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래 사기꾼 잡은 사연

Boong2008.04.02
조회407

안녕하세요 부천에 살고 있는 26세 신체건강 남자입니다.

 

기나긴 겨울을 큰돈주고 마련한 20마넌 짜리 노쓰패팅하나로 꿋꿋하게 버틴 저는

 

봄도 다가 오고 해서 (뭐 이미 반쯤은 왔지만요) 큰 맘 먹고 옷과 가방과 신발을 하나

 

장만하기로 했습니다.

 

봄이랑 가방과 신발은 대체 무슨 관계냐고 따지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사고 싶은 옷이랑 가지고 있는 신발이랑 가방이 어울리지 않아서라고... ㅎㅎㅎㅎ;;

 

모 암튼 옷이랑 신발은 인터넷으로 잘 질렀고...

 

원래 살짝 힙합스탈 좋아하는데 여기 저기 둘러보다가

 

노홍철 닷컴에까지 가서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홍철 형님의 패션 뻥안치고 제가 입을 수 있는건 하나도 없더군요 ㅎㅎ;;

 

걍 나가려다 신발란을 보고 있는데 쨔잔~~

 

괜찮은 신발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름은 모스크바 어쩌군데

 

신발끈이 굵은 동아줄 처럼 생긴 호피무늬 털이 안쪽에 박혀있는...

 

며칠전 스타골든벨에 슈쥬의 은혁인가 신고 나와서 바로 알아봤습니다.

 

좀만 따뜻해지면 못신을 그럴 신발이지만.. 이미 내맘은 신발 속으로 ㅋㅋㅋㅋ

 

하지만 불행히도 품절.... 사람들 댓글 보니깐 1월달부터 입고가 안되었는지

 

다들 기다리시고 계시더라구요. 인터넷 뒤져봐도 파는 곳도 없고..

 

그래서 결국 중고는 잘 안사는 저이지만 신발이 너무 맘에 들었기에

 

검색을 했죠. 몇개 나오긴하는데...

 

제가 원하는 흰색에 남자사이즈는 딱하나 있더군요.

 

10번도 안 되게 신었고 완전 상태 S급이며

 

정말 예쁜아이템이지만 돈이 급한관계로 어쩔수 없이 팔게 되었다는

 

뻔한 내용이 사진과 함께 첨부 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문자 보냈죠.

 

나 :  "신발 팔렸나요??"

 

그 : "아니요~ 가격제시요~"

 

원래신발 가격이 6만원대 정도 나가길래 약간 일단 싸게 불러 봤습니다.

 

나 : "4만원이요"

 

그 : "너무 싸요 5만원 이상은 주셔야 해요~"

 

결국 오만원에 택배비까지 해서 52,500원 보내기로 했습니다.

 

중고이긴 했지만 거의 단종되다 시피한 아이템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나 : "계좌번호불러주세요~~바로 입금해 드릴께요~"

 

그 : " 제가 돈이 필요해서 투잡하거든요. 계좌 번호 집에 있으니까

 

       일끝나고 집에가서 문자로 보내 드릴께요~~"

 

신발도 팔고 투잡까지 하다니... 돈이 급하긴 하신 모양이구나~ 라고 생각했죠.

 

사실 택배거래 첨이고 해서 직거래를 원했는데 투잡이고 집도 저희 집이랑 멀다고 해서

 

걍 믿고서 택배거래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10시쯤에 보니 계좌번호가 와 있더군요. 우리은행계좌로 말이죠.

 

동생한테 물어봤는데 사기꾼들은 우리은행 잘 안쓴다고 이상한 듣도 보도 못한 은행이름

 

쓴다고 해서 확실하구나~라고 생각하고 좋아라 5만3000원 입금했습니다.

 

나 : "지금 53000원입금해드렸습니다. 확인 후 배송하시고 문자 주세요~"

 

그 : "네 일 3시쯤에 끝나니깐 집에가서 확인 하고 4시에 바로 보내드릴께요~"

 

회사에서 일하다가 다섯시쯤 문자를 보내 봤습니다.

 

나 : " 보내셨나요??"

 

그 : "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어제 밤에 회식때 술을 많이 마셔서 못보내드렸어요

       내일 꼭 보내드릴께요~"

 

흠... 기분이 살짝 좋진 않았습니다. 이런 거래는 깔끔한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특히나 믿음으로 하는거니깐~~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와서 그의 번호를 주며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나 : " 야~이번호로 신발팔렸나고 문자보내봐~"

 

잠시 후 ..

 

동생 : " 안팔렸다고 가격제시 하라는데???"

순간 가슴은 두둥!!! 내 5만3천원 날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낚았죠.

 

이대로 돈 날릴 순 없다. 그넘을 잡자!!! 그래서

 

직거래를 하자고 했습니다. 가격도 파격적으로 6만원제시하니까

 

바~로 넘어 오더군요 ㅋㅋㅋㅋ

 

작전은 이거였죠 택배거래로는 놈을 잡을 수 없으니 직거래를 해서

 

현장범으로 놈을 잡아야겠다구요.

 

동생이 직거래를 제안하니깐 이넘...

 

사실은 부천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이더군요.

 

우리집은 부천 역곡동. 택시타고 10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딱 걸릴거죠 ㅎㅎ

 

투잡은 개뿔 ㅡㅡ;;

 

학교가 원잡 도서관이 투잡이냐 ㅡㅡ;;

 

사기라고 확정짓고 만날 시간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11시45분이 쉬는 시간이라며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쯤 있다가 제가 다시 문자를 보내봤드랬죠.

 

나 : " 신발 내일 확실하게 보내주실꺼죠??^^(친절하게)"

 

그 : " 네 네 걱정마세요 내일 4시에 꼭 보내드릴께요~^^(역시친절)"

 

나: "  네 알겠습니다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

 

그리곤 답문이 없더군요.

 

다음날 아침. 동생은 공익근무중이라 같이 갈 수 없었길래 실시간으로 계속 그넘이랑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학교앞으로 갔습니다.

 

학교앞 주차장으로 나오라 길래 기다리고 있었죠.

 

나이 26먹고 남자고등학교 앞에서 서성거리는 일... 살짝 쪽팔렸습니다.

 

하지만 그넘을 잡을 수 있다는 일념하에!!! 참았죠.

 

11시45분 종치자마자 친구함께 쇼핑백들고 나오더군요.

 

이제 부터 연기가 중요했죠 ㅎㅎㅎ 지금 부터는 급친절모드

 

나 : "(활짝웃으며 최대한 친절하게)안녕하세요~~^^"

 

그: " (무표정)예 안녕하세요~"

 

나 : " 신어봐도 될까요~"

 

그 : " 네 신어보세요"

 

상태는 완전 S급은 아니었으나 나름 괜찮더라구요.

 

학교앞에서 혼내기도 그렇고 친구도 옆에 있고해서

 

돈을 안뽑아 왔다는 핑계를 대고 주변 편의점으로 가려고 했죠.

 

가면서 아~주 평화적으로 얘기하려구요 ㅎㅎㅎ

 

나 : " 제가 급히 오느라 돈을 안 뽑아 와서 그런데 주변에 편의점 좀 같이 갈 수 있을까요??"

 

그 : " 죄송한데 제가 지금 학교를 벗어나면 안되거든요~"

 

아쉽지만 순간 판단했죠. 어쩔 수 없이 학교앞에서 해결하기로 ㅎㅎ

 

마지막으로 확인 사살 날렸습니다.

 

나 : " 제 친구도 이거 사고 싶어하는데 혹시 주변에 비슷한 사이즈로 또 가지신 분 있나요??

 

       색은 흰색이나 갈색이나 상관없구요~"

 

 그 : " 아뇨~ 이거 하나 밖에 없는데~"

 

저는 걸렸구나 하고 안색 싹 바꾸며 말했죠

 

나 : " (눈치켜뜨며) 그럼 네시에 나한테 보내주기로 한 신발은 어케 되는거냐??(ㅋㅋㅋ)"

 

순간 그 둘은 두둥~~!! (나도 내동생 문자보고 그랬어 이자식아 ㅋㅋㅋ)

 

속으로 별 생각 다 했겠죠

 

'이 자식이 왜 내 앞에 있는거야??' or '아 씨뺑 X된스키구나~~' 등등 ㅋㅋㅋ

 

그리고서 한 2초 열나게 눈알 굴리며 생각하더니 하는말

 

그 : " 그...그건 형꺼예요 "

 

나 : " 그걸 믿으라고?? 방금 하나밖에 없다메??"

 

그 : " 아니예요 진짜 있어요 이따가 집에가서 보내 드릴께요"

 

나: " 야 웃기지말고 형이 짜증나서 이 신발 못 사겠거든???

    

         일단 이 신발 갖고 갈테니까 집에가서 바로 돈다시 보내라.

 

        왔다 갔다 택시비 2만원 넘게 들었는데(사실은 2500원) 그런거 다 참는거야.

 

        그럼 형이 신발 택배로 보내 줄테니까. 지금 완전 열받는데 학교앞이고

 

        학생이니까 참는 거야. 알았니???"

 

그 : "네 알았어요"

 

쉬는 시간이 10분이라 길게 못하고 보냈죠. 사실 그때는 정말로 살짝 열받았었다는 ㅎㅎ

 

집에 가면서 갑자기 나쁜 생각이 들더군요 돈 들어오면 다먹어버릴까

 

아님 택시비라고 뻥친 이만원 빼고 삼만원만 보낼까 등등...

 

모 다른 님들도 다들 그렇게 느끼시겠지요?? 아님 말구요 ㅎㅎㅎ

 

암튼 그렇게 버스타고 집에가는데 이넘이 막 문자를 날리더라구요.

 

집이 정말 어려워서 급식비를 못내고 있다는 둥.

 

학생인데 어케 첨부터 사기치려고 생각했었겠냐는 둥.

 

만원 더준다는 사람 생겨서 순간의 감정에 혹해서 신발팔고

 

다시 신발팔려고 문자보내려고 했다는둥둥 말이죠.

 

그런넘이 직업속이고 형꺼있다고 거짓말하냐고 ㅡㅡ;;

 

그리고 집이 어려워서 급식비 못내는 애가 6만 8천원짜리 신발 신고 다니나요 ㅎㅎ

 

암튼 두번말하기 귀찮으니 걍 빨리 돈 부치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넘이 또 두어시간 뒤에 문자보내서 급식이 3만8천원이 정말 급해서

 

형 신발 3원5천원에 걍 가져가시면 안되냐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걍 살짝 불쌍하기도 하고 첨에 말씀드렸듯이 희귀템인 신발이 살짝

 

아깝기도 해서 걍 15000원 다시 받고 3만 5천원에 신발 잘 신고 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경험도 다 해보네요. 그래도 살짝 발품 팔아서 15000원 벌었으면

 

된거죠 모.

 

그 고등학생은 본심이야 어쨌든 많은 것을  느끼고 담부턴 눈앞에 이익에

 

혹하지  말았으면 해요. 택배기다릴때 심정 다들 알자나요???ㅋㅋㅋㅋㅋㅋ

 

긴글 끝까지 읽어 주셨음 쌩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