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옥다방고양이200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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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하트 모양을 한 얼굴이 윤리학을 비난하는 모습에 ‘즐거운 사라’로 인해 수감되고 교수직도 해임되는 등 수난을 겪은 작가의 심정을 그대로 담았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남녀의 교합을 자작시의 한 구절과 함께 익살스럽게 그려낸 ‘섹스’. 조금은 민망하면서도 해학적인 4·4조의 싯구가 흥겨움을 더한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남녀의 옆얼굴로 보이는 그림 ‘키스’는 한자의 요철(凹凸), 음양을 상징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글의 ‘더’ 자가 되어 “더 키스를!” 이라는 숨은 의미를 담고 있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다색판화 ‘KISS IN THE DARK’. 산적처럼 음흉한 인상의 남자가 살포시 눈을 감은 여자에게 키스하려는 모습을 과감한 구도로 그려냈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새처럼 날고 싶다’에 등장하는 남자에게는 다리가 없다. 대신 하늘을 향해 희구하듯 두 팔을 한껏 뻗쳤다. 작가에게 글을 쓸 수 있는 두 손은 날개다. 이 날개가 ‘자기검열’이라는 보이지 않는 사슬로 묶여 있을 때 좌절할 수밖에 없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인생의 덧없음을 읊은 그림 ‘뜬 인생은 꿈과 같아’. 회색으로 채색된 몸은 바윗덩어리처럼 가라앉아 있고, 찡그린 얼굴은 금세 울음을 터뜨릴 듯하다. ‘馬光洙 畵’ 대신 울 읍(泣)자를 써서 ‘馬光洙 泣’이라고 쓴 서명이 눈길을 끈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서툰 듯 고졸미가 넘치는 그림은 어린아이를 닮고 싶은 작가의 마음과 닿아있다. 마 교수는 “어린아이는 가장 순수하게 야해질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마 교수는 엄숙주의를 넘어 쉬운 글을 쓰자고 주장한다. 무겁게 의식을 짓누르는 현학적 사고에 경도되지 말자는 것이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달마상처럼 눈을 부릅뜨고 부지불식간에 생을 덮치는 ‘업’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아주 미미한 존재가 된다. '봉건윤리 척결하자' 마광수의 그림들 다색판화 ‘손톱 같은 단풍숲’과 함께 한 마 교수. “손톱을 길게 길러 열 손가락마다 서로 다른 매니큐어를 칠한 여자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다”는 그의 말은 사실 아래 인용한 아담의 말과 같은 상징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느님은 ‘야한 사람’을 좋아하셔서 나 같은 남자한테도 여자처럼 치장할 권리를 주었죠. 그래서 나는 어느새 ‘탐미적 평화주의자’가 된 것이랍니다. 손톱이 짧으면 오히려 남을 할퀴게 되지요. 그렇지만 손톱이 길면 손톱이 부러지는 게 아까워서라도 남을 할퀴지 않게 되거든요.” (‘마광수의 섹스토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