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보드 ㅋ

p31000200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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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보드 "평범한 X게임 나가있어"

자극적인 엔진 핑음 180도 회전·퀸턴&백턴에 시선집중 또 집중

종주국 미래 짊어지고 오늘도 돌고 또 돌고





늦가을의 불청객. 춥다. 서울 올림픽공원의 오후도 바람이 쌀쌀하다.

하지만 '모터보드 전사'들은 움츠리지 않는다. 모터보드가 '4계절 레포츠'이긴 하나 올해는 탈 날이 한 달여 남았다. 12월부터는 스노보드 타러 다녀야 한다. 그래서 이즈음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시기.

인천 '라이노매니아', 서울의 'TER'과 'TAGA' 등 3개 모터보드 동호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자고 나면 새로워진다는 모터보드의 첨단 테크닉들을 보여주겠단다. 각 동호회에서 한다하는 고수들이 왔다.

무더웠으면 짜증났을 자극적인 엔진 굉음과 휘발유 내음이 쌀쌀함을 누그러뜨려 준다. 지나가던 행인들, 버스 속 승객들까지 시선집중이다.





라이노매니아의 박상훈 씨(21)부터 나섰다. 슬슬 몸을 풀다가 냅다 앞으로 내달리더니 180도 급회전하면서 정지, 앞머리를 들어올려 다시 180도를 회전한다. '퀵턴&스텝'이란 기술. 연결동작으로 보면 휘둥그레, 친절히 구분동작을 보여주면 그제서야 끄덕끄덕이다. 그래도 이 정도는 중급 난이도에 불과하다.

이번엔 '윌리'라는 기술. 앞바퀴를 들어올려 달리는 게 오토바이 묘기와 비슷하다.

TER의 홍동규 씨(24) 차례다. 이달 초 한국 모터보드챔피언십대회 2위의 주인공. 앞으로 내지르며 급격히 우회전을 하자마자 다시 반대로 좌회전한다. '퀵턴&백턴'이란 기술이다. 이윽고 모터보드에 납짝 엎드리듯 상체를 숙이고 팔을 비행기 날개처럼 펴고 빙글빙글 선회비행하듯 회전한다. '스파이더(거미)'란 기술이다.

하이라이트는 이창현 씨(19)가 직접 개발한 자신만의 묘기. 닉네임 '리군'으로 활동 중인 이 씨는 국내 모터보드 1인자이자 신기술 창작자다. 지난 챔피언십대회에서도 1위를 했다.

첫 시범은 3륜주행. 바퀴 3개로 달리는 고난도 기술이다. 한바퀴는 들리고 세바퀴로만 달려간다. 심하게 일그러진 보드판이 안쓰러울 정도다.

이번엔 '용틀임'. 앞바퀴를 들어올려 보드에 매달리듯 쭈그려 앉아 하염없이 스핀을 한다. 피겨스케이팅의 외발 회전을 연상시킨다. 어지럽지도 않은가 보다. 다리 위치에 따라 용틀임 1, 용틀임 2로 구분된다. 기술 이름이 재밌다. 개발자인 이 씨가 붙인 것이다.

바퀴 3개로 스파이더를 하는 '리군스파이딩', 회전하면서 한바퀴를 들며 급정거하는 '히까끼' 등등 이 씨의 창작기술은 끝도 없이 펼쳐진다.

모터보드는 한국이 종주국이라던가. 모터보드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동호인들은 그야말로 선구자들. 평범한 X게임 동호인과는 왠지 다른 늠름한 모습들이다. 더 이상 춥지 않다.

김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