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를 벗어난 남자친구의 남자친구.

아나이스200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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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사귀는 그. 올해로 1년입니다.

과선후배로 만나 열렬한 cc로 교제를 시작했죠. 다정다감하고 큰 키에 어른들이 보시기에 누구나 다

호감을 품기 충분한 수려한 얼굴과 예의바른 성품으로 우리 집에 인사드렸을때 저희 부모님 너무나도

좋아하셨습니다. 오빠네 부모님도 벌써 절 막내며느리 보듯 이뻐 하셨구요. 그런데, 전혀 뜻밖에서

 문제가 불거지네요.

 

오빠의 친구. 고등학교 1학년때 만나 무슨 인연인지 3학년내내 한반을 하고, 결국 과는 틀리지만

대학도 같은 곳으로 진학한 베스트 프렌드.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죽고 못사는' 가장 친한 친구요.

편의상 앞으로 오빠의 친구를 s라고 칭하겠습니다. 사귀기 시작한지 한달 조금 지났을때 처음으로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심 좋아라, 하고 따라나섰죠. 그의 애인으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인사하는 거니까. 그런데 그 s오빠, 처음 절 보는 순간 던진 한마디

' 좀 떼어내지?'...생글생글 웃으며.

저하고 오빠는 넘 황당한 나머지 뭐라 대꾸도 안 나오구 잠시 후 오빠는 '짜식이...'하며 웃고 넘어

가더이다. s오빠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아니, 날도 더운데 암리 좋아도 좀 떨어지라구'라고 대답하고.

그게 명색이 친구의 애인에게 첫 인사로 할 말일까요? 더구나 눈길도 묘하게 기분 나쁘더군요.

입은 웃고 있어도 눈은 전혀 웃지 않는 얼굴. 가뜩이나 새초롬한 인상이라 더 그랬습니다.

 

그 뒤로 웬만하면 그 오빠랑은 보고싶지 않았지만 같은 학교인지라, 어쩔수 없이 몇번 캠퍼스에서

마주치곤 하죠. 그럼 친구들과 그렇게나 좋은 얼굴로 깔깔거리고 있더라도 묘하게 웃는 걸로만

인사를 대신하곤 하더라구요. 오빠랑 저, 데이트라도 할라치면 5분 간격으로 어디야. 뭐해. 오늘

빨래 왜 안 돌리고 나갔냐.(둘이 하우스메이트입니다) 뭐 어디있느냐. 별 시시콜콜한 걸로 전화를

해대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진 적이 없죠. 밤 10시를 넘겨도 집에 오빠가 안 들어감 난리납니다.

귀찮아서 오빠가 전화 한번씩 안 받음 문자에, 음성에. 계속되는 전화에.

 

한번은 시험기간에 오빠랑 둘이서 새벽 일찍 도서관가서 공부한다는 계획세우고, 저 새벽에 부랴부랴

일어나 오빠에게 모닝콜 해주려 전화했더니 이 s오빠,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왜 애 잠도 못 자게

쉰새벽부터 '전화질'하냐고 합니다. 니가 여친이면 여친이지. 그만 좀 귀찮게 하라고하며 끊더군요

허,참 어이가 없어서 끊어진 핸폰들고 멍하니 있으니 순간적으로 내가 s오빠 전화번호에 전화한

것인가 싶은 착각도 들더군요. 남의 핸드폰을 그렇게나 뻔뻔스럽게 받고 남의 애인에게 그런 소리를

하다니.

 

물론 열 일곱부터 지금까지 가장 친한 친구의 자리를 지키다가 제가 오빠의 옆자리를 차지하면서

오빠를 뺏긴 기분도 들지 않았겠어요. 괜히 심술부리고.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쳐요. 지금

s오빠는 사귀는 사람이 없지만 매력없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 친구들 모두 다 소개시켜 달라할

정도로 괜찮아요. 본인이 관심없어 해서 여친이 없는 것이지. 여자친구라도 생기면 좀 덜할란가

싶어 몇번 소개팅 자리도 제가 만들어보려고 해도 번번히 거절하기 일쑤고.

 

이런 얘기 하면 제 친구들도 뭔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농담이 아닌걸 알거든요.

심지어 s오빠랑 우리 오빠랑 사귄다는 우스개소리는 공공연히 과친구들 사이로 떠돕니다.

제 남친이 그런 소리 듣는거 싫어요. 저는 뭐가 되냐고요.

하지만 두 남자 가만히 지켜보면 보통의 친구사이가 아닌거 같기도 하고.친구사이에 심심하면

전화에,(같이 살면서도. 같이 사는것도 그냥 둘다 독립하고 싶었기 땜이랍니다.) 술만 마심 보기

민망할 정도에 스킨쉽까지 오가고(한번은 저 앞에서 장난식으로 둘이 입술맞대는 거 보고 기절

할뻔 했슴다. 물론 그뒤로 둘이서 장난이라고 낄낄거리며 절 풀려하더군요) 무엇보다 이제

s오빠 얼굴보기조차 싫습니다.

결혼해서까지도 오빠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명목으로 집에 들락거릴껄 생각함 죽겠네요.

이 사람, 어떻게 좀 말릴 수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