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의 변...

완벽한... 고독...2003.10.12
조회488

지금 내가 속상한 것은 내가 그여자를 잊지 못해서가 아니다.

단지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나의 자존감 때문이다.

내가 알고 지내던 친구들을 못만나는 것도 실은 내 무너진 자존감 때문이다.

오죽 못났으면... 여편네 하나 간수 못하고 바람나게 만들었느냐는 질책이 두렵기 때문이다.

 

내 잘아는 인근에 그여자와 바람난 놈이 하나 있다...

아마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가까운척 접근하던 놈이 내눈을 쳐다보질 못하고 피해다녔으니까...

친정식구중 가장 좋아하는 큰오빠를 닮은놈...

집안일로 상담을 한답시고 만났다던 그놈관 친구사이인 놈...

요 며칠 사이에 와서야 애써 태연한척하며 멀쩡하게 굴려고 노력을 하던데...

아마도 들통나지 않았다고 서로 내통을 하고 있었겠지...

 

비공식루트로 30만원이면 그 통화내역을 다 알수 있다고 한다.

이제와서 그걸 뒤져서 무슨 대책을 세우겠다고...

물론 위자료 한푼없이 이혼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

 

그여자가 남자를 만나러 나가는 것도 보았고 정확히 3시간 이후에 들어오는 것을 죄 알고 있으면서도 그 흔한 흥신소 직원하나 써보질 않았다.

그 관계를 법정에 들고 나갈 때 아이들이 받을 고통 때문이였다.

정서상으로 알고 있는 것하고 실제로 드러나서 밝혀지는 것하고는 엄연히 다를테니까...

 

현재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망가진 자존심이다.

어떻게 하였길래 마누라가 바람이 났겠냐고 쳐다볼 뭇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그것 때문에 집에서 가급적이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다.

 

지금 나는 분노에 떨고 있다..

간혹 떠오르는 장면들...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인지 키스를 거부하던 그여자..

거의 매일밤 성교는 함께 나누면서 동반되는 키스를 거부하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고...

언제부터 거부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듯 내숭을 떨던 그모습이 너무 괘씸하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한다.

 

세상에서 나만은 이혼이란 것이 없을 줄 알았다.

내여자가 바람이 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해봤으니까...

그래서 바람난 수년을 방치했는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 엄청난 액수의 금전 소비까지 난 감수하고 살았으니까...

이제는... 고쳐지겠지...하면서...

 

마지막 떠나기 직전에 나에게 던진 말은 아직도 아니 영원히 내 가슴을 울릴 것이다.

360만원도 봉급이라고... 능력도 없는게....

그런데도 나는 붙잡았었지...

내 모든 자존심을 팽개쳐가면서...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사랑은 아니다.  물론 연민도 아니다.

단지 분노만 남아있는듯하다.

그리고... 습관화된 허전한 체온만 남았다.

 

그사람이 있을 때 늘어나던 흰머리도 이젠 오히려 줄어들어간다.

내 몸은 혼전의 상태를 거의 찾아가고 있다.

아마도 내 마음이 그여자와 살 때보다 더욱 편안한 상태임엔 틀림이 없는가보다.

단지 늘어난 담배를 아직 청산하지 못하고 있고...

불면증을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외엔...

 

내가 이렇게 글을 써제끼는 이유도 어쩌면...

내가 남들로 부터 면죄부를 받고 싶어함일런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내 후련함을 위해서겠지...

그여자가 없는 지금 습관까지도 혼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매일 깊은 밤에 밥을 볶아 먹는 습관이....

 

며칠전까진 내셔날지오그래픽에서 세계의 고산 시리즈를 하더니 오늘은 발해를 보여주더구만...

이젠 숙면의 밤을 보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