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 갑 산 >

oicuand20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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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   갑   산

 

 

 

장승 공원을 둘러 본 뒤

장곡사를 참배하고

외줄기 산길을 따라 걸어

칠갑산을 오른다

편 하라고 군데군데 놓여있는

비닐 계단이 오히려

걸음을 지치게 하고

가파른 낭떨어지가 양옆으로 있어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위험천만

울울창창한 삼림은 시야를 가로막고

듬성듬성 보이는 하늘엔

지는 해가 나를 반겨준다

어디서 들리는가 집을 찾는 새소리

보이는 것이라곤 막막 산중이라

예가 어디냐

내가 서 있는 곳이 칠갑산이냐

여기가 정상이고 저기가 정상인가

바쁜 나그네에겐 정상이 멀기만 하다

골골 마다 고요가 깊은데

적막을 깨뜨리는 것은

홀로 걷는 발걸음 소리 뿐

늦게 출발한 산길이

밤을 두려워하여 해가 지기 전

서둘러 하산을 하니

산자락엔 콩 밭 매는 아낙네도 없고

베 적삼도 없다

칠갑산을 찾았으나

칠갑은 커녕 일갑도 못 찾았으니

나그네는 헛걸음을 했구나

지는 해를 등뒤로 돌리니

칠갑산 자락을 벗어나

 

또 다시 여행길을 떠난다

 

 

 

2003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