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상상하고 여자 따라갔다 혼자 병신됐네요...씁쓸..

씁쓸남...2008.04.03
조회1,108

안녕하세요~ 눈팅족 스물셋 남자예요..

 

아놔... 오늘 참 병신같이 씁쓸한 일을 경험했네요.. 살다 살다 참...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저녁즈음 집에 왔는데 아직도 해가 남아있길래 오랜만에 축구를 하러 나갔습니다. 축구랄 것도 없이 혼자 공을 차는거지만, 그래도 한창 경기뛰던 때가 생각이 나 유니폼도 챙겨 입고, 스타킹에  정강이 보호대까지 꼴깝을 하고 나갔더랬죠.

 

혼자 만족할만큼 공을 차고 해가 완전히 저물어, 그길로 곧장 핼스장에 갔습니다. 정말 열심히 땀에 젖도록 운동을 하고 나오니까 10시 반쯤 되었네요. 집에가서 단백질 풍부히 챙겨서 저녁먹고 자면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참 바삐 보냈구나 뿌듯한 마음에.. MP3를 꼽고 축구선수복장으로 버스를 기다렸더랬죠...

 

본론이 이제 부터 시작되네요 ㅄ....

 

버스의 앞쪽은 다 차고 뒤쪽에는 텅텅 비었길래 앉았는데, 내 대각선으로 앉은 아저씨가 날 힐끔힐끔 계속 쳐다봐주시더라구요... 뭔가 불안한 눈빛으로...

 

그 아저씨는 숙자씨 Feel로 옷을 입으신데다가 뒷머리는 방금 자다 나왔는지 회오리치고 있더군요. 행색도 초라한데 하는짓까지 이상하니까 신경이 안쓰일래야 안쓰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에이 괜히 사람 쳐다보지 말고 곱게 처가자 생각이 들어서 노래에 더 심취해 가는데 그 아저씨가 그 때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계속 불안하게 좌우를 살피면서 그 아저씨의 앞쪽 대각선에 앉은 여성의 다리쪽과 얼굴을 계속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겁니다. 눈빛은 맛탱이가 가셔가지고...

 

그냥 제3자가 봤을 때도 약간 불쾌한데... 그 여성분이 걱정되더군요.

 

마침 그 때, 요즘에 흉흉한 성범죄뉴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일산 어린이 납치미수, 벽돌 성폭행, 지방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행...

 

그래서 평소 때 같았으면 예사로 넘겼을 그 아저씨 행동도, 그 때 만큼은 더욱 신경이 쓰였습니다. 마침 그 때 텅텅 빈 좌석을 두고 그 여성분 옆좌석에 앉아 밀착해 주시는 아저씨...

여자는 아저씨 눈도 못마주치고 안절부절 못하고...

 

그 때 우리 누나가 말해준 버스에서 만난 변태들의 특징이 또 생각났습니다.

버스에 좌석 많은데 내 옆에 와서 앉으면 좀 이상한거다. 그 이상한 느낌이 현실이 되었다...등등

 

아 아무튼 요즘 사회 분위기도 흉흉하고, 성범죄 뉴스에, 누나가 말해준 변태의 특징들이 떠오르면서...별에 별 상상이 다 되었습니다.

 

그 여성분을 따라 내리는 아저씨, 납치, 성폭행...

그뒤로 인생이 곤두박질치는 그 여성분...

 

내가 도와주다가 혹시라도 있을 흉기에 내가 찔리는 상상 ㅋㅋ (아 왜이리 병신같지?)

 

그래서 제가 내릴 정거장은 다가오는데 그 여성분이 걱정이 되어 차마 귀찮다고 그냥 내리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그래.. 우리 누나가 그런 위험에 쳐해있다고 생각하고 갈때까지 가보자' 맘을 먹고 속으로 에이 시바시바 하면서 계속 갔습니다.

 

제목에서 느끼셨다시피 별 일은 없었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는 아저씨는 계속 주위를 살피다가 먼저 내려버렸죠.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에, 어차피 제가 내릴 정거장은 아주 한참이나 지났기에 그냥 그 여성분 내릴 때 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내렸습니다. 앞모습을 보니 젊은 기혼자 (?) 정도 되보이시더군요.

 

암튼 허무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칼부림 나면 어쩔까 싶어서 일부러 복부에 위치하는 잠바주머니에 넣은 지갑도 우습고, 집에 갈길도 모르겠고...막막했습니다.

 

그 여성분께 사정을 얘기하고 정거장 위치를 물어서 여자저차 오긴 했는데...

아 여성분도 그 아저씨가 이상하긴 했다고 하시더군요.

 

 

오면서 참 기분이 씁쓸하더군요...더군다나 정류장을 못찾아서 결국 평택역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탔습니다. 거의 막차라 사람 바글바글... 거기다가 혼자 축구선수, 혼자 추운데 반바지...옆에 여성분 코트 동여매... 종아리에 느껴지는 시선들 -_-;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리 흉흉해졌나. 몰라서 그렇지 지금 이시간에도 어디선가 성범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겠지... 아 요즘 사회 꼴이 말이 아니구나..

 

참 쓸쓸했습니다...

 

집에오니 가족들이 왜 이리 늦었냐 잔소리를 해주시더군요.

 

사정을 말했더니, 어머니는 그러다가 너 다친다고 그러지 말라고 하시고, 아버지는 그 여자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으면 알아서 했을텐데 뭣하러 쓸데 없는 짓 하느냐고 하시고...

물론 제가 어떻게 사고를 당할까봐 걱정되서 하시는 말씀이신줄로 당연히 받아들이지만..그래도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게다가 저녁도 못먹었는데 헬스를 하고 온 상태라 영양보충이 필수이기에 12시 반이 넘어 저녁을 먹었습니다. ㅅㅂ....

 

내일 일찍 알바 나가려면 일찍 자야 하는데, 이 더부룩한 배로는 잠도 못잡니다. 시바...

 

아 암튼 그 또라이같은 아저씨 때문에 완전 기분 구려졌네요...

 

여기서 푸념해봅니다...

 

톡커분들의 위로라도 바라면서...

 

저 잘한거 맞죠? 비록 병신같이 혼자 상상한거지만...

아무튼 그 여성분도 무사히 들어가셨고 해서 다행입니다.

 

제발 뉴스에서. "올바른 성교육 효과. 성범죄 10년전 대비 확 줄어."

"옆나라 일본과 대비되는 한국의 성 범죄율" 이런 뉴스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에이 ㅅㅂ 언제자고 언제일어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