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통권..

baeddoong2006.11.13
조회20

1945년 8월, 미군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공수훈련을 마친 광복군이 서울 진입 작전을 수립한다 . 그러나  자신의 손으로 조국 해방을 이루겠다던 꿈은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 선언으로 무산되고 만다.   우리 군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연합군이란 이름의 외국 군대가 주둔하며 그  시간은 반세기를 넘어 2006년 현재 전시작전통제권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지나친 안보 논리는 그 자체로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도 맞지 않다.   많은 국민드리 독립과 자주라는 말에 이끌려 전시작통권 환수를 찬성하는  분위기에서  진보진영은  민족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며 여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전시작통권 환수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철지난 안보 불안감이나 민족주의를 자극해 이룩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한나라의 주권이 자시의 영토 안에서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못하는 상황에 있다. 주한미군이 있어야 우리나라의 안보가 지켜진다는 것은 다소 일리있는 주장이지만 이는 불완전한 평화에 지나지 않는다. 미군이 주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를 지켜주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를 유지하기 위함에 있다. 어느 순간 이해득실의 손익계산서가 마이너스가 된다면  미련없이  이 나라를 떠나버릴 수 있다. 베트남전이 그랬고 소말리아내전이 그랬다. 주한 미군은 우리 군대가 아니란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최근 휴전 협정이 체결된 레바논 사태를 바라보며 자주 국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한 국민들이 많다.  이유없는  침공을  당하고도 아무 저항을 하지 못한 레바논은 군대라 할 만한 국방력이 없다.  때리면 맞고 쳐들어오면 쫓겨나야 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마찬가지 입장에 처할 수 있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사거리가 6000킬로미터에 달하지만 우리의 미사일 기술은 그 십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주한 미군에 의해 미사일 계발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현대전의 핵심인 C4I 기술도 대부분 미군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작금의 예속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전시작통권 환수는 이뤄져야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 정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2012년에 작통권 환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그보다 이른 2009년에 조기 이양할 것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친절한  금자씨라도 됐단 말인가? 그들의 속내는 분명하다. 세계 전역에 배치된 비대한 미군을 큰틀에서 재편,  신속하고 경량화된 현대식 군대로 체질개선을 꾀하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재래식 무기와 다수의 지상군으로 이뤄진 주한  미군의  역할은 축소하고 전시작통권도 아예 한국정부에 넘겨버리고자 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제 북한이 아니라 중국, 인도 등 광범위한 동북아 정세다.  주한  미군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가  그들에게 신변보호를 내맡겨야 할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시작통권  환수는 국민 자존시을 지키는 따위의 감성적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더이상 미군에 의한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현실적인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첫걸음이다.  우리  역사에서  외국 군대가 주둔해 평화로웠던 시기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많은 역사학자들이 1945년의 그날,  광복군에 의한 서울 수복이 이뤄지기만 한다면 우리 역사가 지금보다는 더 주체성을 가질 수 있었으리라 말한다. 작통권 환수는 이론의 여지없이 이뤄져야 한다.  정작 논쟁이 필요한 부분은 그 이후 우리의 자주 국방력을 어떻게 갖춰나갈 것인가의 문제다.  세계 네번째로 1미터 급 고해상도  군사위성을  쏘아올리고 자체 기술로 심해 잠수정과 구축함을 만드는 우리에게 자주 국방은 요원한 일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