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 이름으로 울다 13-14

rlaalrud2003.10.16
조회186

<13>

일주일 전의 시내는 활기차고 밝은 기운이 넘쳐 흘렀었지만

지금의 시내는 영서에게 빨리 지나치고 싶은,비린내 가득한 거리일 뿐입니다.


“큰일났다!!! 너무 늦었네...영서야!! 뛰어야 해..빨리 뛰어..”

은희가 오도방정을 떨고 있습니다..절친한 친구 은희에겐 미안한 말 이지만 나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뭐가 늦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니?

“넌 그냥 나 따라오기만 하면 돼..아이참...빨리 뛰라니까...”

“...은희야..여기가 어디니?”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사진에서만 본 파르테논 신전이 서 있어요.

상아빛 대리석 조각상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여태껏 내가 와보지 못한 세계입니다.


“들어가자~~~~”

은희는 거침없이 문 쪽으로 걸어갑니다. 와 본 적이 있나봅니다.


“뭐하니..영서야~~. 빨리 와...늦었단 말이야...”

“................”

“야..최 영서!!!”

“은희야....나...무서워...이런데 처음이란 말이야....”

“어이구...이 맹추..등신..

  너 꼴 사나운 범생인거 아니까 제발 티 좀 내지마..알았어?.

  저 안에 들어가도 너 잡아먹을 인간들 없으니까 안무서워 해도 돼..

  들어가자...“


삐직삐직

이마에 나도 모르게 땀이 배여 납니다. 얼굴은 화끈 거리구요...

새로운 것에 대한 공포가 심한 저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인걸 모를리 없는 은희가 괜히 미워집니다.


--------민우가 보고 싶습니다.--------------


“여기야...왜 이렇게 늦었어...”

“오빠~~ 미안해...뭐..그래도 30분밖에 안 늦었구만..

  미인을 만나는데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었야지..안 그래?“

“또..또..까불고 있다...빨리 와서 앉기나 해..”

“고럼..고럼..

  영서야..저기로 가자...“


“너..지금 뭐하는 거니?”

은희가 배실배실 웃으며 답 합니다.

“오늘은..역사적인 날..♬

  최 영서..소개팅 하는 날...  ♬빵빵빵 빵빵빵 빵빵빵♬

뭔 팅??? 소개팅??

<14>


“너..지금부터 내 친구 아니야...이 은희!!

  어쩜 나한테 이럴 수 가 있니...누가 소개팅 한다는데...누가 낯선 남자들 만난다 그랬는데!!!

  나 간다...잘 있어..“

홱 돌아서 나오는 나를 은희가 구석으로 질질 끌고 갑니다.

카페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우리쪽을 향해 있습니다.

이 무슨 쪽인지....


“영서야...그냥 앉아 있기만 해...부탁이야...소개팅 운운 한건 농담이야..내가 널 모르니..

  분위기 한 번 바꿔 보라고 내가 미친 짓 했다..영서야...“

참으로 놀랍습니다,은희에게도 이렇게 진지한 구석이 있었다니..

늘 머스마처럼 굴어서 때로는 성별이 의심스럽던 아이였는데...


“후------

  알았어..대신 30분만 있을꺼야..“

“그래..고맙다..영서야..

  가자!! Let'go "


"흥...튕기기는...그래봤자 이런데나 나오는 고삐리 주제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이건 또 무슨 해괴한 소리입니까.

“야야...너 왜 그래...애 놀란다..그만 해”

“웃기잖아...여기까지 와서 빼면은 누가 알아준데?

  평소 놀던대로 하면 되지..꼭 되도 않은 것들이 온갖 내숭은 다 떨어요..우엑이다“


눈물이 핑 돕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에게서 왜 이런 조롱을 받아야 하는지 어서어서 30분이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석훈이 오빠!!

  얘,그런 애 아니야!! 도대체 내 친구를 어떻게 보고 하는 소리야!!! 빨리 사과해..“

“얌마...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니 친구면 빤한거지 뭘 뻗대고 있냐?”

“오빠!!! 자꾸 그러면 나 집에 간다!!!”

“시팔...놀고 있네...가라 가....가라구...”

“됐어...이제 둘 다 그만 해....다른 사람들 다 우리만 쳐다보고 있어..

  석훈아...쟤..니가 알고 있는 애들이랑은 다른 애야...선입견 버려..“

“피식.----------

  그 나물에 그 밥이고,초록은 동색이겠지...안 그러냐?

  어이...내숭...내 말이 틀렸냐?..억울하면 떠들어보든가...

  꼴에 묵비권이냐...미란다 고지까지 해 주랴...?“

“아이...그 새끼...그만하라니깐...너 이럴꺼면 그냥 가라...은희가 가는게 아니고 새끼,니가 가야겠다.

  점심때 뭘 싸가지 없는걸 먹었길래 이따위로 배배 꼬냐?  새끼줄 꼬기 대회 하냐?“

“알았어...임마...이제 그만 할께..

  뭐 재미도 없구만....야!! 이 은희 이제 그만하자..진짜 재미없다“


(허...재미없답니다.처음 본 사람에게 온갖 수모를 다 주곤 재미가 없답니다.

저 놈 오늘 집에 가다가 많이도 말고 다리 한 쪽만 부러지라고 그러십시요.

만약에 별일없이 내일 태양을 본다면 저!!! 하느님,부처님,예수님,성모 마리아님 모두모두 원망할겁니다.)


“영지야...미안해...

  첫 대면에 이 놈 장난이 좀 심했다. 아까전에도 얘기 했지만 말이 험해서 그렇지,인간성은 좋은 놈이야.

  이름은 우 석훈..나이는 22살..군대 다녀와서 현재 대학교 2학년...

  내 소개도 해야지..난...“

“오빠 소개는 내가 할게,영지야..

  이름 이 재호..석훈이 오빠랑 동갑이고, 고등학교,대학교,군대까지 뜨거운 우정으로 뭉쳐있다고 얘기들 하지.

  어떻게 아는 오빠들이냐 하면 우리 오빠 친구들이야...무슨 대갈통 세개라나..그런 모임이 있지..“

“허허..

  은희 낭자는 죽마고우,막역지우,불알친구..이런 학문적인 용어를 모르는구려..

  대갈통 세 개라니...말을 삼가시오..“

“칫...얼굴에 연탄재 뿌릴때는 언제고 왜---이제 와서 쪼끔 미안해지는가 보지..

  집에 가서 오빠에게 다 일러줄꺼야..토씨 하나 안 빠트리고 모두 다 일러줄꺼야..

  이래뵈도 나,집에서는 다이애나 안 부러운 공주라는거 알고 있지!!!“

(은희 오빠...상당합니다...중학교 다닐때부터 은희 부모님들 경찰서로 병원으로 무지 바빴습니다.

중학교,고등학교 내리 짱 먹은 유일한 경우라는 말까지 들었는데..

그렇다면 여기 내 앞에 앉아있는 인간들도????)

“낄낄...니가 그만한 IQ가 되는지 모르겠다.

  오늘 시험을 해봐야겠군...낄낄낄“

“석훈이 오빠!!!”

은희랑 석훈이 오빠는 천적관계인가 봅니다.

둘 다 지는 법이 없습니다. 계속 으르릉 거리는,콧 김 팍팍 나오는 맷돼지들 같습니다.

(절친한 친구,은희가 나의 비유법을 들었다면 난 당장에 맷돼지 발 밑에 깔린

불쌍한 인생이 되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