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요청합니다(광우병관련)

L20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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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주장을 펴기에 앞서 저는 여러분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안전한 사회에 살기를 희망함을 밝힙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기사 이후로는 어디를 가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시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 의사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이 그 반대의 움직임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청계천에 다녀오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마주쳤습니다. 시위 현장에는 열기가 들끓었고 여기저기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었습니다. 곳곳에선 비판의 수위를 넘어서 비난에 걸맞는 발언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시위대의 중심에는 연설가들이 있었고 그들은 열변을 토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들이 시위대의 구심점이고 이번 시위의 주역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위를 보면서 걱정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과연 이 시위가 적절한 것일까? 우리가 접하는 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제가 본 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격렬해졌고 그 결과 뜻 깊은 열변은 무의미한 비난으로, 하나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모인 그 집회는 다량의 분노를 떠안고 해산해 버렸습니다. 과연 시위가 이렇게 정서적 만족을 위한 것으로 일부 퇴색하는 것이 옳은가?

 

 시민 여러분은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십시오. 어릴적 학교에서 우리는 시험 문제의 선택지에 '모두', '항상' 이라는 단어가 있을 때 그 선택지는 답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극단적인 것은 다른 의견을 수용할 여지를 두지 않고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반드시'라는 말로 단정지어진 표현은 주변의 이단을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을 정도로 규정지은 채 판단하는 거울적 사고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극단이 답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이 정보가 과연 참인 정보입니까? 그렇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분명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거쳐 조금은 과장되어버린 정보일 것입니다. 그러한 과장은 일련의 괴담-현재의 광우병에 얽힌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물론 진실도 있습니다만, 시민 여러분께서 매체와 사람들의 입을 여러번 거치며 부풀어버린 정보를 진리로부터 걸러내어 판단하는 능력을 함양하시기를 저는 희망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저도 하고 싶은 일이 많으며, 제가 살고 있는 사회가 질병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길 바랍니다. 따라서 저는 광우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쇠고기의 수입에 반대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격렬해지는 시위속에서 시민 여러분이 냉정한 마음을 되찾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시위대가 보여준 이러한 격렬한 극단성은 집결된 힘을 다른 곳으로 사용하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무언가 지시할 만한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분 그 누구에게 견주어보아 내세울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제게 여러분이 제가 한가지 충고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

 

 맹목적으로 앞으로 나가기만 하는 걸음 대신 한걸음 물러서서 이 현실을 바라보아 주십시오. 그 현실을 직시하며 여러분의 차가운 이성을 가다듬어 주십시오. 그리고 부탁합니다. 현란하게 치장된 정보와 와전된 지식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이성을 보여주십시오. 선정적인 속삭임에도 굳건한 자세로 흔들리지 말아 주십시오.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객관적인시각을 견지해 주십시오.

 

  사회의 이단이 되어 주십시오. 다수가 극단으로 치닫을 때 하나의 작은 목소리는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일등 조타수가 됩니다. 여러분이 사회의 진리를 추구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사실이 아닌 말들과 감정으로 휩싸인 외침들을 멀리하여 주십시오. 여러분은 이 사회의 주인입니다. 주인다운 면모를 보여 주십시오. 이렇게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