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의 고수가 되기까지 1 (펌)

로맨티스2003.09.25
조회1,394

세계 최강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채팅을 한번쯤 해봤으리라 믿는다..

나는 중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채팅을 했는데...

그 순수했던 시절 남중을 다니고 있던 나로써는

채팅의 목적이라함은 물론 여자였다. -_-v

어느날 채팅계에 입문하기로 결심한 나는

우리반의 채팅의 고수라 불리우는 한 녀석에게 개인지도를 받기로 하였다.

이녀석(앞으로 사부라 칭하겠다 ) 채팅으로만 여자 잘꼬시지 실제 얼굴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_-

다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오노의 사진을 봤을때

무심코 나오는 한마디와....

이녀석 얼굴을 처음 봤을때 나오는 한마디가

같다는 것만 말하겠다. -_-;

미안해 사부 심한말을 해서 -_-;;

하지만 사실인걸 -_-;

쿠...쿨럭 -_-;

 


하여튼 그렇게 교습(?)을 받던 첫째날.......

사부 : 채팅의 첫째는 닉네임이야. 채팅이란건 얼굴을 보면서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닉네임에 따라 너의 이미지가 결정 되는 거라구… 알겠지?

이녀석의 말에 상당히 감동을 받은 나는 -_-;;

멋있는 닉네임을 생각해 내기 위해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그래서 결국 슈퍼파워캡숑킹카 라는 닉네임을 했을리는......

없다…… -_-

-_-;;; 나도 그당시 어엿한 중1이나 됐단 말이다!!!

그딴 초딩틱한 이름을 쓸 순 없지 훗… -_-v

그래서 결국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나 : 야 ‘연필’ 어떠냐?

사부 : -_-

나 : s(-_-)z

사부 : -_-+++

나 : -_-;;;;

사부 : 연필이 뭐냐 대체! 채팅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나 : 왠지 시적이지 않냐? -_-

사부 : 우린 중학교 1학년이야 -_-+ 중학교 여학생들이 그런 닉네임을 상대나 하겠냐..?

나: 좋아 그럼……… ‘커피 한잔의 여유’

사부: -_-

나 : s(-_-)z

사부: -_-+

나 : -_-;;;;;;;;

사부: 한번의 기회를 더주마 -_-+ 다시 생각해봐

이때 내 뷁스럽던 심정을 스타버젼으로 표현하자면

커맨드 샌터 하나 달랑남은 상황...

공중부양술로-_- 도망가는 비참한 상태에서

지상에선 감염된 테란이... 공중에선 스콜지가 몰려오는 듯한

압박감 -_-;;;을 느꼈고,

다크템플러가 SCV들을 하나 둘씩 베어갈때

컴셋 에너지가 차기만을 기다리는 초조한 마음이 겹쳐왔다. -_-;;

ㅋ ㅑ~~ 완벽한 심리묘사 -_-;;;

하지만.. 스타를 모르는 분이라면 낭패 -_-

어쨌든...

다시 곰곰히 생각한 내입에서 나온 한마디

나: 그럼 ‘비오는날에 커피 한잔’ 어떠냐?

사부:-_-;

나:-_-;

사부:-_-+

나:-_-;;;;;;;;;;;;;;;;;;;;;;;;;;;

사부: 우린 중학생이란 말이다 이눔아! 중학교 1학년생이 누가 비오는날에 커피나 마시고 싶겠냐?

아무래도 넌 가망이 없다. 내일까지 기회를 주지 -_- 생각해와라

내 자신이 그당시 내 나이에 비해 너무 어른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것에

충격을 먹은 나는 집에가서 컴퓨러를 키고 첫번째 채팅에 도전해 보았다.

당시 닉네임은 커피 세잔의 여유 -_-;;

커피 한잔의 여유로 하려다가 중복되는 닉네임이 있어서 세잔으로 했다 -_-;;

중복된다고 두잔으로 하면 쪽팔리잖아 -_-;;

그렇게.... 나의 첫채팅은 시작됐다.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그당시 채팅용어란 하나도 모르던 나였다 -_-;;)

벙개걸> 하이~!

민혁님짱> 하이

커피 세잔의 여유> 다들 뭐하고 계시나요?

벙개걸> 그럼 우리 몇시에 만날까?

민혁님짱> 5시쯤에 두명정도 데리고 나갈께

커피 세잔의 여유> 두분 만나시는 건가요?

벙개걸> 그럼 삐삐번호 불러봐

(그당시에는 삐삐 시대였다 -_-;)

민혁님짱> 015-1234-5678

커피 세잔의 여유 : 삐삐도 가지고 계시는군요 저도 하나 갖고 싶은데… <--- 대체 내가 왜 이런말을 했는지 -_-;;

벙개걸> 쫌있다 삐삐 칠께 근데 너 친구들 잘생겼어?

민혁님짱> 응~! 걱정말고 나오기나해~

커피 세잔의 여유> 삐삐는 얼마정도 하죠?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강퇴당하셨습니다. ##

 

-_-;;;;

그렇다. 나는 첫번째 채팅에서 강퇴를 당하는 수치스러운 기록을 남긴것이다. -_-v

하지만 그당시 난 강퇴라는 것이 뭔지 몰랐고 컴퓨러가 에러 걸려서 튕긴줄 알고

다시 그방에 들어갔다 -_-;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컴퓨터가 잠깐 에러나는 바람에 튕겼네요…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강퇴당하셨습니다. ##

 

-_-;;

 

나는 급기야 컴퓨터를 재부팅했고 다시 클릭한 그방에는 이제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세지가 떴다 -_-;;

치사한것들..... 컴퓨터 에러걸린거 가지고 쯥… 그래 둘이 얼레리 꼴레리 해라

라고 한마디 뱉고나서 두번째 방을 시도해 보았다.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성신중일진짱> 야 저넘 닉네임 바라 죽이는데~~

성신중일진짱꼬봉> 그러게… 저거 아저씨 아니야??

커피 한잔의 여유> 전 중학교 1학년인데요

성신중일진짱> 여긴 중학생 서번데 아저씨가 왜 들어와~ 나가~~

순간 욕이 나올뻔 했지만 채팅에서 욕하는건 예의가 아니라는 말을 얼핏 들은적이 있길래

그냥 그 즉시 방을 나왔다.

물론 그냥 나가긴 열받으니까 모니터에 침 한번 뱉고 -_-;

대략 5초후 아 이거 내컴퓨터지 하는생각에 바로 딱았음은 물론이다 -_-;;

그리곤 다시 생각에 잠겼다.

정녕 커피 세잔의 여유로는

중학생 서버에서 채팅을 할 수 없단 말인가…

난 내자신이 나름대로 멋있다고 생각했던

닉네임의 패배를 인정 할 수 없었고 -_-;

이번엔 좀더 강하게 나가기로 하고 3차 시도에 들어갔다.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커피 세잔의 여유를 함께 즐기실 분 안계십니까?

아무리 내가 썼다지만... 그당시 이말을 쓰고 얼마나 감동을 먹었던지... -_-;;

눈물 1g정도 흘리며 흐뭇해 했다.

김모양 남푠> 혼자 마셔요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강퇴당하셨습니다. ##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_-;;;


4차시도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커피 세잔의 여유를 함께 즐기실 분 안계십니까?

권민석> 저요!

커피 세잔의 여유> 혹시 남자분 아니신가요…?

권민석> 네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퇴장하셨습니다. ##


-_-;;


5차시도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커피 세잔의 여유를 함께 즐기실 분 안계십니까?

명동쌔끈녀> 모야 저 느끼한 놈은 방장 저사람 강퇴해!!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퇴장하셨습니다. ##

 


훗… 내가 먼저 나왔지롱 나의 승리다-_-v

6차시도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

커피 세잔의 여유> 안녕하세요? 커피 세잔의 여유를 함께 즐기실 분 안계십니까?

성신중일진짱> 저색히 또왔네

커피 세잔의 여유> 헉-_-;;

## 커피 세잔의 여유님께서 퇴장하셨습니다. ##

 

-_-;;;


이렇게 몇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커피 세잔의 여유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_-;

그리고 다음날… 사부 한테가서 어제의 일을 설명했다.

사부 : 몇번을 말하냐 넌 중학교1학년이야!! 중학교1학년 여자애들이 좋아할말한 닉네임을 생각하라고!!

나 : 난 아무래도 이상한거 밖에 생각이 안나서 -_- 니가 몇개 만들어봐 그중에서 골라볼께

사부 : 좋아.... 요즘 유행하는 말이 '짱'과 쌔끈'이니까.....

(그당시 이 두가지 신조어가 막 생겼을 때였다.)

이 두개를 합쳐서 만들어봐 -_-

나 : 흠… 그렇다면 쌔끈하게 비오는날에 짱멋진 커피한잔 어때?

물론 이런말은 하지 않았다 -_-;;

나 : 쌔끈짱소년 어때?

돌던지지 마라-_-;; 난 그당시 중학교 1학년생이였다

사부 : 그건 쫌 허전해… 앞에 나이를 붙여봐~

그리고 이녀석 또한 당시 중학교1학년생이였다 -_-;;

나 : 14세쌔끈짱소년~!!!

내가 말한거긴했지만 이땐 말해놓고도 얼마나 감격을 먹었던지....

14세쌔끈짱소년.....

반항적인 이미지와 순수한 이미지가 결합된....얼마나 완벽한 닉네임 이던가 ㅠㅠ

쿠..쿨럭... 좀 오반가 -_-)>

어쨌던 사부놈과 이리저리 상의한 끝에

'14세쌔끈짱소년'은 너무 부담스러울꺼 같아

최종적으로 짱을 빼고 '14세쌔끈남'이라는 닉네임을 쓰기로 하였다. -_-;

그리고 방과후… 사부와 함께 학교 근처 피시방으로 향했다...

물론 채팅을 하기 위해서 -_-;;

그렇게해서 그 날부터 나는…

본격적인 채팅에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잊지 못할 나의 첫사랑 또한

채팅으로부터 시작되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