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부검실]

바라미2003.09.18
조회1,278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3]

  안의 열기 때문일까 밖으로 나오니 우리는 으스스한 기운을 느껴야 했다. 그렇게 부르르 떨리는 몸을 이끌고 우리가 간 곳은 바로 부검실이었다. 다시 말해 시체가 있는 곳, 바로 그곳이었다. 부검실을 가는 길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약간은 음산한 듯한 계단을 지나 불이 꺼져 있어서인지 어두운 문의 저편으로 우리는 들어갔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을 깨버린 것은 부검실 안의 분위기였다.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부검실]

<부검실 전경>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부검실]

<부검대-1>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부검실]

<부검대-2>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부검실]

<부검대-3>

  우리가 갔을 때 부검이 다 끝나 청소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깨끗해서였다. 약간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빼면…….

  다른 일행들도 생각보다 깨끗한 분위기에 놀랐는지 긴장했던 표정이 한결 밝아지는 것이 보였다.

  솔직히 맨 정신으로 부검장면을 어떻게 보겠는가! 예전에 검사 한 명이 부검 장면을 보다가 기절해 나간 후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만큼……. 에구-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린다.(아니다. 우리 일행들은 부검 장면을 못 봐서 아깝다고 한탄을 했다. 이런 무서운 사람들 같으니라구…….)

  부검실은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었다. 예전에는 한 군데밖에 없었는데 부검하는 시체가 많아져서 한 군데를 더 만들었다고 한다. 양쪽 다 합해 모두 다섯 개의 부검대가 있었는데 거의 매일 10구 정도의 시체를 부검한다고 했다. 한번 부검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건에 따라 틀리긴 해도 보통 한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일행들은 각자가 부검실 여기저기를 둘러보았고, 난 일행과는 좀 떨어져서 부검대 쪽으로 다가가 자세히 봤는데 그 곳에는 부검할 때 쓰는 장비들이 놓여 있었다. 그 장비들을 본 나는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주 익숙한 도구들이 보여서였다. 전자식 저울, 우리가 국을 뜰 때 쓰는 국자와 너무나 익숙한 부엌칼 같이 생긴 것이 놓여 있어서였다.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일단 부검을 하려면 메스 같은 것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때 부검실 관리자가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해줬는데, 저울은 부검할 때 떼어내는 몸 속 장기들의 무게 등을 재고, 국자 같은 것은 복강 내, 즉 배를 열었을 때 그 곳에 피가 고여 있으면 그 국자로 피를 퍼내 무게를 재는 데 쓰인다고 했다. 부엌칼 같은 것은…….

  칼이니 어디에 쓰이는지 상상을 하시라. 일단 칼의 기본적인 용도를 떠올린 후 그 기본적인 용도에 부검실을 대입하고 그 자리에 시체를 합하면……. 갑자기 오금이 저리는 군!

  부검실 한쪽에는 오늘 막 부검을 끝낸 후 검사를 위해 작은 통 속에 담겨 있는 따근따근한 각종(?) 장기들이 보였다. 두 군데의 부검실사이에는 통로가 있었는데 그 통로가 바로 시체가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한쪽에 있는 시체보관실…….

  부검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가족 한 명이 참관 할 수가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가족들이 부검장면을 본다는 것에 우리 일행들은 다 놀랐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것을 그것도 자신의 가족이 그렇게 되는 모습을 지켜본다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이유가 불분명하다면 그 이유를 밝혀내야 되고 그러려면 부검하는 것이 거의 당연하니까! 그리고 자신의 가족이 왜 죽었는지, 그 사실도 꼭 확인을 해야 될 테니까! 가족이라도 그 곁을 지켜봐 줘야 망자도 편해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부검실을 본 후 밖으로 나오니 통로 한쪽으로 뭔가를 전시(?) 해놓은 것이 보여 다갔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종류가 다양했고 또한 그 안에 있는 내용물도 다양했다. 그곳에는 인체의 장기부터 태아의 모습까지 포르말린이 든 통 안에 담겨 있었다.

  태아는 생후의 모습이 아닌 임신 중의 모습 그대로였다. 아직 탯줄도 떼지 않은 그 모습에 일행 중 여자들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임신 초기부터 만삭 때까지의 모습을 보니 생명의 신비함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낙태를 당하는 아이의 생각도 들었다. 저렇게 눈, 코, 입, 귀, 손, 발등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인 그 아이들을 태어난 자의 권리로 죽인다는 것은 진짜 완벽한 살인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그 모습에 숙연함을 느낀 우리는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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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도구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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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도구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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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 안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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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장기 표본 및 태아 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