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큰딸에게..

하얀그림자2003.10.04
조회6,587

사랑스러운 큰딸에게.

내가 낳은 딸은 아니지만.
지금 나를 믿고 나를 의지하고 아빠라고 부르는 딸이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아내의 조카들중에 한아이로만 알고 지냈던 아이.

 

학교문제로 윗처형의 조카들과 함께 있으면서 단한번도 엄마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그 애타는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담아두었던 심성이 깊은아이가 있었습니다.

 

몇개월을 엄마와 함께 살면서
얼마나 엄마라고 부르고 싶었을까?
엄마를 바로 곁에 두고 작은 아이의 입으로 말하고 싶음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피눈물나는 그때를 너는 기억하니?

 

결혼하기 전에 다른 모든 사실보다 너의 깊은 심성이
사실 두려웠었어.

어른들이 시켜서 그랬을까? 아니면 네가 스스로 원해서 그랬던 것일까?
둘다 나에게는 많은 배신으로 다가왔기에 너를 받아드리기 너무도 힘들었단다.

그러면서도 결혼함과 동시에 너에게 아빠가 그랬지.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좋아. 네가 정말 아빠라고 부르고 싶을때 그때 아빠라고
불러줘. 그럼 아빠는 참 기쁠것 같다. 당장은 쉽지 않을거야.그래도 아빠는
네가 원할때 그때까지 참고 있을께..."

 

그러고 일주일쯤 후. 너는 아빠에게 그랬지.

 

"아빠....라고 불러도 되죠? 아빠가 말씀하신 이후 당장 아빠라고 부르고 싶었던 것을
지금까지 참고 있었어요....."

 

수줍게 떨리듯 너의 한마디로 인해 너와 난 아빠와 딸이 되었지.

 

아빠가 되기위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일까? 몇달간 참 힘들었지?
공부해라..너무 많이 먹지마라.. 일찍자라..등등..

쉴세없이 아빠는 너에게 요구만 했고 정작 아빠는 너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

맞는것을 그누구보다 싫어하는 너를 공부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아빠는 너에게
매를 들었고 작은 눈망울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너를 알게 되었고,
딸을 가진 부모의 심정을 알게해 주었지.

 

그렇게 엄하게 굴던 아빠에게 반에서 일등했다며 소식을 들고 아빠에게
달려왔을때 기쁨이라고 말하기에 부족한 이세상의 누구보다 아빠는 행복했단다.

 

아빠는 너로인해 아빠되는 연습을 했고, 그러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참 많이 힘들었을텐데.. 너는 아빠에게 기쁨을 줬지...

 

사랑하는 큰딸 수빈아..

시월 일일은 운동회였지.
사실 아빠가 넘 바빠서 미리 못간다고 말했었지만.
너의 간절한 바램에 운동회를 가게 되었지.

 

멀리서 네가 있는 곳을 단한번에 찾을 수 있었고, 너역시 아빠를 단한번에 찾아서
어색한 몸짓으로 손을 흔드는 너를 보며 너와 아빠는 너무도 질긴 인연으로..
내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한 인연으로 하나가 되었음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단다.

 

사랑하는 큰딸 수빈아..

동생을 돌보며, 엄마를 도와주고..
사실 하고싶은 것들이 참으로 많은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집에 일찍오고
가끔씩 엄마의 꾸지람에도 귀죽지 않고..
꾸지람을 겸허히 받아드리는 너의 모습을 보며 늘 대견하게 생각해.

 

어린나이에 너무도 많은 상처가 있었고.
그상처를..아픔을..
표현하지 않고 성숙해가는 큰딸을 보며 늘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사랑한단다....수빈아.

 

지금은 당장 성씨가 다르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그런 아픔에 동요하지 말고 앞으로의 우리 가족을 위해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큰딸에게 있었으면 좋겠어.

 

세상에 둘도없는 단 하나의 사랑스러운 나의 딸 수빈아.

 

늘 함께 같이 숨쉬고, 살아내며, 자랑스러운 아빠와 네가 되길 기도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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