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주. 아직도 숨기고 있습니다.

아...2008.04.30
조회10,906

 

 

방금 답답한 마음에 달력을 펼쳐 날짜를 세어보니

33주2일 됐네요. 물론 임신이요.

집에서는 모릅니다.

아가씨가 그렇게 살이 쪄서 어떻게 하냐고 하십니다.

아가씨 배가 그게 뭐냐고 하십니다.

언니는 아무래도 엄마보다는 혼전임신 얘기를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저보고 이상하다고 .. 배에는 이렇게 살이 많이 쪘는데

다른데는 어떻게 배만큼 살이 안쪘냐구 합니다..

제가 봐도 다른데는 살이 쪘다기보단 임신 해서 부은 듯 합니다....

 

정말 정말..

양쪽 집에 알리고 혼인신고부터 하고 살고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정말 간절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비전없고 능력없는 남자친구.

저와 나이차는 11살차이인데.. 생활력도 꽝이고 책임감도 꽝이고..

회사를 다니는 직장은 없고 따로 하는 일이 있는데

그거는 하루하루 돈이 손에 쥐어지기 때문에 (노가다 일용직은 아님..)

그때그때 쓰는걸 좋아하고 하루 일해도 10만원 안팎의 돈을 벌기 때문에

돈도 흥청망청입니다..

 

제가.. 제가 번돈이 아니니까 여태 말을 못 하고 있다가 (돈쓰는거 조절만 좀 해줬구요)

얼마전에 '우리 그 돈 내 통장에 넣어놓을까?' 했더니 좋답니다. (남친은 신불자)

그 얘기를 하고 3~4일 뒤.. 뒷주머니에 돈을 두둑하게 넣어놓고 있길래

통장에 넣자구 하니까 막 변명을 늘어놓는데....

내 돈이 아니다, 누구 줘야되는돈이다

뭐.... 잘 알아듣지도 못할 얘기를 갑자기 주절주절 횡설수설 하더라구요

제가 그 돈을 내가 어떻게 하냐구 돈 모아야 애기 태어나면

살 집도 구하고 애기 옷, 분유,기저귀들

당장 애기 낳으려고 해도 들어가는 돈이 한두푼인줄 아냐ㅡ하면서 따졌습니다.

 

정말 억울하더라구요.

누구는 아기 생기면 기다렸다는 듯이 상견례 하고 예쁜 결혼식 하고

예쁜 집에서 태교 시켜주는데... 저는 맘고생만 죽어라 하고 있는게..

오늘도 ... 오늘부터 3일간 일한다고 하더라구요.

돌아오면 돈 다 뺏어서 통장에 넣어버리고싶은데.......

남친의 그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보면 '아 됐다!' 하고 말게될게 뻔하구..

 

앞길이 막막합니다.

저 학교 다니는 대학생인데..

매일매일 배에 힘주고 다녀야하구.

혹시나 배 더 나올까봐 아침부터 학교 끝날때까진 쫄쫄 굶다가

집에 오면 먹습니다..... 집에선 큰 옷을 입으면 그나마 티가 안나니까..

답답하고 너무 싫습니다.

 

웃긴게 이렇게 되니까 내잘못이면서

애기 원망을 하게 됩니다......

차라리 하루라도 더 빨리 나오길 빌고...

입양 보내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

전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