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조중동의 나라가 될 수는 없다
[고태진 칼럼]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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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진 논설위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없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청마 유치환의 그리움)
10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죽느냐 사느냐의 결정만 남겨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아마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이순신의 말씀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마음은 유치환의 시와 더 닿아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탈권위와 분권을 실현해 왔다. 하지만 그를 향해 돌아온 것은 권위적 야당과 언론 권력의 몰매주기였다. 국정과 정책에 대한 토론과 비판은 없고 말꼬리 잡고 늘어지고, 친인척이나 측근들 비리 캐기에 날밤을 새웠다.
비주류는 대통령이 되어도 영원한 비주류인가? 노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다. 스스로는 탈권위하고 분권을 하였지만 수구 정치인집단과 수구 언론들의 권력을 같이 분권화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어떻게 된 대통령인데, 스스로 대통령직을 걸고서까지 모험을 하려 한 것일까? 결국 믿은 건 예나 지금이나 바보 노무현으로선 국민들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에게까지 불신을 받는 상황에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해 깨끗이 사과했다. 그리고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겠다고 했다. 취임한지 이제 8개월 된 대통령이다. 예전 같으면 시퍼런 서슬에 모두들 납작 엎드려 있을 시기이다.
야당과 수구언론들 모두 신이 났다. 하지만 재검표까지 해서도 뺏지 못한 대통령직을 이제 곧 뺏어 올 수 있다고 찧고 까불 때가 아니다. 대통령만 잘못했나? 대통령을 이 지경까지 오게 한데 대해 정치권 모두는 석고대죄 해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조중동은 노 대통령 취임 후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는 미명 하에 허구한 날 대통령 물어뜯기에 골몰해 왔다. 대통령이 말을 못하게 하고, 수족을 부리지 못하게 하였다. 민주공화국에서 국민들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언론이 이 지경까지 만들어도 되는 것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언론사와 긴장 관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가 세운 찬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식물 대통령이 되어버렸다. 물론 측근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 있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론으로부터 그토록 난도질을 당한 것은 그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시 조중동의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조중동의 주류 중심적, 수구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통령 노무현의 퇴출은 곧 그가 그토록 맞서 싸우려던 조중동의 나라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노 대통령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조중동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이 아니면 누구든 배겨날 수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에게 바치는 헌사'를 남기고 떠났다.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노 대통령이 결국 국민을 믿고 모든 걸 맡기기로 한 것은 그다운 결정이라 할 만하다. 이제와서 재신임 결정을 두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니까.
대통령이 다시 국민에게 신임을 묻겠다고 대통령직을 걸고 나선 오늘날, 정작 비리와 욕심으로 얼룩진 '사익추구집단'들에게서는 자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우울할 뿐이다.
홍세화씨가 항상 강조하는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는 그람시의 말이 절실한 오늘이다. 희망은 삶의 힘이다.
2003/10/11 오전 10:29
ⓒ 2003 OhmyNews
고태진 논설위원은 경북의 한 소도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2001년에는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되었습니다.
더러운 정치판과 우리나라
또 다시 조중동의 나라가 될 수는 없다 [고태진 칼럼]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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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진 논설위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고태진 논설위원은 경북의 한 소도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2001년에는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되었습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없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청마 유치환의 그리움)
10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죽느냐 사느냐의 결정만 남겨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아마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이순신의 말씀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마음은 유치환의 시와 더 닿아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부터 탈권위와 분권을 실현해 왔다. 하지만 그를 향해 돌아온 것은 권위적 야당과 언론 권력의 몰매주기였다. 국정과 정책에 대한 토론과 비판은 없고 말꼬리 잡고 늘어지고, 친인척이나 측근들 비리 캐기에 날밤을 새웠다.
비주류는 대통령이 되어도 영원한 비주류인가? 노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다. 스스로는 탈권위하고 분권을 하였지만 수구 정치인집단과 수구 언론들의 권력을 같이 분권화시키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어떻게 된 대통령인데, 스스로 대통령직을 걸고서까지 모험을 하려 한 것일까? 결국 믿은 건 예나 지금이나 바보 노무현으로선 국민들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에게까지 불신을 받는 상황에선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의 비리 의혹에 대해 깨끗이 사과했다. 그리고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겠다고 했다. 취임한지 이제 8개월 된 대통령이다. 예전 같으면 시퍼런 서슬에 모두들 납작 엎드려 있을 시기이다.
야당과 수구언론들 모두 신이 났다. 하지만 재검표까지 해서도 뺏지 못한 대통령직을 이제 곧 뺏어 올 수 있다고 찧고 까불 때가 아니다. 대통령만 잘못했나? 대통령을 이 지경까지 오게 한데 대해 정치권 모두는 석고대죄 해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조중동은 노 대통령 취임 후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는 미명 하에 허구한 날 대통령 물어뜯기에 골몰해 왔다. 대통령이 말을 못하게 하고, 수족을 부리지 못하게 하였다. 민주공화국에서 국민들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언론이 이 지경까지 만들어도 되는 것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언론사와 긴장 관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가 세운 찬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식물 대통령이 되어버렸다. 물론 측근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 있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론으로부터 그토록 난도질을 당한 것은 그의 잘못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시 조중동의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조중동의 주류 중심적, 수구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통령 노무현의 퇴출은 곧 그가 그토록 맞서 싸우려던 조중동의 나라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노 대통령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조중동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이 아니면 누구든 배겨날 수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에게 바치는 헌사'를 남기고 떠났다.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노 대통령이 결국 국민을 믿고 모든 걸 맡기기로 한 것은 그다운 결정이라 할 만하다. 이제와서 재신임 결정을 두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니까.
대통령이 다시 국민에게 신임을 묻겠다고 대통령직을 걸고 나선 오늘날, 정작 비리와 욕심으로 얼룩진 '사익추구집단'들에게서는 자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우울할 뿐이다.
홍세화씨가 항상 강조하는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자"는 그람시의 말이 절실한 오늘이다. 희망은 삶의 힘이다.
2003/10/11 오전 10:29 ⓒ 2003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