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지킴

카와이오짱2008.04.10
조회206

안녕하세요. 내년에 시집가는 27살 먹은 직장인 처자입니다.

 

저 스토킹 당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 상대가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쥐어 패버릴 수도 없는 친구라는 겁니다.

 

시작은 고2때였습니다.

 

제가 등치도 좀 있고 성격도 좀 남자같고 선도부 일도 하고 그래서 친구가 좀 많은 편이었어요.

 

반에서 왕따애가 하나 있었는데, 그 왕따가 지금의 스토커가 될줄은..;;

 

그 애 이름을 말자라고 가칭하겠습니다.

 

말자는 저보다 등치가 그때도 지금도 저보다 더 컸어요..

 

그 등치 큰애가 구석에서 하루 종일 밥도 혼자 먹고 말한마디 안하고 있길래, 가서 말도 걸어주고 밥먹자고 데리고 나간게 저였습니다..;;

 

전 그냥 안쓰러워서 그랬을 뿐인데, 말자에게는 그게 많이 고마웠나봐요.

 

제가 미술쪽이거든요..그래서 방과후면 야자 안하고 미술학원으로 가고 고3때는 저희학교에 미술하는 애들이 많아서 반도 따로 하나 만들었어요.

 

고3올라갈 무렵, 갑자기 말자가 자기도 미술을 하겠데요. 전에부터 하고 싶었다고..

 

뭐 말릴 필요 있나요. 지가 하고 싶다는데..

 

그래서 고3때도 한반에서 지내고 학원도 같이 다니고 그랬습니다.

 

졸업 후 대학에 갔는데 저야 미술을 초등학교때부터 했고, 워낙 자신감도 있었기에 디자인쪽으로 좀 알아주는 서울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하지만, 말자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미술 안할때도 저보다 성적도 안좋았고, 고3때부터 그림을 그려 어림도 없었지요.

 

저하고 같은데 썼다가 떨어졌고, 그걸로 살짝 무서웠던 말자와의 인연은 끝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새학기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말자가 저희 단대 앞에 나와 저를 기다리고 있는거예요.

 

너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봤더니..

 

미달된 과가 몇개 있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거기에 추가 지원해서 말자가 들어올줄이야..

 

그것도 미술과 아무 관련도 없는 쌩뚱맞은 과를 지원해서 들어왔더군요.

 

자기가 그쪽에 원래 관심이 있었다면서 밥을 먹으러 가자고 제 손을 이끄는 거예요.

 

저 거기서 섬뜩 했습니다.

 

손을 살짝 뿌리치면서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안된다고 내일 먹자고 했더니, 표정이 싸악 바뀌면서 그럼 내일 다시 오겠데요.

 

악몽은 그때부터였습니다.

 

매일 단대 앞에 나와서 기다리는건 기본이요.

 

제 시간표는 어찌 알았는지 교양이며, 심지어는 전공까지 교수님께 졸라서까지 수업을 들어올려고 몸부림을 치는 거예요.

 

그러는 말자를 말려서,

 

"미대가 원래 밤샘작업도 많고 그래서 과 사람들하고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4년이 피곤할것 같아, 내가 좀 소홀해도 이해해 주겠니"

 

그랬더니 끄덕이더라고요..

 

하지만, 제 주위 사람들 번호는 어찌 알고 주위사람들에게 저에 대한 험담을 1004로 찍어서 보내고 단대앞에서 기다리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시간표야 수강신청때는 마구잡이로 해놨다가 변경기간에 몰래 바꾸고 그래서 좀 피할 수 있었는데.. 단대앞에서 기다리는건..;;

 

과 오빠들이 제 사정 알고 단대 후문으로 차 가져와서 저 몰래 태워서 정문으로 피신시켜주고..;그짓을 4년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 핸드폰번호도 수없이 바꿨구요. 원룸 이사도 세번이 나 했습니다..ㅠ

 

"나 너 싫거든, 제발 그만 좀 따라 다녀"라고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넌 원래 말과 감정이 다른 애라는거 잘 안다면서 씨익 웃는데, 정말 소름이 쫘악..

 

확 이걸 경찰서에 신고해 버릴까 하다가 주위사람들에게 제 험담하는거 빼놓고는 날 때리는것도 아니고 협박을 하는것도 아니고.. 그리고 과거에 친구였는데 하면서 참을인자를 새기면서 졸업을 했습니다.

 

졸업하고 거의 잠수타다싶이 하면서 핸드폰 번호도 바꾸고 아는 사람들은 내 핸드폰번호는 기밀사항이라고 당부까지 시키고 이사를 갔습니다.

 

그리고 사회나가 사귄 남자친구..

 

;;; 제 핸드폰으로 당신의 남자친구가 제 여자친구와 모텔에 들락날락 거립니다..;

 

이런문자가 줄줄이..

 

제 남자친구에게도 같은 문자가 왔더군요.

 

남자친구에게 앞뒤 사정 이야기 다 하고

 

남자친구는 그 친구에게 찾아가 당신 한대 맞기전에 제발 조용히 좀 살으라고 엄포를 놓았지요.

그리고 한참 서너달 잠잠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남자친구와 제가 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대뜸 그 자리에 찾아와 테이블앞에서, 저를 가리키면서

 

"앤 원래 내꺼였어!"

 

하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데..

 

남자친구도 저도 너무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종업원의 제지로 질질 끌려 나갔지요..

 

뭐..-..-;;


그 난리를 피는 바람에 남친 놀라서 근무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저를 경호하는 데 쏟아 부었고, 전 거기에 감명받아 사귄지 2년 반만에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날은 아직 잡지 않았지만, 내년에 결혼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아직 날이 안잡히고 청첩장 같은것도 안나와서 저 결혼하는지 모르는것 같아요..

 

아는 날엔..ㅠㅠ

 

말자 부모님도 이런 황당한 사실을 충분히 아시는지라.. 알아서 잘 조치해 주신다고 했는데..

 

잘 넘어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