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게 너무 많은 시아버지(일화집 본다고 생각해주세요..꽤 길거든요)

한국의 며늘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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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다녀간 후기 새로 올렸습니다. 제목은 '열받아서 잠을 못잤어요...(바라는 게 너무 많

 

은 시아버지2)로 적어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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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시아버지가 시골에서 저희 집으로 오시는 날이라 불현듯 몇글자 적게 되었습니다.

 

결혼 전 신랑에게 들은 시아버지의 모습은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마음 깊이 담아두고 잊지 못해

 

서 그 묘 근처에 주거를 정하고 내내 살아오신 정많고 인자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건 신

 

랑의 몇마디 말에 비추어진 모습일뿐 그 이외의 모든 성품을 추측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가기까지 신랑과 약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신랑의 작은 말실수 때문

 

이었는데요 - 저희 결혼식을 찾아준 신랑측 하객의 대부분이 축의금을 신랑에게 대부분 직접

 

전해줬기 때문에 축의금함에 모인 돈은 얼마 되지 않을 거야라는 -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의

 

미심장하게 하더라구요. 좋은 날이니 좋게 생각하려 했지만 썩 유쾌한 말은 아니었습니다. 결혼

 

식에 드는 비용은 신랑 신부측 각 축의금에서 각각의 뷔페까지 지불하고 난 후 나머지는 각 측

 

부모님들께서 관리하면 된다는 것을 몰라 처음엔 신랑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었거든요.

 

그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말이 분명했기에 니꺼 내꺼 구분지으려는 듯한 행동이 불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엔 각 집안에서 결혼식 비용을 각 축의금으로 해결했지만 신랑은 끝까지 본

 

인에게 직접 전달된 축의금이 대부분이라 시아버지께서 돈이 모자라셨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

 

런데 나중에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시댁에 갔을때 아버님이 펼쳐보이신 방명록을 보고 신랑의

 

말이 과장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큰금액은 아니었지만 결코 적다고 할 수도 없는 금액이 남았더

 

라구요. 계산된 기록을 보니... 나와 신랑 시아버지가 머리를 모으고 그 걸 보고 있었죠. 그 때 시

 

아버지가 한 말씀 하시더라구요. "이 돈 내가 다 써브렀다, 그래서 돈 하나도 읍써!" 제가 옆에 있

 

으니까 신랑이 당황한 눈치가 역력하더군요. 모자라기는 커녕 그 돈을 뭐하시느라 다 썼다고 돈

 

없다는 얘길하시는지... 그 얘길 무슨 의도로 하시는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곧 그 궁금증은 해결

 

이 되었지요. 결혼식때 하객들을 모시고 오느라 버스를 대절하고 이래저래 경비가 들어갔다며

 

돈좀 보내라고 신랑에게 얘길 꺼냈더라구요. 그 얘길 하려고 연막작전을 펼쳤던 거죠. 그 남은

 

돈으로 족히 해결하고도 남을 일을 도대체 어디다가 써버리고 나서 보내달라고 하는지... 친정

 

부모님은 모자라도 당신께서 메꾸셨을 게 분명한데... 불쾌했지만 결혼 후 처음으로 돈을 드리

 

는 거라 고스란히 50만원을 보내드려야 했습니다. 그 건 시작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댁

 

에서 친정에 가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무척 크게 다투고야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댁에 

 

다녀오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집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친정식구와 시댁을 같은 날 초대

 

하기로 했죠. 그래서 한자리에 모이게 됐는데 시아버지랑 신랑에게는 새어머니이자 제겐 시어

 

머니이신 분이 먼저 저희 집에 당도하셨어요. 아침부터 초저녁이 되도록 장만한 음식을 하나 하

 

나 상에 차리기 시작했는데 시아버지가 제가 만든 콩나물을 보고 "어이, 아가 콩나물 좀 더 내와

 

라, 이게 뭐냐?"그러시는 거예요. 저는 음식을 해본적이 없어 콩나물 다듬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그 시간에 비해 양은 고작 얼마 되지 않았죠. 물론 더 내올 콩나물 무침도 없었구요. 당

 

황해서 "예.....?....." 하면서 뻘쭘하게 서있으려니 시어머니가 한마디 도와주시더라구요. "아, 그

 

냥 냅둬.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음식 남기는 거 안좋아해. 고 것 말고 딴 것도 있는디 뭘 그리여."

 

그러자 시아버지 단박에 "어이! 가만 있어!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씨알데 없는 소릴... 잔치상은

 

큼직큼직하게 올려놓는 거여. 모르면 갈치야지, 씰데없이 나서고 있어." 라고 하시면서 절 무안

 

하게 만들더라구요. 어느덧 시간이 다되어 저희 부모님, 큰오빠네 부부와 조카들, 작은오빠네

 

부부 와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한자리에 모였어요. 식사를 하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하는데 시아

 

버지가 저희 부모님께 들어보시라고 한말씀 하시는 거예요. "야는 전화를 하래도 글케 전화를

 

안해여." 그러자 저희 부모님 저에게 말씀하셨죠. 전화 종종해서 안부도 묻고 붙임성 있는 며느

 

리가 되어야지... 며느리가 그렇게 하면 시아버지가 동네분들한테 자랑할 일도 있고 얼마나 좋

 

으냐 등등. 다 같이 모인자리에서 사돈한테 꼭 그렇게 제 흠을 잡아야 속이 후련해지신다는 건

 

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혼한지 불과 몇달 되지도 않았는데 전화 안한다고 타박을 하시니

 

말이죠. 제가 전화하기도 전에 채 일주일이 가기 전에 먼저 전화를 해서 왜 전화 자주 안하냐고

 

하시던 분입니다.

 

결혼한 후 8개월이 지나 돌아가신 시어머니 제사가 있어 시골에 내려가야 했습니다. 저는 직장

 

에 다니고 있어서 휴가를 내서 가야했는데 그 때 당시 이틀 이상의 휴가를 내기가 곤란한 상황

 

이었습니다. 결국 하루만에 다녀올 수 밖에 없게 되었죠. 아침 일찍 출발하니 오후 2시가 채 안

 

되어 도착을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시아버지께 인사를 드린 후 부엌으로 들어갔죠. 그동안

 

(새)시어머니께서 홀로 손수 준비하시던 제사라 많이 힘드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도와 음식을 장만하고 있는데 준비해야 할 음식이 생각보다 꽤 많아 시간이 흐르고 흘러

 

도 계속 제사 준비의 연장이었죠. 그러는 동안 시아버지가 잠깐 불러 무릎을 모으고 앉아 있는

 

데 작정을 하셨는지 말씀을 늘어놓으시는 거예요. "아빠가 느그덜 일 댕기믄서 이렇게 오라고

 

한 것은 아빠가 어른이니까 느그덜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글케 한 것이다. 나중에 아빠가

 

나이 먹고 그러면 느그덜이 모시야지." 다짜고짜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냥 듣고만 있었습니다.

 

또한 작은 아주버님이 당도하셔서 남자 셋이 나란히 방에 누워 도런도런 하는 얘길 들어보니 시

 

아버지, "경x이, 경x이, 느그덜 아빠 칠순잔치 해줄끄나?" 이런 얘기가 어렴풋이 들리더라구요.

 

모두다 그냥 얘기일뿐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기에 분명 가벼운 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남

 

자들은 시아버지의 성품을 그대로 닮아 제사음식 만드는 동안 손하나 까딱 안하고 밀린 담소나

 

즐길동안 저는 계속 제사준비를 하다보니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밥상에 둘러 앉았는

 

데 방문에 걸터 앉아 무얼하고 계시던 시아버지를 향해 시아주버님이 "아버지, 저는요? 저는 운

 

세가 어떻대요?"하고 한마디 던졌습니다. 시아버지가 점보는 것에 무아지경이라 암암리에 굿도

 

하고 미신적인 행동을 즐겨하시는 분이거든요 -그 일화로 결혼 후 인사차 시댁에 들렀을 때 돌

 

아가신 시어머니 묘에 들르기 전 보살님이 내려줬다는 방법대로 새옷가지며 속옷 신발 등을 사

 

가지고 묘앞에서 며느리인 제가 직접 다 불로 태웠던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의식이지요 - 그러

 

자 아버지 "너는 차분히 직장 잘 댕기구 이써...." 뭐라뭐라고 하셨는데 기억이 흐릿할 만도 한 것

 

이 제 신랑에게 던진 말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가슴에 상처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제 신랑도 시

 

아주버님처럼 "아부지, 아부지, 그럼 저는요? 저는 어떤대요?"하고 묻는데 정말 관심이 있어서

 

라기보다 시아버지의 그런 취향을 알고 그저 어린애처럼 호기심 있게 묻는 척 하면서 장단을 맞

 

춰준 정도였습니다. 그런 신랑에게 시아버지는 진지하게 한말씀 하시더군요. "너는... 돈 있는

 

여잘 만나씨야돼." ............................. 얼굴이 경직되는 걸 느꼈습니다. 농담이라도 그런 말을

 

뱉어선 안되는 거라는 생각이 머리에 빙빙 돌았습니다. 무안해진 시어머니께서 "아이구, 저 냥

 

반도 참 주책이야, 어이?! 할말 있고 못헐말 따로 있지. 참말로 쓸데 없는 소리를 하고 그리여,

 

이?! 아가, 서운허지? 괜히 허는 소리니까 맘에 담아두지 말어."라고 황급히 제 기분을 살펴주시

 

더군요. 일때문에 신경도 예민해진 상태이고 이미 기분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여차저차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그 설겆이 뿐 아니라 여전히 일을 계속 해야 했습니다. 저녁 10

 

시가 좀 넘으니 제사준비가 거의 다 되더군요. 그 때부터 음식을 하나씩 상에 나르기 시작하는

 

데 시아버지께서는 이제부터 시어머니 제사를 제가 해야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정성을 받아준다

 

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저혼자 나르게 했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었죠. 이미 기분이 몹시 상한

 

후라 시아버지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듣기 싫은 잔소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어느새 다 차려놓

 

고 보니 상다리가 휘어질 것 같았습니다. 보통의 가정은 제사를 각 집안의 사정이나 형편에 맞

 

춰 많이 달라진 형태로 지내는데 시아버지가 고집하는 제사는 마치 종가집 제사를 연상케 할 정

 

도의 수준이었으니까요. 시아버지를 집안의 높으신 어른으로 여겨 챙겨야 한다는 성주상까지

 

차려야 했으니 설상가상이었죠. 상을 다 차린 후 곧 절을 하고 제를 지낼 줄 알았더니 시아버지

 

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 의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죠. 11시가 되자 불을 모조리 끄고 어둠속에서 술을 따르고 버리고 젓가락을 두루 얹고 절

 

하기를 수십차례 곧 끝나고 남을 의식이 12시 정각이 되어서야 끝났으니까요. 시어머니 귀신이

 

와서 먹고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아버지의 정신세계에 의하면 말입니다. 그렇게 제사가 끝나

 

고 식사를 하는데 제가 앉으려고 하자마자 가서 국이랑 생선을 데워 오랍니다. 제 표정이 이미

 

안좋은 걸 아는 시아주버님이 "아버지, 됐어요. 그냥 먹죠, 뭐. 별로 안차가운데요."라고 하며 제

 

눈치를 살피는데 시아버지 아랑곳 않고 "아냐, 내가 먹을라고 그려, 아부지가 먹을라고 그러는

 

데. 이이이... 이눔이... 아가 가서 데워오니라."하며 결국 저를 일어나게 하시더군요. 그렇게 식

 

사를 하고 다 치우고 집에 돌아가려고 했을 땐 이미 늦은 새벽이었습니다. 그 날 바로 출근을 해

 

야 해서 별 수 없이 시댁을 나서서 오는 동안 신랑이랑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하

 

니 아침 6시가 넘더군요. 신랑은 1시간 남짓자고 일어나 출근하고 저도 곧 일어나 출근 해야 했

 

는데 정말 힘든 건 둘째치고 분이 차올라 폭발할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제사를 다녀온 후로 지

 

금까지의 결혼 생활 중에 가장 큰 싸움을 하고야 말았죠.

 

그런 시아버지께 그동안 신랑이 제게 말없이 용돈을 30만원씩 보내드렸었는데 어느 달 유독 돈

 

이 모자란 상황이 되어 이상한 생각에 통장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드러나고야 말았죠. 이유인

 

즉, 제게 언급하지 않은 30만원을 보내드린 같은 달에 이를 몰랐던 저는 시아버지 생신이니까

 

용돈 20만원 보내드리라고 해서 결국 한달만에 50만원을 보내드린 셈이 되었고 이로 인해 지출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연체죠, 연체. 내야할 것도 못내고 미루게 된 것! 시아버지는

 

저희 친정 부모님과 다르게 보내는 족족 다 받아왔고 지금도 여전하십니다. 고맙다는 말은 커녕

 

"아이고, 이런 걸 뭐하러 보내냐, 느그덜 잘 살믄 그만이지."라는 식상한 말은 고사하고 그저 주

 

면 주는 대로 당연한 듯 받아서 굿을 하는지 뭐를 하는지 꼬치에서 곶감 빼먹듯 금새 다 써버리

 

니까요. 그 일이 있고 난 후 신랑이 제 눈치도 봐야 했지만 재정상황이 여의치가 않아 시아버지

 

에게 용돈을 자주 보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흐른 후인 며칠전 다시금

 

시아버지께 용돈을 보내드리려고 나름대로 좋은 방법을 모색한 신랑과 또 한바탕 언쟁을 벌였

 

죠. 결국 저희 친정 부모님을 위해 런닝머신 저렴한 것 할부로 구입하고 시아버지께 30만원을

 

보내드렸는데 마음은 무겁습니다. 저희 친정 부모님께 인터넷으로 구매한 저렴한 옷 몇벌 들고

 

갔다가 뭘 이런 걸 사오냐고 너네 잘살려면 이런 거 사지말고 아껴서 모으라고 하시며 되려 제

 

게 용돈을 쥐어주셨으니까요. 그 걸 제가 뿌리쳤다고 집 밖까지 따라나오셔서 기어이 쥐어주고

 

가셨을 뿐 아니라 그 돈으로 화장품을 사다 드리니 화장품 사 쓸 능력은 되신다며 되려 돈을 더

 

주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친정 부모님 돈으로 런닝머신 사드리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저희

 

부모님도 넉넉치 않으신데 말입니다. 그렇게 저희 친정 부모님을 비롯 시아버님께는 30만원을

 

드린 후 신랑이 제 핸드폰으로 "아버지 방금 용돈 30만원 부쳐드렸어요." 라며 전화를 걸었는데

 

곧 끊지 않고 무슨 얘길 오래 하더니 신랑이 "아버지 그럼 그 거 xx(본인)한테 말씀하세요."라며

 

전화기를 건네주려 했습니다. 시아버지가 저랑 통화하기 껄끄러웠는지 결국 신랑이 저를 바꿔

 

주지 않고 끊더군요. 그리고 제게 "아버지가 잠바랑 티셔츠좀 사서 보내달라고 하시는데?" 그러

 

는 거예요. 끌끌끌. 혀를 찰 노릇이더군요. 용돈 보내드렸다고 방금 말떨어지기가 무섭게 옷까

 

지 사보내라는 뻔뻔스러움. 용돈 받으신 걸로 당신이 사 입으셔도 될 것을. 기분 나쁜 내색 않고

 

인터넷으로 꼼꼼하게 둘러본 후 갈아입으실 수 있도록 점퍼 두 벌, 티셔츠 서너장 구매해서 시

 

아버지가 바로 받아보실 수 있게끔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 아침에 시아버지가 제게 전

 

화를 하시더군요. 전화를 받으니 "아가 느가 옷 사서 보냈냐?" "예, 아버님, 받으셨어요?" "그랴,

 

근디 뭐 티를 이런 걸 보내써야~~~" "왜요, 아버님?! 맘에 안드세요?" "이, 그려, 색깔을 무신 이

 

런 걸 보냈냐, 나는 고상한 걸 입어야 하는디..."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맘에 안들어도 고맙다고

 

인사치례는 못하실 망정 맘에 안든다고 전화를 걸어 구구절절 얘길하니 말입니다. 사실 시아버

 

지에게 보내드린 옷 주관적 견해 없이 아버님들 입으시기에 단아하고 깔끔한 스타일 입니다. 색

 

상도 얌전한 걸로 골랐구요. 시아버지가 완전 고리타분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맘에 안드시리라

 

는 걸 예상했지만 사실 도시 아버님들은 평소 아무렇지 않게 잘 소화해 내시는 무난한 디자인,

 

무난한 색상이었습니다. 일전에 저희 친정 부모님이 시아버님께 양복셔츠에 레이어드해서 입는

 

고급 V넥 니트를 선물해드렸었는데 집들이 날 입고 오신 걸 보니 시아버님은 뭘 사드려도 마음

 

에 들어하지 않을 것은 물론 어울리기조차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V넥 니트를 양복셔츠

 

속에 입고 단추를 잠궜으니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V넥 니트를 속안에 내의처럼

 

입을 거면 뭐하러 챙겨 입느냔 말입니다. 양복 와이셔츠나 하나만 입으시지... 그런 분이 스타일

 

운운하시는데 제가 그 분 취향을 알 리도 만무하고 그 비위를 어떻게 맞출 수가 있을까 싶으니

 

애초에 당신이 직접 사시지 하는 원망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내색않고 "아버님 그럼 몇 벌 더 사

 

서 보내드릴께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어야, 아이 됐어. 비쌀틴디... 냅둬라. 내가 19일에 느그

 

집에 갈란다." 비쌀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사보내란 소리는 참 쉽게도 하시더이다. 그리고 며

 

칠 지나 신랑이 하는 얘길 들으니 참 노인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신랑을 통해 저보

 

고 서울 올라가서 티 몇벌 보고 사려니까 다시 사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비쌀틴디 냅둬라라

 

고 이미 끝난 얘기인데...

 

그렇게 해서 이번에 시아버지가 저희 집에 오게 됐는데 지난 번과 다르게 이번엔 서울에 볼 일

 

이 있어 들르는 것이 아닌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유는 분명한 거죠. 제게 무슨 한소리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몸소 올라오시는 것... 지레짐작일지는 두고보면 분명 알게 될테지만 명약관화

 

인 셈이죠. 아이출산 계획이 없는 게 아니라 차차 다 계획이 있어 현재 아기를 안갖고 있을 뿐인

 

데 아이가 안들어 서냐 어쩌냐 하면서 우리 부부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믿는지 암암리에 굿을

 

하지를 않나... 와서 할 말 중에 뻔히 포함되어 있는 내용일테지요. 예전처럼 또 다시 느그덜이

 

모셔야 한다가 아니라 당장 모시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참 갈수록 태산입니다.

 

며느리가 당신 자식과 잘 사는 게 우선이 아니라 당신 핸드폰비 의료보험비 케이블방송비 옷값

 

용돈 칠순잔치 다해드리고 훗날 모실 생각을 우선으로 당신께 효도나 하러 시집왔음을 명심하

 

라 하고 계시는 건 아닌지... 요즘은 '시집간다'가 아니라 '결혼한다'로 말이 바뀐 추세라는 걸 왜

 

모르고 저렇게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아들가진 시댁의 위세는

 

예전과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