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쌓이는 산사의 오솔길, 금모래 고운 강변의 노을에, 시골 마당 가득 널린 붉은 고추들의 매운 냄새로, 싸리 울타리에 졸고 있는 고추잠자리, 투박한 뚝배기 속에 가을향 풍기는 한 그릇의 추어탕,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소녀의 가슴으로 가을은 우리들 곁에 소리 없이 다가온다.
그러나 나의 가을은 부끄러움에서 온다. 영원히 잊지 못 할 나만의 그 가을.
내가 기억하는 작은 것들 중에 가을만 되면 나를 부끄러워지게 하는 일이 생각난다.
그때의 부끄러움을 생각하다 때로는 미소를 짓기도 하고 쓴 웃음이 나기도한다
누군들 한 조각 부끄러움의 편린이야 없을까마는 가을을 앞세워 나를 부끄럽게 하는 하얀 일기.
내 삶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언제였는지 몰라도 ‘사랑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나이’였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시기 청소년 시절, 시답잖은 연애소설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아름다운 시 한 편에 밤새 열병을 앓던 순수의 시절, 가을이면 생각나는 부끄러운 사건은 사랑을 알 무렵인 그 가을에 만들어졌다.
지금은 수많은 건물과, 주택·아파트들이 도시를 이루어버린 부산의 에덴공원.
부산에 거주하시는 님들은 알고 있겠지만 내 어릴 때에는 더 넓은 낙동강 변을 따라 갈대숲이 끝없이 이어지고 수십 만 아니 수백 만 일지도 모를 철새가 하늘을 휘감아 버려 숨이 멎어 할 말을 잊어버리는 그 장관.
가덕도 아련한 섬 너머로 익은 해 홍시처럼 떨어질 때 하늘은 붉은 보자기로 뒤덮이고 넓은 명지벌에 황금빛 묻어나는 낙동강 하구의 낙조, 그 황홀한 광경은 차라리 사람의 영혼까지 물들게 한다.
지금은 회색 시멘트로 그 꿈들을 닫아 버렸지만 노을 내린 강가에 서면 공후가를 생각나게 한다.
공후가의 백수광부는 이 강변에 내리는 노을의 황홀이 그를 미치게 하여 강물로 뛰어들게 하지 않았을까?
갈대 숲 사이 소로를 따라 다소곳 자리 잡은 음악다방들이 DJ들의 수려한 진행 솜씨를 자랑하며 에덴공원을 데이트하는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음악다방 넓은 유리창 앞에 앉아 바람 타는 갈대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애상에 젖어 즐겨 듣던 노래 밀바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는 지금도 애창하는 노래다.
생각만 해도 내 청춘의 피가 끓던 아름다운 시절, 나는 그때 어떤 잡지에 현상 응모한 글 한 편이 엉터리처럼 당선되는 사건을 저질렀다. 이 후 집으로 수많은 편지들이 배달되고, 아름다운 글을 골라 답장을 해주기 시작 했다.
그 중에 유독 나를 사로잡는 빼어난 편지가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나의 모든 정열을 쏟아 부어 말도 안 되는 유치한 수사와 추상적인 단어로 나의 유식을 뽐내며, 지금 생각하면 치졸한 단어의 나열일 뿐인 문장으로 서로의 상념어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편지의 내용은 자연스레 연서의 감정으로 발전해 나갔다.
열정의 편지들이 오고가기 삼 사개월여에 그녀로부터 부산을 방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흥분에 휩싸여 흰 밤을 새웠다 ‘만산홍엽’ 단풍이 절정에 오른 가을날 이였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각자에게 소중한 서로 아름다운 순간들, 그 순간을 오래도록나누기 위하여 갈대 바람에 살랑거리는 아름다운 에덴공원을 찾았다.
많은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녀와 나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 했다. 고향과 다정한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하던 중 점점 일치되고 중복되는 것이 많았다. 그것은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기이한 우연.......
알고 보니 그녀는 초등학교 다닐 때 서울로 이사 간 친척 여동생이었다.
그 당혹감. 낭패감이란.......
이사 간 이후로 왕래가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세월은 우리를 숙녀가 되고 청년으로 만들어 얄궂게 만나도록 만들었으니........
그 여운은 지금도 침잠된 앙금으로 남아 가을이면 나를 쑥스러운 쓴 웃음으로 부끄럽게 한다.
부끄러움이 흐르던 순수의 시절
부끄러움이 흐르던 순수의 시절
가을___ 그 서정의 고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은행잎 쌓이는 산사의 오솔길, 금모래 고운 강변의 노을에, 시골 마당 가득 널린 붉은 고추들의 매운 냄새로, 싸리 울타리에 졸고 있는 고추잠자리, 투박한 뚝배기 속에 가을향 풍기는 한 그릇의 추어탕,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소녀의 가슴으로 가을은 우리들 곁에 소리 없이 다가온다.
그러나 나의 가을은 부끄러움에서 온다. 영원히 잊지 못 할 나만의 그 가을.
내가 기억하는 작은 것들 중에 가을만 되면 나를 부끄러워지게 하는 일이 생각난다.
그때의 부끄러움을 생각하다 때로는 미소를 짓기도 하고 쓴 웃음이 나기도한다
누군들 한 조각 부끄러움의 편린이야 없을까마는 가을을 앞세워 나를 부끄럽게 하는 하얀 일기.
내 삶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언제였는지 몰라도 ‘사랑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나이’였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시기 청소년 시절, 시답잖은 연애소설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아름다운 시 한 편에 밤새 열병을 앓던 순수의 시절, 가을이면 생각나는 부끄러운 사건은 사랑을 알 무렵인 그 가을에 만들어졌다.
지금은 수많은 건물과, 주택·아파트들이 도시를 이루어버린 부산의 에덴공원.
부산에 거주하시는 님들은 알고 있겠지만 내 어릴 때에는 더 넓은 낙동강 변을 따라 갈대숲이 끝없이 이어지고 수십 만 아니 수백 만 일지도 모를 철새가 하늘을 휘감아 버려 숨이 멎어 할 말을 잊어버리는 그 장관.
가덕도 아련한 섬 너머로 익은 해 홍시처럼 떨어질 때 하늘은 붉은 보자기로 뒤덮이고 넓은 명지벌에 황금빛 묻어나는 낙동강 하구의 낙조, 그 황홀한 광경은 차라리 사람의 영혼까지 물들게 한다.
지금은 회색 시멘트로 그 꿈들을 닫아 버렸지만 노을 내린 강가에 서면 공후가를 생각나게 한다.
공후가의 백수광부는 이 강변에 내리는 노을의 황홀이 그를 미치게 하여 강물로 뛰어들게 하지 않았을까?
갈대 숲 사이 소로를 따라 다소곳 자리 잡은 음악다방들이 DJ들의 수려한 진행 솜씨를 자랑하며 에덴공원을 데이트하는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음악다방 넓은 유리창 앞에 앉아 바람 타는 갈대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애상에 젖어 즐겨 듣던 노래 밀바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는 지금도 애창하는 노래다.
생각만 해도 내 청춘의 피가 끓던 아름다운 시절, 나는 그때 어떤 잡지에 현상 응모한 글 한 편이 엉터리처럼 당선되는 사건을 저질렀다. 이 후 집으로 수많은 편지들이 배달되고, 아름다운 글을 골라 답장을 해주기 시작 했다.
그 중에 유독 나를 사로잡는 빼어난 편지가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나의 모든 정열을 쏟아 부어 말도 안 되는 유치한 수사와 추상적인 단어로 나의 유식을 뽐내며, 지금 생각하면 치졸한 단어의 나열일 뿐인 문장으로 서로의 상념어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편지의 내용은 자연스레 연서의 감정으로 발전해 나갔다.
열정의 편지들이 오고가기 삼 사개월여에 그녀로부터 부산을 방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흥분에 휩싸여 흰 밤을 새웠다 ‘만산홍엽’ 단풍이 절정에 오른 가을날 이였다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각자에게 소중한 서로 아름다운 순간들, 그 순간을 오래도록나누기 위하여 갈대 바람에 살랑거리는 아름다운 에덴공원을 찾았다.
많은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녀와 나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 했다. 고향과 다정한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하던 중 점점 일치되고 중복되는 것이 많았다. 그것은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 기이한 우연.......
알고 보니 그녀는 초등학교 다닐 때 서울로 이사 간 친척 여동생이었다.
그 당혹감. 낭패감이란.......
이사 간 이후로 왕래가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세월은 우리를 숙녀가 되고 청년으로 만들어 얄궂게 만나도록 만들었으니........
그 여운은 지금도 침잠된 앙금으로 남아 가을이면 나를 쑥스러운 쓴 웃음으로 부끄럽게 한다.
그러한 사실도 모르고 그렇게 뜨거운 연서를 주고받았으니........
가을은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나를 부끄럽게 한다.
그러나 올해도 가을은 어김없이 내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그리고는 나를 유혹 하고 있다.
이 가을에 편지를 쓰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란 은행잎에 맑은 글을 쓰고
오동잎 넓은 잎 새 봉투로 만들어
붉디붉은 단풍잎 우표를 붙여
향내 더한 모과씨알 소인으로 찍어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우체부로 삼고
연꽃 열매 알알이 긴 사연을 담아
목마른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그리하여
또 다른 가을의 전설을 만들고 싶다
김 명 수
<bgsound src="http://my.dreamwiz.com/ilovepek/mid200307/monaco.mid" loop="infin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