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바라미200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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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4]

    마지막으로 간 곳은 우리를 이끌고 다니셨던 최박사님께서 담당하고 계신 생물학과동이었다. 이 곳에서는 혈액, 혈흔 판별, 모발이나 인체분비물 같은 것을 채취, 이것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분석하는 곳이었다.

  혈액이나 정액 등을 유전자형 분석(DNA)을 통해 동일성 여부 판별, 특히 친자 확인이나 성폭행 사건시의 정액을 채취, 용의자의 것과 비교해 범행유무를 알아낸다고 한다. 타액(침)이나 머리카락, 또는 인체의 털 등을 유전자형 분석과 다른 방법을 통해 혈액형이나 남녀의 판별 등을 한다고 했다.

  암실에서는 증거물을 정밀 촬영하거나 증거물에 대한 혈흔을 알아내기 위해 루미놀 시약 검사를 하는데 용의자의 옷에 루미놀 시약을 뿌리자 피가 묻어 있던 자리에서 청백색의 형광 빛이 나는 것이 보였다.

  이것은 적혈구안의 헤모글로빈과 반응해 일어나는데, 이는 혈액이 1~2만배 정도 희석되었을 경우에도 혈흔 부착부위에서 반응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증거물 보관실로 들어갔는데 그 곳에 있는 그 방대한 양의 증거물에 일행은 모두 너무나 놀랐다. 하지만 그 많은 양의 증거물이 서울, 경기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증거물만이 보관된 것이라는 설명에 일행들은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서울, 경기지역만 해도 이 정도인데 전국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증거물을 한자리에 모은다면 4층으로 되어 있는 생물학과 건물을 꽉 채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었는데 장비 한 대당 가격이 몇 억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가 생물학과를 견학할 때는 퇴근시간이 지난 후여서 직접 유전자분석이나 혈액 등을 검사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 생물학과를 끝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견학 일정이 모두 끝났다. 비록 모든 곳을 다 보지 못하고 극히 일부분만을 봤을 뿐이지만, 그래도 우리 일행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모든 곳을 다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유전자감식장비>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실험대 위>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분석 후 버려진 혈액 샘플들>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냉장 보관 중인 DNA 샘플들>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분석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일행들>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분석 장비-1>

[시체는 말한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탐방기 [DNA 분석실]

<분석 장비-2>

  견학을 끝내고 최박사님의 집무실에 모여 앉아 오늘 견학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최박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실업자가 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 사건이나 사고가 하나도 안 났으면 좋겠다니까……."

  이곳에서 일을 하시면서 얼마나 많은 사건과 사고를 보고 들으셨을까하는 생각을 하자 최박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해가 됐다.

  자리를 옮겨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국립수사연구소를 나오며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저곳에서 연구하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미궁 속에 빠진 채 헤매는 사건이 얼마나 더 많을까? 그리고 저분들의 저러한 노력도 모른 채 사건?사고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무턱대고 욕부터 했던 나의 행동이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던가라는 생각도…….

오늘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곳을 다 보지 못했어도 후회는 없었다. 단 한 가지가 아쉽기는 하지만…….

  마약분석과.

  이곳을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가면 꼭 마약분석과를 가서 마약이 어떤 맛인가 보려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끝났기 때문에 입맛만 다실 수밖에……. 그래도 나오는 내 발걸음과는 달리 미련이 남는 나의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그때는 꼭…….

  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