 취사병들은 겨우 나무꾼 신세를

면하나 했지만..... 저녁 7시에 갑자기 찾아온 선임하사의 한마디 때문에

경악할수 밖에 없었는데....


식당 선임하사 김중사: 너희들 한테 미안한 말인데.........

취사병짱: <뭔가 불안한 표정으로> 미안한 말이면 하지 마시죠 ^^;

식당 선임하사: 오늘 병사들이 추운데 고생했고 하니까.....

밤에도 배가고플꺼야,그러니까 야참으로 국수좀 만들어줘라 ^^;

취사병들: 허거걱 !!!!!!!!!

식당 선임하사: 그래서 여기 국수재료도 가져왔으니까!!!

이따 9시 까지 먹을수 있도록 준비해줘 알았지?


선임하사가는 그 한마디만 남긴채 떠나버렸고......

10분동안 한마디도 안하던 취사병짱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는데............


취사병짱: 막내야... 후래쉬 챙겨라!!!

나: 후래쉬는 뭐하시게요?

취사병짱: 병사들 국수만들려면 또 장작에 불지펴야 하지 않나?

산에 나무하러 갈려면 후래쉬 들고가야지 ^^;

나: 밤인데 혹시 귀신이라도 나오면 ^^;

취사병짱: 차라리 귀신한테 잡혀라도 갔으면 좋겠다. ^^;

이제 나무도 지겹고 가마솥도 지겹고 허튼소리 찍찍하는

막내 니도 지겹다 ^^;

나 : ^^;


그날 새벽.... 차갑고 어두운 텐트에서 잠을 자던 나는 누군가가

잠꼬대 하는 소릴 들었다...... 어두워 얼굴이 안보여 누군지 알길이 없었으나...

나는 그가 외치는 한마디 비명으로 그가 누구인줄 알아챌수 있었다....


"와!! 여기 장작할 나무 많다! 막내야 빨리 이리로 와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