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했던 택시 승차 후기

에릭2008.04.01
조회136

오늘 하루는 정말 짜증나는 하루였습니다.

개강하고나서 모처럼 공부하고자 샀던 유기화학책을... 정말 며칠동안 씨름하면서 이것저것 중요한거 필기 다 해놓고 문제풀면서 의문든 부분 전부 체크해놓고... 완전 정들었는데 잃어버렸지 뭡니까 ㅠㅠ 뭥미...

하루종일 그거때문에 씩씩대고... 정말 손에 아무것도 안잡히더군요. 입학이후로 이렇게 공부 열심히 시작한 학기가 없는데 참 하늘도 안도와준다고 한탄하고...

그렇게 하루가 거의 끝나가고...

집에 돌아왔는데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저희 어머니는 저녁에 학원에 나가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십니다.) 학부모들한테서 중요한 전화가 올 일이 있는데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왔으니 학원으로 빨리 택시타고 가져다달라는 부탁이셨습니다.

집앞에서 택시를 잡았는데... 택시아저씨께서 심히 툴툴거리고 계셨습니다.

"에라이 씨x럴... x 이거 왜이리 안들어가는겨...."

그러더니 통화를 하십니다.

"어, 나야. 아직도 안 들어갔어? 허, 참나 이해를 할 수가 없구만..."

통화를 끊고서는 마치 웅이아버지마냥 뒤에 "이런 옘비~xE#$!#$#%$!#%#!"

계속 툴툴거리시는 겁니다.

택시를 타다가 돈 문제 때문에 통화하고 험한 말씀 많이 하시는 기사님들을 많이 본 기억이 있어서 이 분도 입금이 안돼서 그러시구나 했었죠. 그런데 아저씨께서 저에게 질문하시는 겁니다.

"이거 문자 메시지라는게 이렇게 안들어가는거요? 이것 좀 봐주소."

보니까 안들어간다는 건 돈이 아니라 문자 메시지더군요. 문자를 보내야하는데 자꾸만 안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내내 보냈는데 말입니다.

"한 번 줘보세요. 제가 보내볼게요. 근데 문자 내용 제가 볼 수도 있는데 괜찮나요?"

아저씨께서는 잠시 망설이시더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최근에 보낸 문자를 열었더니 나오는 문구,

"하루하루힘들고고생이많겠지만우린아직사랑과믿음이있기에견뎌낼수있다고봐요사랑하오♡"

그리고 받는 사람의 번호는 "나의반쪽"으로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입에서 나오는 험한 말, 그리고 약간 험상궂게 생긴 외모를 봤을 때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내용이었는데...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아저씨의 험한 말들도 저 문자를 보니 어르신께 이런말 하면 실례지만 솔직히 귀여우시더군요 ㅋㅋㅋ

짜증났던 하루가 훈훈했던 택시 승차때문에 기분좋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아저씨, 오래오래 사모님과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