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과 거짓일기

구름나그네2008.04.06
조회241

어제 식목일을 지나면서 아주 오래전 일이 생각나 적어봅니다.

 

지금도 일기를 쓰지 않는 것은 마찮가지지만 국민학교때(나는 국민학교를 나왔습니다..)는 매일 매일 일기를 써서 담임선생님한테 검사를 맡아야 하는 것이 아주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당시는 매일 매일 혹은 매주 한번씩 일기를 써서 검사를 맡는것도 일종의 숙제였습니다.

그때가 4학년의 4월 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매일 매일이 똑같은 반복된 생활이라 마땅히 일기에 쓸 내용이 없던 중에 식목일을 막 지난 어느날 머리속으로한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식목일에 엄마와 함께 나무를 심었다고 일기에 썼던 것입니다..
그때 살던 곳은 남대문이었는데 고향인 답십리 앞산에서 엄마와 함께 나무를 심고 왔다고 일기에 썼습니다.
그때는 식목일이 휴일이었는데 산에 가지도 않고서 마치 갔다온 것처럼 나무를 심고 물도 주고 잘 자라라고 기도하고 왔다고 써서는 선생님께 검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답십리 고향 앞산은 지금은 배봉산이라고 불려지는 산인데 지금은 아주 작고, 많은 집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당시만해도 나무가 우거진 큰 산이었습니다.
어릴때는 그 산에 올라가 목공소를하던 동네 친구의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나무칼을 가지고 훈련을 한답시고 자주 가서 뛰어놀았던 곳입니다.

 

그렇게 한 번 나무를 심고 왔다고 썼더니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나무를 심고만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는 수 없이 4월 한달간은 가끔씩 산에 가서 심은 나무에 물도 주고 가꾸는 것으로 거짓 일기를 써야했습니다.
물론 그것 때문에 쓸것이 마땅치 않았던 일기를 몇장 더 쓸 수 있었지만 한번의 거짓으로 인해서 연결되는 거짓말을 만들어내야하는 마음이 조마 조마 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때의 일이 갑자기 떠올랐던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한때의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