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나에게 항상 의문점을 던졌고, 먼 거리에서 나풀거리는 나비처럼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였다. 만남과 이별의 무상이 되풀이되는 애증의 곡예는 나에게도 몇 번을 다가왔었지만 남들처럼 깊은 사랑도, 애끓는 이별도 없이 스치는 바람으로 사라졌다. 그만큼 내가 냉정한 인간에 속했는지도 모른다.
여자의 육체와 접촉,
친구들과 호기를 부리며 생전 처음으로 끌어안았던 여자는 술집작부였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며 안았던 여자의 육체라서 그런지 쾌감은 없었다. 밋밋했던 기억은 평생을 쫓아 다녔다. 온 몸이 황홀한 떨림으로 휩싸인다는 통설은 나에게 통하지 않았다.
불감증은 아내와의 첫날밤에도 이어졌고, 다른 여자와 불륜을 탐하던 모텔의 침대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친 숨결이 극도에 달하는 순간에도 내 가슴은 사정하지 않았다. 한 명의 여자에게 쏟을 수 있는 남자로서의 통쾌함이 없는 육체의 싸늘한 동작만 존재했다.
덤덤한 결혼생활에 아내도 나를 겉돌았을 것이다. 회사에서 퇴근하면 곧바로 집에 오던 아내는 어느 날부터 자주 늦기 시작했다. 회사에서의 회식으로부터 시작한 아내의 변명은 친구와의 모임이라든가 아는 사람과 저녁을 먹었다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었다.
밤늦게 아파트 부근을 산책하던 나는 멀리서 검은 승용차가 도로 건너편에 서는 것을 우연히 목격했다. 차에서 내린 아내는 운전석 창문으로 돌아가더니 열린 창 밖으로 내미는 남자의 손을 아쉬운 표정으로 잡았다. 한 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따지는 자체가 무의미했다. 그냥 현실일 뿐이다. 태연하게 식탁을 차리고 세탁기를 돌리는 동작으로 인연의 끈을 매달았으며 더 이상의 요구나 상상을 스스로 단절시켜 버렸다. 그렇다고 아내가 원위치로 돌아올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서로가 지쳐가다 보면 둘 중에 하나는 먼저 쓰러지겠지,
불감증은 더욱 심해져갔다. 싸늘해진 마음의 불감증은 육신으로 이어졌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자신을 단련시켰는지도 모른다. 같은 이불을 덮고 잠을 자지만 아내의 몸은 이미 다른 남자의 품으로 떠나 있었다.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타인이었다. 잠결에 내 허벅지로 올라온 아내의 다리를 살짝 들어 밀쳤다.
불륜과 불감증
불륜과 불감증
여자는 나에게 항상 의문점을 던졌고, 먼 거리에서 나풀거리는 나비처럼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였다. 만남과 이별의 무상이 되풀이되는 애증의 곡예는 나에게도 몇 번을 다가왔었지만 남들처럼 깊은 사랑도, 애끓는 이별도 없이 스치는 바람으로 사라졌다. 그만큼 내가 냉정한 인간에 속했는지도 모른다.
여자의 육체와 접촉,
친구들과 호기를 부리며 생전 처음으로 끌어안았던 여자는 술집작부였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며 안았던 여자의 육체라서 그런지 쾌감은 없었다. 밋밋했던 기억은 평생을 쫓아 다녔다. 온 몸이 황홀한 떨림으로 휩싸인다는 통설은 나에게 통하지 않았다.
불감증은 아내와의 첫날밤에도 이어졌고, 다른 여자와 불륜을 탐하던 모텔의 침대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친 숨결이 극도에 달하는 순간에도 내 가슴은 사정하지 않았다. 한 명의 여자에게 쏟을 수 있는 남자로서의 통쾌함이 없는 육체의 싸늘한 동작만 존재했다.
덤덤한 결혼생활에 아내도 나를 겉돌았을 것이다. 회사에서 퇴근하면 곧바로 집에 오던 아내는 어느 날부터 자주 늦기 시작했다. 회사에서의 회식으로부터 시작한 아내의 변명은 친구와의 모임이라든가 아는 사람과 저녁을 먹었다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었다.
밤늦게 아파트 부근을 산책하던 나는 멀리서 검은 승용차가 도로 건너편에 서는 것을 우연히 목격했다. 차에서 내린 아내는 운전석 창문으로 돌아가더니 열린 창 밖으로 내미는 남자의 손을 아쉬운 표정으로 잡았다. 한 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따지는 자체가 무의미했다. 그냥 현실일 뿐이다. 태연하게 식탁을 차리고 세탁기를 돌리는 동작으로 인연의 끈을 매달았으며 더 이상의 요구나 상상을 스스로 단절시켜 버렸다. 그렇다고 아내가 원위치로 돌아올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서로가 지쳐가다 보면 둘 중에 하나는 먼저 쓰러지겠지,
불감증은 더욱 심해져갔다. 싸늘해진 마음의 불감증은 육신으로 이어졌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자신을 단련시켰는지도 모른다. 같은 이불을 덮고 잠을 자지만 아내의 몸은 이미 다른 남자의 품으로 떠나 있었다. 내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타인이었다. 잠결에 내 허벅지로 올라온 아내의 다리를 살짝 들어 밀쳤다.
오늘,
싱긋 웃는 아내의 얼굴을 보며 출근길로 나선다. 불감의 가슴을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