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몇일이였습니다... 또 많이 배우고 느끼기도 했구요...^^ 6살난 꼬맹이 두명의 대장노릇...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찡~해오는 일들도 많은것 같네요. 지난 주말. 저는 토요일 내내 약속이 있었습니다. 몇달전부터 계획되었던 중요한 일이였죠.. 그래서 며칠간 학교며 도서관 왔다갔다하고, 밤도 새고, 게다가 술마시는 자리도 있었고... 우리 앞동에 사는 가족같은 친구(급할때만 그런 수식어를 씁니다..-.-a) 경미를 불러서 꼬맹이들이랑 우리집에서 맛있는거 많이먹고, DVD도 실컷보고 놀라고 시키고 저는 또다시 꼬맹이들에게 바쁜 큰누나, 큰언니.. 얼굴 잘 안보여주는 사람이 되었죠... 그래도 엄마 아빠가 집에 안계시게 된후 버릇은.. 어디 나갔다 오면 저도 모르게 제 눈은 꼬맹이들을 찾게되고.. 또 잠자기전에 아무리 늦어도 꼬맹이들 방에 한번 가서 보게 된다는 겁니다. 3주일이 지난 지금...처음과 달리 강아지 보는듯 ' 그래 넌 짖어라, 난 내일 한다.' 라는 생각은 좀 없어졌습니다. 토요일 오후엔 예슬이랑 현준이가 구연동화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저번주부터 경미만 오면 자기하는거 보라고 하면서 유치하게(?..6살 수준이면 잘한건지 모르겠지만..) 경미앞에서 목소리 야릇하게 내었다가 표정 민망하게 지었다가 하면서 연습하더군요 목요일엔 꽤 늦게 들어왔는데 예슬이가 내 방, 내 침대에서 자고 있더군요. 피곤하고 귀찮기도 해서 .. 그렇다고 잠든 6살짜리를 깨워서 방에 보내기도 뭣하고.. 열심히 겜하고 있는 승준이를 불러서 예슬이를 지방에 데려다 놓으라고 시켰습니다. "오잉? 예슬이 누나방에 있어? 아까 10시에 씻기고 꼬맹이들 방에서 재웠는데?" "아으.. 내가 아냐? 피곤해죽겠다. 빨랑 예슬이 걔방에 데려다 놔." "쯥.... 큰언니라는 사람이 매정하기가 원...." -.-+ 승준이가 투덜대며 예슬이를 안아올리려고 하자 예슬이가 갑자기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좌우를 훑어봅니다... "어? 언니~~~~언니 언제왔어~~" "어..방금. 늦었으니까 니방가서 자. 얼른." "잠깐. 잠깐. 잠깐만. 언니 자지말고 있어. 잠깐만있어. 응? 응?" 이러면서 예슬이는 탁탁탁 뛰어가더니 다시 내방에 지 유치원 가방이랑 스케치북이랑 들고오더라구요. 밤 12시가 넘고... 저는 졸리고, 며칠간 잠도 못자고, 또 할게 있어서 잠 못잘거 생각하니 신경이 곤두서는데....-.-;;; 예슬이가 가지고 와서 스케치북을 펼치더니 제 얼굴을 그려놨더군요. 왜 있잖아요, 티비드라마에서 보던.... 꼬마애가 엄마한테 얼굴그린거 선물하는거... 스케치북속에 저는 손눈썹이 무지 길고 눈 두개가 얼굴의 반을 차지하며, 눈속에는 뭔그리 작은 똥그라미들이 많고 반짝거리는지.... 얼굴은 정면인데 까만 크레파스로 코는 옆으로 삐죽하게 그려놓았고 입은 꺼꾸로 세운 삼각형이고... 아무리 봐도 못생긴 만화 주인공 같은데 저라고 하더군요 "이거 봐. 언니 그렸어.. 제목이 얼굴 그리라는건데. 나 언니 그렸당~. 언니 줄게." "어. 그래.고마워." 옆에서 승준이는 무지 부러운듯. 그리고 대견한듯 저랑 그림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는데 예슬이는 아예 제 침대에 앉아서 유치원 가방에서 뭔가 부시럭부시럭 계속 꺼냅니다.. 색종이로 만든 뭐... 이상한 동물같은건데 그것도 저 준답니다. 또 유치원 같이 다니는 남자애가 줬는지 길거리에서 인형 낚아올리기에서 자주 보일법한 그런 인형도 두개를 꺼내서 내가 맘에 드는거 한개 가지랍니다.... 새벽 1시가 다되었죠. "오예슬. 야 너.지금 몇신줄 알어? 너 내일 유치원 안가?" "....이제 잘꺼야. 언니. 근데... 있지.. 나 현준이랑 구연동화 하는거.. 연습 많이했는데... 언니 바쁘니까 연습한거 못보여줬는데..... 근데....있잖아...언니 토요일날 올꺼지?" "어디?" "구연동화 발표회!!^^* 그거 선생님이 알림말씀에 써있었잖아. 토요일날." "........-.-a ...봐서.. 승준이오빠는 갈꺼잖아. 나 못가면 경미언니 갈꺼야. 알았지? 자 이제 얼른 가서 자." 침대위에 놓인 예슬이가 준 내 얼굴 그림이랑, 종이 부스러기들.... 책상서랍에 집어넣으려다가 한번 더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토요일날엔 정말 시간이 안됐습니다. 같이 준비하고 내가 조수로 자료나 도움주고 그랬던 선배언니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중요한 일을 제가 맡게되었고... 학교랑 집 차타고 40분거리... 학교에서 문화센터 50분거리..어떻게 되겠지 생각은 했습니다... 구연동화 발표는 오후 5시였는데. 다행히 3시30분에 끝나서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예쁜 해바라기 두송이를 깜찍하고 귀엽게 포장해서 들고 택시를 탔죠.. 하지만...... 토요일이라 그런지 왜 그리 차들이 많고....ㅠ.ㅠ 거기까지 좋았는데 앞쪽에서 교통사고가 났는지 차가 앞으로 안가더군요.... 처음엔 그래도.. 설마.... 그랬는데.... 결국 택시에서 내리고 뛰다시피 걸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자꾸 꼬맹이 녀석들이 떠오르는 거예요.. '내가 좀 재미없고, 무섭고, 잘 안놀아주는 큰언니. 큰누나이긴해도. 이녀석들 나를 찾긴 찾을텐데...' 한팔로는 자료들이 가득들어있는 파일함을 껴안고, 한손엔 해바라기 두송이. 한쪽 어깨에맨 무거운 가방은 자꾸 한쪽으로 밀려내리고... 신은지 얼마 안된 구두는 발 뒤꿈치를 계속 마찰시키고 있고..... 핸드폰 꺼내서 시간 확인하면서.. 교통사고가 난 4거리를 휘리릭 지나서 다시 택시를 잡아 탔죠. 땀 흘리면서 가니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더군요 예쁘게 차린 엄마들.. 그리고 몇몇의 아빠들 사이에 야구모자 눌러쓰고 운동갔다가 나온 승준이랑 그날따라 특이한 옷을 입어서 눈에 확 띄는 경미가 앙증맞은 꽃바구니를 들고 서있더랬습니다. 저는 우선 화장실에 가서 땀좀 닦고 파우더도 다시 톡톡톡 두들기고 머리를 한번 만지고 나왔죠.. 그냥.... 우리집 녀석들 아빠 엄마 응원없다고 주눅들면 싫을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옆쪽 통로로 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되더라구요. 앞쪽엔 아줌마들이 바글바글 했었거든요. 드뎌 우리집 꼬맹이들 차례....... 긴장되더라구요... 저는....태어나서 그런기분 처음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감정표현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데 눈물이 글썽거려지더군요. 그냥.. 저도 엄마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처음한 무용발표회때 엄마도 5살짜리 나를 보면서 이런 기분이였을까 하는 생각이요 아무것도 모르고, 약하고.... 그냥 어리고...놀아달라 떼쓰는 강아지같은 녀석들로만 생각했는데 뭐라 뭐라 하면서 사람들 시선을 집중시키고, 뭐라뭐라 간드러지게 하면 사람들 웃음 자아내고. 마지막에 박수도 받더라구요..... 중간에 현준이가 앞쪽에서 멍~하니 보고있는 절보고는 활짝 웃으면서 손을 쪼끔 들어 흔들고 예슬이도 현준이 시선을 따라 저를 찾아내고는 좋은데 맘 껏 웃지는 못하고 지 입술을 앙 깨물면서 양볼에 보조개만 움푹 만들더군요..... 내 스스로가 아줌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저는 울 꼬맹이들과 울 꼬맹이들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들을 번갈아보면서 저도 예슬이처럼 입술을 다물고 볼에 보조개만 만들었죠.... 참견하기 좋아하고 수다쟁이 경미가 꼬맹이 선생님들하고 얘기를 하고.. 우리 4남매도 선생님들께 인사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맛난걸 먹었죠.. 우리 현준이는 "누나. 이담에 누나가 결혼해서 애기낳으면 나도 좋은형아 할께. 발표회도 보러갈꺼구. 같이 놀아주구.." "야.. 내가 결혼해서 애기낳으면 너는 형아가 아니고 삼촌이야. 삼촌." "삼촌?" "어. 삼촌." "언니. 나는 뭐야?" 뭔가 굉장한걸 바라는 눈빛으로 예슬이가 묻더라구요 "너? 너는 이모지." "이모?" "어. 이모." 현준이랑 예슬이는 서로 삼촌 이모라고 부르면서 케케케켁 웃어대고, 또 정신없게 굴더군요.. 자기전에 예슬이가 거실에서 놀다가 내방에 뛰어와서는 "있지이~~ 언니~~ 그런데... 나는 내가 좀더 일찍 태어나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음...." 선배언니한테 자료 보내느라 정신없는 나는 별 생각없이 "응? 뭐가? 일찍 태어난다고? 왜?" "내가 일찍 태어났으면 언니랑 더 일찍 만나고, 더 많이 놀았을텐데.." "........" "근데. 지금도 좋아.. 이담에 언니가 애기낳으면 나도 그 동생 행복하게 해줄게" ".......동생이 아니고 조카야. 조카." 이렇게 무뚝뚝하게 말하면서도 저는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6살.. 아니 돌아오는 12월에 되야 6살이 되는 이녀석이 벌써 이런생각을....... "언니 빨리 세븐이랑 결혼해서 애기낳아." 이녀석 요즘 가수 세븐에 푹 빠져있는것 같습니다만 고맙게 나한테 양보까지 해주더라구요.. ".....-.-^ 거실가서 현준이랑 좀만 놀다가 자. 니들 이닦았어?" .......... ^^ 어쩔때보면 착하고 정말 천사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6살짜리들이란건 속일수 없나봅니다. 둘이 치고박고 싸우고 울고, 나가서도 때리거나 혹은 맞고 들어오기도 하고, 비오는날 나가더니 지렁이를 잡고와서 집에서 키우겠다고 하질 않나..... 선물받은 바비인형 머리카락을 지가 다 짤라놓고 맘에 안든다고 울면서 새거 사달라 빽빽거리질 않나 게다가...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6살짜리들이 나쁜말들도 꽤 알더라구요... 오늘도 승준이한테 눈물 쏙 빠지게 혼줄나고 서럽게 울면서 잠자러 가는 녀석들을 보면서... 슬쩍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또 제가 어렸을때 생각도 나고... 하여간 매일매일 새로운걸 배워주는 꼬맹이들 입니다. 이번주는 승준이가 바쁘다는데 좀 걱정이네요..... 만만한 경미나 불러서 같이 어떻게 어떻게 해봐야죠..^^
우리집 대장노릇 3주일째...
힘든 몇일이였습니다...
또 많이 배우고 느끼기도 했구요...^^
6살난 꼬맹이 두명의 대장노릇...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찡~해오는 일들도 많은것 같네요.
지난 주말. 저는 토요일 내내 약속이 있었습니다. 몇달전부터 계획되었던 중요한 일이였죠..
그래서 며칠간 학교며 도서관 왔다갔다하고, 밤도 새고, 게다가 술마시는 자리도 있었고...
우리 앞동에 사는 가족같은 친구(급할때만 그런 수식어를 씁니다..-.-a) 경미를 불러서 꼬맹이들이랑
우리집에서 맛있는거 많이먹고, DVD도 실컷보고 놀라고 시키고 저는 또다시
꼬맹이들에게 바쁜 큰누나, 큰언니..
얼굴 잘 안보여주는 사람이 되었죠...
그래도 엄마 아빠가 집에 안계시게 된후 버릇은..
어디 나갔다 오면 저도 모르게 제 눈은 꼬맹이들을 찾게되고..
또 잠자기전에 아무리 늦어도 꼬맹이들 방에 한번 가서 보게 된다는 겁니다.
3주일이 지난 지금...처음과 달리 강아지 보는듯 ' 그래 넌 짖어라, 난 내일 한다.' 라는 생각은 좀 없어졌습니다.
토요일 오후엔 예슬이랑 현준이가 구연동화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저번주부터 경미만 오면 자기하는거 보라고 하면서 유치하게(?..6살 수준이면 잘한건지 모르겠지만..)
경미앞에서 목소리 야릇하게 내었다가 표정 민망하게 지었다가 하면서 연습하더군요
목요일엔 꽤 늦게 들어왔는데 예슬이가 내 방, 내 침대에서 자고 있더군요.
피곤하고 귀찮기도 해서 .. 그렇다고 잠든 6살짜리를 깨워서 방에 보내기도 뭣하고..
열심히 겜하고 있는 승준이를 불러서 예슬이를 지방에 데려다 놓으라고 시켰습니다.
"오잉? 예슬이 누나방에 있어? 아까 10시에 씻기고 꼬맹이들 방에서 재웠는데?"
"아으.. 내가 아냐? 피곤해죽겠다. 빨랑 예슬이 걔방에 데려다 놔."
"쯥.... 큰언니라는 사람이 매정하기가 원...."
-.-+
승준이가 투덜대며 예슬이를 안아올리려고 하자 예슬이가 갑자기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좌우를 훑어봅니다...
"어? 언니~~~~언니 언제왔어~~"
"어..방금. 늦었으니까 니방가서 자. 얼른."
"잠깐. 잠깐. 잠깐만. 언니 자지말고 있어. 잠깐만있어. 응? 응?"
이러면서 예슬이는 탁탁탁 뛰어가더니 다시 내방에 지 유치원 가방이랑 스케치북이랑 들고오더라구요.
밤 12시가 넘고... 저는 졸리고, 며칠간 잠도 못자고, 또 할게 있어서 잠 못잘거 생각하니
신경이 곤두서는데....-.-;;;
예슬이가 가지고 와서 스케치북을 펼치더니 제 얼굴을 그려놨더군요.
왜 있잖아요, 티비드라마에서 보던.... 꼬마애가 엄마한테 얼굴그린거 선물하는거...
스케치북속에 저는 손눈썹이 무지 길고 눈 두개가 얼굴의 반을 차지하며,
눈속에는 뭔그리 작은 똥그라미들이 많고 반짝거리는지....
얼굴은 정면인데 까만 크레파스로 코는 옆으로 삐죽하게 그려놓았고 입은 꺼꾸로 세운 삼각형이고...
아무리 봐도 못생긴 만화 주인공 같은데 저라고 하더군요
"이거 봐. 언니 그렸어.. 제목이 얼굴 그리라는건데. 나 언니 그렸당~. 언니 줄게."
"어. 그래.고마워."
옆에서 승준이는 무지 부러운듯. 그리고 대견한듯 저랑 그림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는데
예슬이는 아예 제 침대에 앉아서 유치원 가방에서 뭔가 부시럭부시럭 계속 꺼냅니다..
색종이로 만든 뭐... 이상한 동물같은건데 그것도 저 준답니다.
또 유치원 같이 다니는 남자애가 줬는지 길거리에서 인형 낚아올리기에서 자주 보일법한 그런 인형도
두개를 꺼내서 내가 맘에 드는거 한개 가지랍니다....
새벽 1시가 다되었죠.

"오예슬. 야 너.지금 몇신줄 알어? 너 내일 유치원 안가?"
"....이제 잘꺼야. 언니. 근데... 있지.. 나 현준이랑 구연동화 하는거.. 연습 많이했는데... 언니 바쁘니까
연습한거 못보여줬는데..... 근데....있잖아...언니 토요일날 올꺼지?"
"어디?"
"구연동화 발표회!!^^* 그거 선생님이 알림말씀에 써있었잖아. 토요일날."
"........
-.-a ...봐서.. 승준이오빠는 갈꺼잖아. 나 못가면 경미언니 갈꺼야. 알았지? 자 이제 얼른 가서 자."
침대위에 놓인 예슬이가 준 내 얼굴 그림이랑, 종이 부스러기들.... 책상서랍에 집어넣으려다가
한번 더 쳐다보게 되더라구요......
토요일날엔 정말 시간이 안됐습니다.
같이 준비하고 내가 조수로 자료나 도움주고 그랬던 선배언니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중요한 일을 제가 맡게되었고...
학교랑 집 차타고 40분거리... 학교에서 문화센터 50분거리..어떻게 되겠지 생각은 했습니다...
구연동화 발표는 오후 5시였는데. 다행히 3시30분에 끝나서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예쁜 해바라기 두송이를 깜찍하고 귀엽게 포장해서 들고 택시를 탔죠..
하지만...... 토요일이라 그런지 왜 그리 차들이 많고....ㅠ.ㅠ
거기까지 좋았는데 앞쪽에서 교통사고가 났는지 차가 앞으로 안가더군요....
처음엔 그래도.. 설마.... 그랬는데....
결국 택시에서 내리고 뛰다시피 걸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자꾸 꼬맹이 녀석들이 떠오르는 거예요..
'내가 좀 재미없고, 무섭고, 잘 안놀아주는 큰언니. 큰누나이긴해도. 이녀석들 나를 찾긴 찾을텐데...'
한팔로는 자료들이 가득들어있는 파일함을 껴안고, 한손엔 해바라기 두송이.
한쪽 어깨에맨 무거운 가방은 자꾸 한쪽으로 밀려내리고...
신은지 얼마 안된 구두는 발 뒤꿈치를 계속 마찰시키고 있고.....
핸드폰 꺼내서 시간 확인하면서.. 교통사고가 난 4거리를 휘리릭 지나서 다시 택시를 잡아 탔죠.
땀 흘리면서 가니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더군요
예쁘게 차린 엄마들.. 그리고 몇몇의 아빠들 사이에 야구모자 눌러쓰고 운동갔다가 나온 승준이랑
그날따라 특이한 옷을 입어서 눈에 확 띄는 경미가 앙증맞은 꽃바구니를 들고 서있더랬습니다.
저는 우선 화장실에 가서 땀좀 닦고 파우더도 다시 톡톡톡 두들기고 머리를 한번 만지고 나왔죠..
그냥....
우리집 녀석들 아빠 엄마 응원없다고 주눅들면 싫을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옆쪽 통로로 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되더라구요. 앞쪽엔 아줌마들이 바글바글 했었거든요.
드뎌 우리집 꼬맹이들 차례.......
긴장되더라구요...
저는....태어나서 그런기분 처음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감정표현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데 눈물이 글썽거려지더군요.
그냥.. 저도 엄마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처음한 무용발표회때 엄마도 5살짜리 나를 보면서 이런 기분이였을까 하는 생각이요
아무것도 모르고, 약하고.... 그냥 어리고...놀아달라 떼쓰는 강아지같은 녀석들로만 생각했는데
뭐라 뭐라 하면서 사람들 시선을 집중시키고, 뭐라뭐라 간드러지게 하면 사람들 웃음 자아내고.
마지막에 박수도 받더라구요.....
중간에 현준이가 앞쪽에서 멍~하니 보고있는 절보고는 활짝 웃으면서 손을 쪼끔 들어 흔들고
예슬이도 현준이 시선을 따라 저를 찾아내고는 좋은데 맘 껏 웃지는 못하고 지 입술을 앙 깨물면서
양볼에 보조개만 움푹 만들더군요.....
내 스스로가 아줌마 같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저는 울 꼬맹이들과 울 꼬맹이들 발표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들을 번갈아보면서 저도 예슬이처럼 입술을 다물고 볼에 보조개만 만들었죠....
참견하기 좋아하고 수다쟁이 경미가 꼬맹이 선생님들하고 얘기를 하고..
우리 4남매도 선생님들께 인사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맛난걸 먹었죠..
우리 현준이는
"누나. 이담에 누나가 결혼해서 애기낳으면 나도 좋은형아 할께. 발표회도 보러갈꺼구. 같이 놀아주구.."
"야.. 내가 결혼해서 애기낳으면 너는 형아가 아니고 삼촌이야. 삼촌."
"삼촌?"
"어. 삼촌."
"언니. 나는 뭐야?" 뭔가 굉장한걸 바라는 눈빛으로 예슬이가 묻더라구요
"너? 너는 이모지."
"이모?"
"어. 이모."
현준이랑 예슬이는 서로 삼촌 이모라고 부르면서 케케케켁 웃어대고, 또 정신없게 굴더군요..
자기전에 예슬이가 거실에서 놀다가 내방에 뛰어와서는
"있지이~~ 언니~~ 그런데... 나는 내가 좀더 일찍 태어나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음...."
선배언니한테 자료 보내느라 정신없는 나는 별 생각없이
"응? 뭐가? 일찍 태어난다고? 왜?"
"내가 일찍 태어났으면 언니랑 더 일찍 만나고, 더 많이 놀았을텐데.."
"........"
"근데. 지금도 좋아.. 이담에 언니가 애기낳으면 나도 그 동생 행복하게 해줄게"
".......동생이 아니고 조카야. 조카."
이렇게 무뚝뚝하게 말하면서도 저는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6살.. 아니 돌아오는 12월에 되야 6살이 되는 이녀석이 벌써 이런생각을.......
"언니 빨리 세븐이랑 결혼해서 애기낳아."
이녀석 요즘 가수 세븐에 푹 빠져있는것 같습니다만 고맙게 나한테 양보까지 해주더라구요..
".....-.-^ 거실가서 현준이랑 좀만 놀다가 자. 니들 이닦았어?"
..........
^^
어쩔때보면 착하고 정말 천사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6살짜리들이란건 속일수 없나봅니다.
둘이 치고박고 싸우고 울고, 나가서도 때리거나 혹은 맞고 들어오기도 하고,
비오는날 나가더니 지렁이를 잡고와서 집에서 키우겠다고 하질 않나.....
선물받은 바비인형 머리카락을 지가 다 짤라놓고 맘에 안든다고 울면서 새거 사달라 빽빽거리질 않나
게다가...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6살짜리들이 나쁜말들도 꽤 알더라구요...
오늘도 승준이한테 눈물 쏙 빠지게 혼줄나고 서럽게 울면서 잠자러 가는 녀석들을 보면서...
슬쩍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또 제가 어렸을때 생각도 나고...
하여간 매일매일 새로운걸 배워주는 꼬맹이들 입니다.
이번주는 승준이가 바쁘다는데 좀 걱정이네요.....
만만한 경미나 불러서 같이 어떻게 어떻게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