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딸들은 늘 골치덩어리?

측면돌파200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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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딸들은 늘 골치덩어리? 대통령과 딸’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쌍둥이 딸들이겠지요. 부시 대통령의 두 딸은 3년전 음주문제로 시끌벅적 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당시 미성년자인 쌍둥이 동생 제나(텍사스대 1년)가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술을 사려다 적발돼 텍사스주 경찰로부터 소환장이 발부됐습니다. 사건 당시 함께 있던 그녀의 언니 바버라(예일대 1년)도 미성년자 주류 소지 혐의로 소환장을 받았지요.

대통령의 딸이 음주 문제로 잇따라 말썽을 일으키자 백악관은 언론에 신중한 보도를 주문했고, 언론도 처음엔 자제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사이에 같은 사건이 두 번이나 터지자 결국 대서특필하더군요. 엉망으로 술에 취한 딸의 얼굴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거식증에 걸렸던 큰 딸이 있습니다. 이 딸 때문에 가족들이 무척 속을 썩였답니다. 시라크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70)가 최근 거식증에 걸렸던 큰 딸 로랑스(46)얘기와 그에 따른 가족의 고통을 처음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통령의 딸들은 늘 골치덩어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가 15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트리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베르나데트 여사는 이달초 한 TV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과 남편 시라크 대통령이 겪었던 고통과 죄책감을 털어놨습니다. 시라크 부인은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식습관 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을 치료하는 전문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약 1800만 유로를 모금해 파리에서 병원 개원식을 가진 것을 계기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군요.

로랑스가 15살 때 거식증에 걸리기 전까지는 ‘아버지를 쏙 빼닮은’ 영리하고 활달한 소녀였지만 아버지가 유명인이었기 때문에 병을 숨기려다 더 힘들어졌다고 부인은 털어 놨습니다.
특히 1993년 로랑스가 병원에서 간호사의 감시를 피해 탈출해 4층 건물에서 뛰어내리자 ‘시라크 딸이 사망했다’는 루머가 쫙 퍼졌습니다. 당시 로랑스는 머리와 골반을 크게 다쳐 휠체어를 타게 됐지요.

그러면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자신의 딸과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요. 미 의회 도서관에 근무하는 아버지와 변호사인 딸이 최근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퍼스트 도터스(First daughters)’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변호사인 앤 게이월트는 몇 해 전 의회 도서관 학예관이었던 아버지 제러드 게이월트가 기획한 토머스 제퍼슨 특별전시회에서 제퍼슨 대통령이 딸 마사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무척이나 감동했다는군요.

앤은 아버지 도움을 받아 다른 대통령들이 딸에게 보낸 편지도 샅샅이 훑어 봤습니다. 퍼스트레이디 못지않게 딸들이 대통령인 아버지의 정치적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했지요.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주요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지 워싱턴은 따뜻한 아빠=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양녀 엘리노어에게 쓴 편지에서 “남자와 데이트할 때는 그의 화려한 언변에 주의해야 한다”라든지, ‘결혼 생활에 필요한 지혜’ 등 실생활에 관한 충고를 많이 해 줬습니다. 따듯한 부정이 배어나오는 정감 있는 표현이 가득합니다.

▽딸을 총장으로 이끈 부정(父情)=27대 윌리엄 H 태프트 대통령은 결혼을 앞둔 딸 헬렌에게 보낸 편지에서 “네가 결혼한 뒤에도 박사 과정을 밟아 사회적 경력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권유했습니다. 헬렌은 훗날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브린모어 대학 총장이 됐습니다. 책을 쓴 앤은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받은 편지와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고 밝히고 있지요.

▽토론 파트너였던 딸=2대 존 애덤스 대통령과 딸 애비게일 아멜리아 사이에 오간 편지는 교양과 지식이 펄펄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애덤스 대통령은 어렸을 때부터 정치토론을 즐겼던 딸을 토론 파트너로 삼아 평생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요즘이라면 그의 아들인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 대신에 딸 애비게일이 아버지의 뒤를 이었을 것”이라고 이 책은 적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