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을 인가요?

아네모네200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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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너무 곱다.

딸아이방의 이불을  마당에 내다널고...우리 이불도 난간에 걸쳐 놓는다.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기를 돌리고.....그리고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일요일날에 꽂시장에서  사다놓은 색색의 국화향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아~

이런것이 평화고..고요고..행복이구나 싶다.

어제는 많이 우울했는데... 식구들이 기운 없어 하길래 곰국을 끓여...늦게 돌아온 딸아이랑

그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다정하게 먹는걸 보니.....울컥 목이 메였다.

내 아들....내 아들도 유난히 곰국을 좋아하는데....돈으로 사먹을수 있는 음식이지만...

왜? 당신은 안먹냐고 닥달하는 그사람이....이유없이 미운 날이었다.

나는 늘...죄인이다. 행복해도...슬퍼도....

에미가 자식을 곁에서 돌봐주지못하는건....어떤 이유로건 이해될수 없다.

이혼이 어떤 이유가 있다손 치드라도....그렇게 뜻뜻한 일은 아니다.

결혼이란 두 사람만의 결합이 아닌...두 집안의 결합이고

이혼 또한 두 사람만의 헤어짐이 아니라...두 집안의 해체를 불러오는것이다.

내가 떠나왔어도..그 사람은 여전히 나의 오빠와 친구고...내 오빠는 내 아들의 외삼촌이기에.

너무나 복잡하게..거미줄 처럼 얽히는게 싫어서......난 친정이나...그전에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재혼한다는건.. 또 다른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것이기에.....

그 사람도 물론이다. 그런 모진마음을 먹지 않고선 새롭게 시작할수가 없는 것이다.

과거로 부터의 단절...그것이 절때 필요한것 . 사사롭게 인정에 얽메이다보면.....아무것도 이룰수 없다

다른건...다 잊고 지낼수 있어도...아들 만큼은.....잊지못한다.

언제나  가슴 한쪽이 시리다. 행복하면 할수록.....

이젠 희미해질때도 됐건만.......잊혀질때도 됐건만.....

세월이 가면 갈수록....더더욱 선명해지고.또렷이 살아나는 내 아들......

아들을 만나보라고....그 사람이 그런적 있다.

하지만.......난 그럴수가 없었다. 이미.....난 다른 아이의 엄마가 돼버린걸...

이만큼 살아왔다..견뎟다 싶음.....도로 그자리에 머물고 만다.

오직 마음으로만......가슴으로만 그릴뿐....곰국에 떨어진 에미의 눈물을 아들은 알기나 할까?

다행이라면...내가 떠나온걸 계기로 정신을 차린거고....내 몫까지 아들에게 해주는걸로 나...

위안을 삼는다. 진즉에........그랬으면... 술이 뭐길래......

한장의 도화지에........내 삶을 온전히 그려내지 못하고

결국은 또 한장의 도화지를 선택한 내가... 무슨말을 할수 있을까?

딸아이는...같은 여자라서 그런지.....눈치가 얼마나 빠른지..내가 조금만 우울해하면....

금새...엉겨붙으며.엄마 커피 마실래요? 시내 나갈래요? 한다.

그럼...반울음 섞인 눈으로 그 애를 본다...내 아들을 보는양.......너도 네 엄마가...

나처럼 애타할텐데...널 생각하며...나처럼 눈물 질텐데........

니 엄마도...니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를 못먹을지도 모르는데....

나는...딸아이 손을 잡고...다시 짙푸른 삶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산다는건....

울음과 웃음을 끊임 없이 반복하는것. 그것이 아닐까?

따지고 보면...웃을일도 울을일도 아닌것일게다. 그저....담담히 세월을 견디며 살아내는것.

각자 타고난 세월만큼....살아내는것.

이것이 인생이 아닐런지.......햇살이 너무 고와도 눈물이 나오듯..

너무 행복해도 슬퍼 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