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궁님, 이러한 답글을 달아 드리면 어떨가요?

은하철도200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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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궁님,  이러한 답글을 달아 드리면 어떨가요? 종착역 떠남이란 새로운 만남을 향한다는 통념을 깬다. 낙엽 날리는 10월의 방랑, 옷깃을 파고드는 그녀의 추억, 마셔도 마셔도 가시지 않는 갈증,


외로운 남자가 한 명의 여자를 사랑함은, 그토록 할 말도 많았을 것이지만, 돌아서는 하늘은 텅 비어 있기만 하였다.


뒤척이던 잠자리에서 여인의 형상을 겨울바다에 집어던진 어느 남자의 고독한 몸짓을 떠올린다. 인연의 정거장을 건너고 건너서 도착한 종착역은 겨울바다의 그 몸짓이었고, 세상의 모든 여자를 털어버리듯 돌아서는 발길이었다.


내 삶을 뒤로 두고 세월은 흘러간다. 허우적거리는 애착은 피로 물들어 계절을 잡으려는 단풍잎, 그녀의 추억은 북풍에 날리는 가랑잎, 새벽에 뒤집어 쓴 하얀서리에 뭍힌 침묵은 얼어붙은 눈물이었다.


떠남은 아주 떠나야 한다는 매정한 나그네의 눈길이다. 뛰는 심장에 알알이 박힌 형상을 도려내는 자살행위이며 눈보라 속으로 알몸을 던지는 무모함이다. 내 머리에 대고 속된 계산을 넘는 저항의 총성을 울린다.


나타샤는 시베리아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