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톡을 즐겨보는 20대 처자입니다 톡에 올라오는 요런조런 얘기들을 읽다가, 저도 괜히 글 하나 남기고 싶어져서 없는 글솜씨에 용기를 냈습니다.. 보름전쯤에 저희 어머니 생신이었거든요 올해로 꼭 50세 되는 생신이시기에 뭔가 나도 큰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더랬습니다 헌데, 제가 아르바이트 한 돈은 원래 어머니 드리고 용돈 받아 쓰는 입장인 터라 모아둔 돈 없는 '가난한 대학생' 중 한명이거든요. 학교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잔고 확인을 해보니, 얼추 20만원 여유돈이 있길래, 고민하다가 15만원 정도를 인출했습니다 굽이 5cm만 넘어가면 힐 신고 걷지도 못하는 저에게, 발이 편한걸 신어야 한다면서 늘 고심해서 제 구두를 사오시는 어머니는, 늘 만원 이만원 짜리 저렴한 구두 신으시던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또 워낙 검소하고 꼼꼼하셔서 그런 구두 한 번 사셔도 정말 오래 신으십니다; 전 너무 덜렁대서 한 달 있으면 구두 뒤가 다 망가진다는;; 이참에 구두 하나 좋은거 해드려야지 하고 마음먹고 돈을 뽑긴 뽑았는데 뭐 비싼걸 신어봤어야 어디 구두가 좋은건지 얼마쯤인지 알지 말입니다.. 생각나는건 '금○제화' 하나더군요; 그래서 학교 끝나고 아버지랑 어머니를 종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근데 막상 종로에 도착하니 사거리에 있던 그 커다란 '금○제화' 모시깽이 건물이 안보이더군요 종로 참 뻔질나게 왔다갔다 했는데, 워낙 눈썰미가 없는 탓도 있고 길치인 탓도 있고.. 마음은 급하고 해서, 급기야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에게까지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만, '종로' 길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몰라 해버리더군요.. 뒤에서 서성이시던 부모님은 뭘 그렇게 찾는거냐면서 맛있는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하시기에 저녁을 먹고 나오니 여태 안보였던 금○ 간판이 크게 반대편 사거리에 서 있는게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혼자 또 헷갈려서는 다른 사거리에서 부모님까지 서성대게 만들었던 거죠;; 그래서 얼른 모시고 갔더래니 여길 왜 가냐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문 밖에서 아니 들어오시대요.. 여기 얼마짜린줄 아냐면서 안들어오시는 부모님 손을 잡고 겨우겨우 안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안에 손님 한 분이 계셨는데 직원분들 전부 옆에서 이것저것 권해드리고 하는데, 저희 들어왔을 때는 "어서오세요" 한마디도 없더군요.. 당연히 오는 직원분도 없고.. 조금 뻘쭘하기도 하고 이런 매장 방문도 저도 처음인지라 어색했는데.. 그냥 웃으면서 "엄마 잘됐다 눈치 보지 말고 이 참에 신고싶은거 다 신어봐" 했드랬죠.. 처음에는 미동도 안하시던 어머니가.. 그래도 예쁜 구두가 앞에 허벌나게 많으니, 조금씩 구경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근데 겉에 구두는 아니 보시고 구두 밑에만 다 뒤집어서 보시더군요.. 그 밑에 가격 택이 다 붙어있는지라..; 옆에서 보다보다가 "엄마 구두 밑에 보지 말고 위에 보고 골라야지" 하긴 했는데.. 막상 보니까 죄다 198,000원이더군요? 가진 돈까지 2,3만원 모자르기는 했는데 그정도야 아버지라도 보태주시겠지 하고.. 가격 걱정말고 고르라며 큰소리를 있는대로 쳐댔습니다 (이때까지도 남은 손님 한 분 나가셔도 쳐다보지도 않는 직원분들.. 이런데 처음인데 좀 골라주기라도 하시지..야속했습니다;) 한참을 뜸들이시고 신어보시기도 하시고, 조금씩 웃으며 고르시다가 마침내 까만색 구두 하나를 고르셨는데.. 어디서 아버지가 토오픈 구두를 하나 털레털레 들고 오더니 "여보 이게 더 잘어울려" 하십니다.. 근데 저희 아버지가 또 고런데에 보는 센스가 조금 있으신지라^^; 제가 봐도 너무 예쁜거예요.. 곧 봄이고 토오픈이 훨씬 예쁠거 같고 - 어머니도 보자마자 좋아하시고.. 그래서 망설일 거 없이 고걸로 결정해서 계산대로 들고 가보니.. 그제야 직원분의 첫마디.. "전국 품절 상품이라 지금 이 모델 하나 남아있습니다.." 라고 하시는데, 새 구두 원하시면 주문 다시 넣어드린다고.. 그러자 어머니가 웃으면서 사이즈도 맞는데 그냥 신으시겠다고 하셔서, 그냥 그 구두로 바로 포장했습니다.. 계산하려는데 아버지가 뒤에서 10만원을 찔러주시더군요;; 너 돈없는거 아는데 그러지 말라고..; 그리하여 됐다고 아버지랑 힘겨루기 하다가 결국 그냥 제 돈으로 다 냈습니다.. 다행히 그 구두가 148,000원이라..ㅋㅋ; 봉투째로 다 내고 2천원 거스름돈 받았지요 예쁘게 포장된 구두 들고 나오면서 어머니가 "우리가 못난거 신고다니니까 직원들이 아예 묻지도 않네^^" 하면서 웃으시는데 그 직원들 더 미워지고 ㅋㅋㅋ "..내가 살다보니 우리 딸한테 이런 것도 받아보네.." 하시는데 눈물이 자꾸 날 거 같아서 앞에서 휘적휘적 지하철 역까지 걸었습니다.. 매번 여름때마다 제가 사는 샌들만 해도 몇 개인데.. 앞으로 10년은 문제 없다면서 뒤에서 자꾸 웃으시는데 너무 죄송해서.. 보름이 넘은 이야기고, 날도 따뜻해졌습니다만 어머니가 그 구두 신으시는거 한 번도 못봤습니다..ㅋㅋ "엄마 왜 안신고 나가? 날 따뜻한데.." 하면.. "..아까우니까.." 하고 그 날 집에 와서 신고 거울 보신게 다예요 ;;ㅋ 한 번 좋은거 신으면 다음에도 또 좋은 거 신고 싶어질테니 자주 안신을 거라고 하시길래.. 취업하면 많이 사드릴테니 제발 한 번만 신고 나가라고 말씀드렸지만서도.. 오늘 아버지랑 데이트에도 또 다 닳은 구두 신고나가셨습니다.. ...말이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네요; 그냥 뭐, 처음 가 본 금○제화 그 직원분이 그날은 조금 미웠고.. 어머니께 많이 죄송스러웠고.. "내 생일엔 2만원짜리 낚시 찌라도 하나 사줘.." 하는 아버지의 생신 선물을 벌써 고민중이라는.. 고런 소소한 이야기였어요 날이 참 따뜻한 주말입니다.. 언제나 약속이 잡혀있던 주말에, 그것도 시험이 끝난 화창한 날에, 집에서 톡을 쓰고 있는 내 신세가 갑자기 처량합니다.ㅋㅋㅋㅋ 오늘도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엄마와 금○제화 구두와 그 직원..
안녕하세요,
저는 톡을 즐겨보는 20대 처자입니다
톡에 올라오는 요런조런 얘기들을 읽다가,
저도 괜히 글 하나 남기고 싶어져서 없는 글솜씨에 용기를 냈습니다..
보름전쯤에 저희 어머니 생신이었거든요
올해로 꼭 50세 되는 생신이시기에 뭔가 나도 큰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더랬습니다
헌데, 제가 아르바이트 한 돈은 원래 어머니 드리고 용돈 받아 쓰는 입장인 터라
모아둔 돈 없는 '가난한 대학생' 중 한명이거든요.
학교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잔고 확인을 해보니,
얼추 20만원 여유돈이 있길래, 고민하다가 15만원 정도를 인출했습니다
굽이 5cm만 넘어가면 힐 신고 걷지도 못하는 저에게,
발이 편한걸 신어야 한다면서 늘 고심해서 제 구두를 사오시는 어머니는,
늘 만원 이만원 짜리 저렴한 구두 신으시던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또 워낙 검소하고 꼼꼼하셔서 그런 구두 한 번 사셔도 정말 오래 신으십니다;
전 너무 덜렁대서 한 달 있으면 구두 뒤가 다 망가진다는;;
이참에 구두 하나 좋은거 해드려야지 하고 마음먹고 돈을 뽑긴 뽑았는데
뭐 비싼걸 신어봤어야 어디 구두가 좋은건지 얼마쯤인지 알지 말입니다..
생각나는건 '금○제화' 하나더군요;
그래서 학교 끝나고 아버지랑 어머니를 종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근데 막상 종로에 도착하니 사거리에 있던 그 커다란 '금○제화' 모시깽이 건물이 안보이더군요
종로 참 뻔질나게 왔다갔다 했는데,
워낙 눈썰미가 없는 탓도 있고 길치인 탓도 있고..
마음은 급하고 해서,
급기야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에게까지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만,
'종로' 길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몰라 해버리더군요..
뒤에서 서성이시던 부모님은 뭘 그렇게 찾는거냐면서
맛있는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하시기에 저녁을 먹고 나오니
여태 안보였던 금○ 간판이 크게 반대편 사거리에 서 있는게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혼자 또 헷갈려서는 다른 사거리에서 부모님까지 서성대게 만들었던 거죠;;
그래서 얼른 모시고 갔더래니 여길 왜 가냐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문 밖에서 아니 들어오시대요..
여기 얼마짜린줄 아냐면서 안들어오시는 부모님 손을 잡고
겨우겨우 안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안에 손님 한 분이 계셨는데 직원분들 전부 옆에서 이것저것 권해드리고 하는데,
저희 들어왔을 때는 "어서오세요" 한마디도 없더군요..
당연히 오는 직원분도 없고..
조금 뻘쭘하기도 하고 이런 매장 방문도 저도 처음인지라 어색했는데..
그냥 웃으면서 "엄마 잘됐다 눈치 보지 말고 이 참에 신고싶은거 다 신어봐" 했드랬죠..
처음에는 미동도 안하시던 어머니가..
그래도 예쁜 구두가 앞에 허벌나게 많으니, 조금씩 구경을 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근데 겉에 구두는 아니 보시고 구두 밑에만 다 뒤집어서 보시더군요..
그 밑에 가격 택이 다 붙어있는지라..;
옆에서 보다보다가 "엄마 구두 밑에 보지 말고 위에 보고 골라야지" 하긴 했는데..
막상 보니까 죄다 198,000원이더군요?
가진 돈까지 2,3만원 모자르기는 했는데 그정도야 아버지라도 보태주시겠지 하고..
가격 걱정말고 고르라며 큰소리를 있는대로 쳐댔습니다
(이때까지도 남은 손님 한 분 나가셔도 쳐다보지도 않는 직원분들..
이런데 처음인데 좀 골라주기라도 하시지..야속했습니다;)
한참을 뜸들이시고 신어보시기도 하시고,
조금씩 웃으며 고르시다가 마침내 까만색 구두 하나를 고르셨는데..
어디서 아버지가 토오픈 구두를 하나 털레털레 들고 오더니
"여보 이게 더 잘어울려" 하십니다..
근데 저희 아버지가 또 고런데에 보는 센스가 조금 있으신지라^^;
제가 봐도 너무 예쁜거예요.. 곧 봄이고 토오픈이 훨씬 예쁠거 같고 -
어머니도 보자마자 좋아하시고..
그래서 망설일 거 없이 고걸로 결정해서 계산대로 들고 가보니..
그제야 직원분의 첫마디.. "전국 품절 상품이라 지금 이 모델 하나 남아있습니다.."
라고 하시는데, 새 구두 원하시면 주문 다시 넣어드린다고..
그러자 어머니가 웃으면서 사이즈도 맞는데 그냥 신으시겠다고 하셔서,
그냥 그 구두로 바로 포장했습니다..
계산하려는데 아버지가 뒤에서 10만원을 찔러주시더군요;;
너 돈없는거 아는데 그러지 말라고..;
그리하여 됐다고 아버지랑 힘겨루기 하다가 결국 그냥 제 돈으로 다 냈습니다..
다행히 그 구두가 148,000원이라..ㅋㅋ;
봉투째로 다 내고 2천원 거스름돈 받았지요
예쁘게 포장된 구두 들고 나오면서
어머니가 "우리가 못난거 신고다니니까 직원들이 아예 묻지도 않네^^"
하면서 웃으시는데 그 직원들 더 미워지고 ㅋㅋㅋ
"..내가 살다보니 우리 딸한테 이런 것도 받아보네.."
하시는데 눈물이 자꾸 날 거 같아서 앞에서 휘적휘적 지하철 역까지 걸었습니다..
매번 여름때마다 제가 사는 샌들만 해도 몇 개인데..
앞으로 10년은 문제 없다면서 뒤에서 자꾸 웃으시는데 너무 죄송해서..
보름이 넘은 이야기고, 날도 따뜻해졌습니다만
어머니가 그 구두 신으시는거 한 번도 못봤습니다..ㅋㅋ
"엄마 왜 안신고 나가? 날 따뜻한데.." 하면..
"..아까우니까.."
하고 그 날 집에 와서 신고 거울 보신게 다예요 ;;ㅋ
한 번 좋은거 신으면 다음에도 또 좋은 거 신고 싶어질테니 자주 안신을 거라고 하시길래..
취업하면 많이 사드릴테니
제발 한 번만 신고 나가라고 말씀드렸지만서도..
오늘 아버지랑 데이트에도 또 다 닳은 구두 신고나가셨습니다..
...말이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네요;
그냥 뭐, 처음 가 본 금○제화 그 직원분이 그날은 조금 미웠고..
어머니께 많이 죄송스러웠고..
"내 생일엔 2만원짜리 낚시 찌라도 하나 사줘.." 하는 아버지의 생신 선물을
벌써 고민중이라는..
고런 소소한 이야기였어요
날이 참 따뜻한 주말입니다..
언제나 약속이 잡혀있던 주말에, 그것도 시험이 끝난 화창한 날에,
집에서 톡을 쓰고 있는 내 신세가 갑자기 처량합니다.ㅋㅋㅋㅋ
오늘도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