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삶속에서)

들국화2003.10.01
조회28,183

살아가면서...(삶속에서)

 

 

살아가면서...(삶속에서)~~~~~~~~~~~~~~~~~

새벽에 살짝 뿌린비는 촉촉히 대지를 적시고....

흐린 하늘아래  아파트 내  가로수인 느티나무는  어느새  하루가 다르게

아침에 일어나 볼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빨간 빛으로 서서히 옷을 갈아 입는다.

 

내일 아침이면 또 다르리라....

가을은 이렇게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깊어간다..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고 ....

 

어느새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난방을 한  거실 바닥이

 내 발끝에 와닿는  따스한 온기가

이렇게 따뜻하고 좋게 느껴지다니....

이렇게 행복하게 느껴지다니....

녀석들이 땀을 흘리고 차거운 냉수를 찾으며 덥다고 말하던게 엊그제 같건만...

 

새로운 시월을 맞으며 아침에 달력을 넘기며

새삼 옛기억이  살아나서 난 녀석들에게  말했다.

아~~~! 오늘이 국군의날이네~~~예전엔 국군의날이면 휴일이었는데...

한글날도 그랬고....라고..

큰녀석은 얼른 엄마의 말을 받으며....와~~! 좋았겠다..

그럼  시월달에 제일 많이 놀았겠다~~~그치? 엄마? 라며 되 묻는다.

 

그럼....그랬지...시월달이 제일 좋은달이었지...노는날이 많았으니까..하며

빙그레 웃어본다...

 

녀석도.....참.....

그래 너도  노는날이 많은게  좋은가 보구나...

그럼 당연하겠지...그건 누구나 그럴테니까....

 

어제 저녁엔  야근을 하는 그이를 서둘러 배웅을 하고

큰녀석의 소원을 들어 주기위해 부천 호수공원에 갔지요.

그곳에선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이탈리아 전통의 빛의 축제 '루미나리에'가

개최된답니다.

 

어젠 모 방송국 '열린음악회'를 녹화하는데

큰녀석이 사춘기라서 그런지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한사코 가자고

사정을 하길래  갔었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나 많이 쏟아져 나온 인파에

그냥 입을 벌리고 말았지요...

사람의 물결에 떠밀려 움직여야 한다고 할까요....

하지만 셀 수 없는 수만개의 전구에서 나오는  그 빛은 오묘하고 환상적이더군요..

 

  

 

제가 사는 곳은 인천이지만  부천과 인천의 경계선에 가까운 지역이기에

걸어서 10분 거리이기에 늘~~~가족들과 운동도 다니고 저녁에 바람도

쐬러 나가기도 하고 .......

 

 한여름 무더운 밤엔 아이들 재워놓고   늦은밤에 둘이서

 캔맥주 두개에 오징어 사가서 벤취에 앉아  마시며 ...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바람  맞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이는 그때 가로등 불빛아래  앉아 있는 내게 이런말을 했었지요..

당신도 이제보니  참 목이 길다~~~~! 라고...^^

 

무드없는 남자...

마누라 목이 길다는걸 이제야 느끼다니...결혼 십년이 넘었는데...

하기야... 마누라 볼에 웃거나 말하면 오목하게 패이는 보조개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당신인데......

 

얼마전에  막내 밤토리녀석 볼에 조그맣게 패이는 보조개를 보곤

누굴 닮아서 보조개가 있는거야?라며  말하는 당신에게

나는 볼을 내밀며  볼에 힘을주어 깊게 파 보았었지요.. 

내 볼에서 보조개를 발견하곤  마냥 신기해하던 모습에 난 그저 황당했답니다..

남들은 다 아는 것을..... 당신은 왜 모를까요....

 

 

그러니 당신은 맨날 나한테 그런말만 하는게 아닌가요...

신혼때나 지금이나 당신은 똑같아~변한게 없어~~라고...

보세요.....자세히...제 얼굴을....

세월의 흐름을 당신의 아내라고 비켜가겠는지요...

당신이  맨날   날  그렇게  대충보니  눈치를 못 채는 거겠지요..

 

그래요...당신은 언제나 한결 같아요...

오늘처럼 흐린날이건 ...비가오는 날이건...바람부는 날이건..눈이오는 날이건...

마음의 변화가 없이 일정하지요...

 

그런 반면 당신의 아내는 ...

아침마다  바람결도 다르다는걸 느끼고...비가오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좋고...

낙엽이 떨어지면  그 낙엽 바라보며 쓸쓸해하고 .....흐른날은 우울해하고...

구름 한점없는 투명한 가을하늘을 보면  괜시리  들떠서

 하루종일 콧노래 부르며  밝은 기분이 되기도 하지요.

 

내가  얼마전 당신한테  어느 계절이 좋으냐고 물었을때

당신은  특별하게 좋아하는 계절은 없지만 굳이 고른다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좋지않느냐고 했지요....

그래요...당신은 참  활달한 성격이라서 그런가봐요..

 

하지만...

난 가을이 좋은걸요...

모든게 풍성하고 풍요롭고....

 온 산을 타는듯이  붉게 물들이는 단풍이 좋고...

가슴속에 파고드는 그 쓸쓸한 바람결이 좋고...

낙엽 밟는 소리가 좋고...

낙엽 태우는 냄새가 좋고....

곱게 물든  빽빽한 가로수 아래  다정히 손잡고....

끝이 보이지 않는  쭉~~~뻗은 비포장 도로위를  마냥 걸어가고 싶으니...

이런 난 아직도 소녀일까요....마음이....

 

내가 흔들려도 내곁엔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당신이있기에

나 언제나 당신 어깨에 기대어 이겨낼수 있답니다.

나의 여린마음 옆엔  늘~~~ 당신의 변함없는 마음이 함께 하기에....

 

평소엔 야근을 마치고  밝은 모습으로 현관을 들어 오는데....

오늘 아침엔  지친 당신의  목소리에 뭔가...어디가 안좋구나...생각했는데..

역시....캐묻자  맥없이 등이 아프다고 하며

막둥이 녀석에게 등을  한참을 밟으라고  하는 당신을 보고

걱정이 앞섰지요.

 

하지만 당신은 내게 걱정하지 말라며 한의원에가서

물리치료를 받고는 한결 괜찮아졌다는 밝은 표정으로 날 안심시켜 주었지요..

당신은 알지요......

내게는 오로지 믿고 의지할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는걸....

 

지금 피곤한 모습으로 잠든 당신의 보며...

살며시 당신이 잠든 방문을 닫습니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는  저녁엔....

 늘... 하던대로 당신의  밝게 웃는 얼굴과 장난끼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내곁엔 늘 당신이  함께 해 줄 것을  믿는답니다... 

당신은 소중한 내사람이기에.....

 

 

 

※ 가을이 깊어가는 아름다운달....  시월의 첫날입니다.

    넓은 마음으로 배려하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아름답고 따뜻한 시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0대방 모든분들 새로운달 시월에도

 늘~~~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