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일놈의 보이스 피싱!

Yozoh2008.04.19
조회754

이틀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학원에서 막 끝나고(아마 6시 쯤 이었을겁니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느라 두 분 모두 집에 계시지 않으셔서 마음 놓고

숙제(동의어 - 컴퓨터)를 하고 있었죠.

아무 목적 없이 NEVER를 떠돌다가, '보이스 피싱을 주의하세요!'같은 제목의

기사를 클릭하여 찬찬히 읽어 보았습니다.

최근 조선족들을 등용하여 기업적인 보이스 피싱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기사더군요.

전 항상의 버릇대로 기사의 밑으로 내려가 댓글을 읽었습니다.

역시나 항상의 버릇으로 공감이 가장 많은 댓글을 클릭했죠.

보이스 피싱을 시도하던 조선족에게 욕을 댓발로 날려 엉엉 울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너무 웃겼습니다. 엉엉 울었다니...대략 웃어준 후 목이 칼칼하여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가던 중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받았습니다. '농협 은행 oo지점입니다.'라며 어눌한 한국말로전화 상대가 물어오더군요.

직감적으로 제 머리속에는 한 가지 공식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어눌한 한국말 - > 조선족 - > 보이스 피싱 사기범


...정도일까요.......정말 웃기는 생각이었지만, 왠지 그 때 감정이 고조되어

있었거든요. 마침 댓글로 욕설을 해서 엉엉 울게했다는 이야기도 봤고...

하지만, 대놓고 욕을 할 자신은 없었던 저는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뭐,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죠. 어차피 전화일 뿐이니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겠습니까?


"Hello, nice to meet you. I'm very fine. thank you. TV is good and bed.

Miky zzang, ohaio gozaimas, obasang, I'm going to Kim's office."


정도랄까나....네, 아무 말이나 지껄였습니다. 생각나는 영어 문장,

생각나는 일본어, 생각나는 중국어, 생각나는 외계어까지...

'빵상빵상?'...당연히 말했습니다.

한 40초 쯤 말했을까...뭔가 더 할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잠시 정적을

지켰달까...

그 때 답신(?)이 왔습니다.


"저기, 김성O 고객님 맞으시죠? 창구에 통장을 놓고 가셔서..."


웃음을 참고 있더군요. 킥킥 거리더군요. 날 비웃더군요...

전 아무 대답 없이 조용히 수화기를 살포시 내려놓았습니다.



나 무지하게 쪽팔려요,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