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뒤에서 조종하는듯한 지금 세태는

고도리200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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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북한 당국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과 정치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

 

모든 언론 매체를 총 동원하다시피 하여 ‘전쟁 정권’ ‘반 공화국 책동’ ‘호전 정권의 파멸’ 등 극렬한 비방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핵·개방·3000’의 큰 틀 속에서 이뤄진다고 볼 수 있으며 ‘경협 4요소’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원칙에 입각한 식량 지원’ 등 모든 제안들이 오히려 평화 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이처럼 생트집을 잡는 것은 아마도 국내 사정의 제약 때문으로 봐야 할 것이다.

 

체제 유지를 최우선시하는 북한 당국은 ‘핵 딜레마’와 ‘개혁·개방 딜레마’ 등 이중 딜레마(dual dilemmas)에 처해 있기 때문에 ‘비핵·개방·3000’을 수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정권 기반인 선군주의의 핵심 요소가 핵무기이고 핵이 유일한 협상 수단인 점에서 ‘비핵’ 수용은 사실상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개혁을 통한 자본주의 물결의 확산이 초래할 체제 붕괴 위험 때문에 ‘개방’ 또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비핵’도 ‘개방’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는 핵 선군주의를 바탕으로 군사 모험주의에 매달려 안보·원조·주민통제·통일 등 모든 문제를 핵 하나에 다걸기(all-in)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당국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적대적 표현을 표출하는 것은 남한을 전쟁 위협의 볼모로 또한 핵 인질로 잡아 남한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아낼 요량으로 ‘남조선 길들이기’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짙다.

 

현재 북·미 간 2·13합의에 따라 북핵 문제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무기를 폐기할 가능성은 전무에 가깝다.

 

그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순간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북한을 진정한 협상 파트너로 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2·13합의는 ‘산 넘어 산’ ‘멀고도 먼’ 협상이 지속되면서 북한이 교란·기만·연막·살라미(salami)·벼랑끝 등 온갖 전술을 구사하면서 끊임없이 인센티브를 챙기되 핵무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1994년의 북·미 제네바 핵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협상은 북·미 간에 하고 그 재정의 대부분은 한국이 부담하게 되는 기본 구도가 유지될 것이다.

 

좌경정부 10년 동안 한국의 무조건적 대북 퍼주기 지원으로 북한은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대규모 지원을 북한은 핵 선군주의에 의해 미 제국주의의 전쟁 위협으로부터 한국의 평화를 지켜주는 데 대한 응분의 대가로 이를 당연시하는 황당한 태도를 취해왔다.

 

이라크전의 장기화로 국내 반전 여론에 직면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 성과를 거두려 하는 반면 김 위원장은 이를 역이용, 조지 부시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넣어 가능한 한 많은 원조를 우려내고자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려 하고 있다.

 

결국 2·13합의는 북핵 문제 해소와 관련, 북·미 간에 승자도 패자도 없는 애매한 상황으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국익이 희생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데 있다.

 

설사 북한 당국이 외부로부터 상당 규모의 원조를 우려낸다 하더라도 수령 독재 체제가 안고 있는 내재적 결함과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북한 경제는 연명 수준에 머무를 뿐 주민의 경제적 불만은 누적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 체제는 밖에서 얻은 것을 안에서 잃으면서 서서히 붕괴의 과정(implosion)을 밟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이것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인권을 개선하며 개혁·개방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