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이해하는 세상속에2호선...

moon2008.04.02
조회223

이곳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이감정그대로 글을쓰고싶어서 넘피곤한데 몇자적어보려합니다.^^

 

2년전 제게 너무나도 큰일이생기고선 웃음을 잃어버렸었어요.

외모만 멀쩡했지 정말 거지나 다름없었던 저였으니까요...

간단히말씀드리면 갑부집은아니었지만 남부럽지않게 살던저희집이 폭삭 망했었거든요.

당장의 생활비걱정을해야했던 시집도안간 저에게는 너무나 큰일이었어요.

장성한 두딸과 나이드신 부모님이 함께 단칸방에 네식구가 살았으니까요.

재수없다고생각하실수도있겠지만 단칸방은 영화속에서만보던곳이었거든요.

냉장고옆에서 잠을자면서 그 소리가 거슬렸지만 어느순간부터 무음으로들리더라구요.

그때 세상에너무나도 자신감있고 당당했던제가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을정도니까요.

그때부터 잘 웃지않았어요.

2년이지난지금 예전처럼원상복귀되지는않았지만  지금은 냉장고옆에서자지는 않으니까 나아진거겠죠?^^

 

집이안좋아진후로 친구들과의 모임에 잘 나가지않게되더라구요.

사람들과만나기싫어서가아니고 그땐 단돈5천원도  날위해쓸돈은 없었으니까요.친구들은 괜찮다구하지만 괜히 짐만되는거같더라구요...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대학로에서 모임이있었어요.

공짜티켓이생겨서 그동안 힘이되준 친구들에게 뮤지컬을보고 가벼운맥주한잔과 수다에 배아플정도로 오랜만에 크게웃어봤어요.

웃음이 이렇게 소중한줄 쓴맛을느껴보니 알게되더라구요^^

계산은 더체페이로 만원씩 걷었어요.

예전엔 버겁던만원을 오늘은 기분좋게냈는데

돈이남아서 2천원까지 거슬러받아어 더 기분좋았어요.

막차끊기기전에 4호선을허겁지겁타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을 갈아탔어요.

참고로 전 그런 큰일있기전에는 20살부터 분당에 살아서 2호선 막차를타본일이 없었어요.

2호선근처로 이사온지는 두달남짓이라서 오늘처음으로 2호선막차를 타봤어요.

근데 2호선에서는 참 많은일이벌어지더라구요...

 

막차라서 지하철내부는 한산했어요.여기저기 취객들이 널부러져있고 피곤에 젓어있는사람들..

제 맞은편에는 멀쩡한 양복차림의 사원증을 목에건 취객이 힘겹게 의자에 걸터서 자고있었고 그 옆에는 케익상자가 손잡이가 뜯긴채로 뒤집어져있었고 핸드폰은 내동댕이쳐져있었죠.

제가 케잌을 무지하게좋아하는데 비싸서 안사먹거든요.근데 자꾸 그케잌에 눈이가는거에요.

찌그러진 케이크가 너무 아까워보여서요^^

젊은사람이 몸을못가눌정도로 술을먹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저렇게 술이취해도 가족에게 케잌을먹이려는 가장의 마음은 기특하더라구요.(살짝손을보니 반지가 껴져있었거든요^^)

맞은편에앉아 내동댕이쳐져있는 핸드폰이 걱정되더라구요 .

챙겨주고싶었지만 요새 세상이 험해서 여자인 저로선 선뜻 나서질 못했어요.

음악을들으며 그사람을 계속쳐다보고있는데 그 늦은시간에 지저분한복장을한 장애인이 쪽지를들고 구걸을 하더라구요. 예전에는 진심으로 불쌍해하며 주던 천원이 이젠 제게 꼭 필요한 천원이라 전 나눠준 쪽지를 빈자리에옆에 놓았어요. 근데 제 앞을 지나가던 그분이 다시돌아와 취객의 옆에놓인 케잌상자를 만지더라구요.

순간 저는"배고파서 저거 먹으려나?어떡하지?" 라고 생각했죠.

그리곤 손이 자기주머니로 들어가더라구요."혹시 칼?"

요새 세상이 험하다보니...^^:

몇초밖에되지않은 그 짧은시간이 제게는 긴장되는 몇시간이었죠.

 

공포영화를 연상케했던 저에게 바로 반전의 장면이 펼쳐졌어요.

장애를 가진 그분이 케잌을 똑바로 취객옆에 놓고 주머니에서 지저분하지만 짧은 끈을 꺼내서 그분의 사원증에 걸어주는 거예요.

저도모르게 웃음이 지어지더라구요.

그리곤 천원을 꺼내서 일렬로 놓여진 옆에 세장과함께 드렸어요.

90도각도로 정말 진심어리게 감사하다고 하던 그분을보며 살짝 찡했어요.

 

그리고 5분뒤 그 취객은 자리에 다리펴고 누워버리더군요..

또 그사람을보며 걱정했죠...

"막차인데 저러다가 큰일당하는거아니야?"

취객의 발에 밟혀진 케잌도 걱정되구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내리기전에도 저러고있으면 네가 용기내서 깨우고 내릴려구 맘먹었어요.

제가 내리기 세정거장전...

그 취객은 혼자보기 아깝더라구요..

 

대부분의사람이 무관심하거나 심하게불쾌한표정만짓지 그사람을 걱정해주는사람은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런데 순간 제 옆에 계시던분이 벌떡일어나시더니 취객에게다가가 거칠게 깨우시는거예요.

"여보게..젊은사람이 이러면쓰나.."

하시면서 그분을 앉히시더니 아주차분하게 타이르시는거예요.

취객분도 정신을 차리고 정말 죄송하다는듯이 머리를 긁적이더라구요.

그리고는 내리셨어요.

전 "휴.....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죠.

취객은 정신을차리고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뒤지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한참후 목에걸린 핸드폰줄을 의아해하며 풀더군요.그리곤 굉장히미안해하는표정으로 부인과 통화를 하더라구요.

그러곤 노선표를 확인하더니 찌그러진 케잌을들고 내리더군요.

그 케잌을받은 취객의 부인은 술취해서 늦게왔다고 케잌이 찌그러졌다고 바가지를 긁으면서도

망가진 케잌이지만  만취상태에도 가족을 위해 케잌을사서 들고온 남편이 귀엽고 그 케잌은 세상세에서 가장 달콤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순간 범죄가난무하는 이 무서운세상에는....사람냄새나는 2호선에서는 아직도 우리를 미소짓게하는 훈훈한 인간극장이 펼쳐지는것을 알았죠.

오늘 오랜만에 웃어본날이라 기분좋게 잠이들겠어요.

아 ...그리고 핸드폰 목에걸고다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