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의 세시풍속

또이200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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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백과를 수확하는 한로(寒露)

 

24절기의 열일곱 번째로 추분과 상강 사이에 들며, 양력으로 10월 8~9일경이다. 해는 황도 195도의 위치에 온다. 한로는 찰 '한(寒)', 이슬 '로(露)'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서리로 변하기 직전이고, 세시명절인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과 비슷한 때이다.

옛 사람들은 한로 15일간을 3후(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중후(中候)에는 참새가 적어지고, 말후(末候)에는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였다. 이때는 오곡백과를 수확하고, 타작이 한창인 시기이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고, 벼가 여물어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것을 보면 괜히 배가 부르다.
벼를 베거나 타작하는 날은 무슨 잔칫날처럼 부산하고 고될망정 수확을 하는 농부의 얼굴은 환하기만 하다. 길손이 지나면 꼭 불러 새참이나 점심을 함께 했고,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돌려 먹을 줄 알았다.

또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여름새 대신에 기러기 등 겨울새가 오는 때이다. 한로를 전후하여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며, 온갖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한다.

이때쯤 높은 산에 올라가 수유(茱萸)열매를 머리에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로와 상강에는 시절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데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가을(秋)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는 뜻으로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