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도깨비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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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팔이란걸 한적이 있다

 

앞전에 밝힌바 있듯이 도깨비 92 년도 방위 댕기던 시절에...

 

것두..꼴같잖은 방위 짠밥으로 쫄다구를 반강제적으로 협박해서

 

소개 받은 여고생과...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도깨비..

 

방위 댕기던 시절 깍쇠(이발병)를 했다..

 

사회서 배운 기술은 아니고 고참한테 1주일 어깨 너머로 배우고

 

물려 받은 자리다..

 

탄약 부대에 있다보니 수시로 들어 오는 11 t 트럭에 가득 실려 오는 무거운 폭탄을

 

날라야 했고..넓은 탄약고 낫들고 꼴 베러 댕기는게 싫어서 이발병이 됐다..

 

깍쇠는 영내에서 머리만 깍아 주면 됐으니깐..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깍쇠는 남는게 시간이다..

 

더구나 독립중대였기에 인원도 얼마 안되다 보니 하루에 5~6 명 정도만

 

머리 깍아주면 끝이다..

 

그담엔 나만의 공간(이발소)에서 나만의 시간만 있을 뿐이다..

 

이발소에서 소설책이나 읽으면서 시간 때우고 있는데

 

근무(보초) 마치고 자랑스런 나의 쫄따구 김이병이 들어 왔다

 

머리 깍아 달라구..

 

머리를 깍아 주면서 김이병한테 여자 친구 있냐고 물었더니 있댄다..

 

"머하는 아가씬데?"

 

"고 3입니다"

 

"갸 칭구덜두 있겠네?"

 

"그렇습니다"

 

"그럼 갸 한테 얘기 해서 칭구중에 한명 이 엉아 한테 소개 줄꺼지?"

 

".....!! "

 

"말해 임마..!! ..왜..해병대 머리로 깍어 줄까?"

 

"아님돠..오늘 물어 보겠읍니다"

 

"따식..어렵게 대답하구 이떠"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다음날 아침 김이병한테 받은 주소..

 

"칭구래?"

 

"네..그렇습니다"

 

"편지 쓰면 답장 반드시 오냐?"

 

"네 그렇습니다"

 

5시 칼 퇴근 하기 무섭게 문구점 가서 편지지랑 봉투랑 사고는

 

땀을 삐질삐질 흘려감서 처음으로 여자한테 편지를 써봤다..

 

3일뒤 편지가 왔더라..

 

보내는 사람엔... 예비숙녀 란 이름으로..보내진 꽃그림 있는 편지가...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그 예비숙녀와 2 달 정도를 편지를 주고 받던 어느날 시내에서

 

한번 만나기로 했다..

 

하늘목장이라는 레스토랑에서...

 

퇴근하구 집에 와서 옷갈아 입구 레스토랑엘 먼저 가서 기다렸는데..

 

30분정도 지나서 내앞에 나타난 예비숙녀..

 

"커~억....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도깨비..그녀를 본 순간 할말을 잃었다...

 

첫만남의 기념으로 주려고 사온 장미꽃 한다발을 사온 내마음은..

 

차마 표현하기가...

 

비몽사몽으로 수인사를 하고 그녀가 맞은편에 앉았다...

 

덮수룩한 짧은머리..넓은 얼굴..툭 튀어나온 광대뼈..새카만 피부에 가득한 주근깨...두툼한 입술..

 

예비숙녀의 모습이었다..

 

밭에서 돼지감자(검고 씨눈이 많은 감자)를 캐고 있는 모습이 어울리는 예비숙녀였다..

 

어쩌랴...

 

편지로 나눈 정도 있는것을...

 

딴건 비싸다고 돈까스를 먹겠다는걸..울엄니가 막내아들 데트 하러 간대니깐

 

쌀 팔아서 준돈이 있었기에..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나도 첨먹어 보는 폭찹을 두개 시겼다..

 

어색한 침묵속에 어색한 칼질이 끝나고..

 

빨리 일어 나서 집에 가고 싶었는데... 후식이란게 남아 있더라..

 

"난..커피"

 

"아이스크림 먹어도 되져?"

 

"아...네...네..시키세여"

 

아이스크림은 계산해야 하는거던디....깍쇠와 여고생 그리고 만남

 

집에 들어 와서는궁금해 하는 엄니의 표정을 무시한채..내방으로 들어 갔다..

 

담날..부대 출근해서..

 

김이병 보이더라...이발소로 불러서..고참 희롱죄로 굴릴까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나도 모르게 피식 나길래..말없이 넘어 갔다

 

나 자신이 환상이 아니면서 그 누군가는 내게 환상적 존재이기를 바라던 마음이

 

쪽팔린 생각이 들어서였다...

 

근데 가끔은...어느넘은 사주팔자에 도화살을 두개 까지 끼고 살더만..

 

혼자이기 때문에 궁상만 느는것 같을땐..

 

꽃바람이 그리울때가 많아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