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자란우리아이...

뚱~2003.10.30
조회469

여기올라온 글들을 보니 제가 임신했을떄가 기억나네요.

전 아이를 가지기도 힘들었고, 낳기도 힘들었으면 키우기도 힘들었어요.이렇게 자란우리아이...이렇게 자란우리아이...이렇게 자란우리아이...

유난히 처녀적부터 달거리가 불규칙하더니만, 누가그러더군요, 결혼하면 낫아질거라구..

그래서 아무걱정없이 허니문베이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둘다 이십대 후반이라 빨리 많이 낳아서 빨리 키울려구요. 하지만 웬걸요. 결혼하니 달거리가 더 없지뭐예요? 한 삼개월 그냥지났나?

혼자 불임이 아닌가 신혼초 우울증에도 걸리도( 랑이 그때는 하루걸러 야근이라서 혼자있기 일쑤였거든요) 매일밤을 울면서 지냈죠.그러다 이게 아니다 싶어서 운동을 다녔어요. 웬걸 비싼 헬스 삼개월 끊었는데  한달만에 아이가 들어섰지 뭐예요? 기쁨반 허무함반,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기다린아인데...7개월동안 화장실에서 날려버린 테스트기가 몇개인지.... 그때도 혹시나해서 했는데, 웬걸요 보라색줄이 두개나 생긴것있죠? 그길로 당장 병원에 갔습니다.임신 6주라는군요. 너무 기뻐서 눈물이 먼저나왔어요.

이기쁜소식을 랑에게 맨처음알려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감명받을까? 그냥 무작정 전화해서 " 자기야, 지금 돈 많어?" " 왜?" " 응, 내가 몸이 좀 안좋아서 검사를 해야되는데 비용이 좀 들거든?" 

랑 깜짝 놀라서 "무슨병걸렸어? 왜?" " 아니 병원에서 기형아 검사해야된다고 당장 십만원가져오라지뭐야?" 처음엔 무슨말이지 모르더군요. " 배에 짱구가 있어서 검사해야된데..." 이제야 이해하는것 있죠?

폰에대고 어찌나 소리치던지...지금에 와서 직원들이 얘길하더군요.그날 전포동(신랑근무지가)에 제수씨 임신한것 모르면 간첩이였다구요...그렇게 힘들게 임신했어요. 하지만 그때부터 고생시작.

전혀 음식을 먹지못했죠. 친정에가도 그렇고 시댁에 가도 그렇고. 랑이있으면 먹는 흉내내고, 혼자있을땐 배고픔에 잠만잤어요, 저녁엔 먹고싶어도 변기를 친구삼아.. 그때 먹는것에 서러움이 많아 지금 식탐이 생긴모양이예요.임신5개월동안 전혀 못먹었죠. 병원에 링켈몇번 맞는걸로 견뎠어요. 우리아길위해참았죠. 하지만 고생이 그게 끝이 아니였어요. 칠개월부터 몸이 붓기 시작하더라구요. 다른사람에게 물어봐도 임신하면 다 붓는거다..병원에서도 마찬가지고요.하루는 거울보기가 무서울정도로 얼굴이 너무 부어서 자는 신랑 깨워서 병원에 달려갔습니다. 병원에선 처음에 왜 왔냐고. 정기검진 며칠전에 안하셨나고, 하지만 의사선생님 제 얼굴보고 눈이 동그래지더니만 당장 뇨검사 혈액검사, 혈압검사 다하더군요.그때 제 얼굴이 풍선만했거든요.너무부어서 손가락으로 눌러도 안들어갈정도로. 혈압이 190에 단백질이 넘 빠져나온다고 당장 응급실로 실려갔어요. 임신중독이라더군요.그때까진 우린 심각함을 몰랐죠. 집을 엉망으로 했는데..랑 밥안묵었는데...그렇게 입원한게 일주일 ..병실로 못올라가고 중환자실에서 무조건 누워서만 기다렸어요. 선생님 랑을 살짝부르더니 "지금이상태론 산모 아기 둘다 위험해요.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잉? 무슨소리야? 전 제몸이 약간붓는다는 느낌만있었지 목숨의 위협까지 받을줄..그때 부터 울기시작했죠.혈압까지 높은데 운다고 야단까지 맞고. 랑은 "그럼 아이를 포기하죠" 그말했다가 의사에게 야단만 맞았어요."아니 무슨말씀이세요.어떻게 생긴 생명인데..." 무슨말인지 포기하라고할땐 언제고....그길로 하루를 꼬박 굶기고 분만실로 갔어요(다른 산모는 힘써야된다고 고깃국에 과일이면 잔뜩먹더니만 전 수술할수도 있다고 물도 안주더군요) 분만실도 독방, 위험해서 다른산모랑 격리 시켜야 된다나 뭐라나.. 양수를 억지로 터트리고( 와 그때 그아픔 첫경험도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지금생각하면 아이 낳는것 보다 그게 더 아팠던것 같아요) 6시간을 뒹굴뒹굴 면회도 안되고 옆방에서 애기낳은 소리만 듣고 보냈습니다.그떄 어찌나 무섭던지. 여자들 악다구니소리가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이렇게 자란우리아이...이렇게 자란우리아이...이렇게 자란우리아이...

12시부터 진통이 옴마야 정말 넘 아팠습니다.옛날애 생리통으로 한번 넘어진적있는데.그거는 장난이더군요.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온몸이 떨리면서 아프더군요. 넘 아파서 엄마라고 밖에 소리가 안나왔어요.랑도 보기도 싫고 무조건 엄마보여줘 엄마 보고싶어..반나절만에 면회..의사선생님" 아이가 상태가 안좋아요.당장 수술실로 가야겠습니다" 이건 준수한 표현이고 랑이 나중에 한말은 그렇게 무슨운말을 처음들어봤다는군요, 랑 직업이 경찰인데 웬만한 협박은 웃고 넘어가거든요. 청심환 몇알 먹고 수술동의서 적고. 수술실로 갔습니다. 배에 웬 노란칠을 하더니만 면도칼로 쓱쓱쓱 웃음이 나왔어요.링켈 꼽고 마취마스크를 씌우려는 찰나 아니 웬걸 3일 묵은 변비가 나올려는 기분아시는지...무조건 힘이 들어가는거예요. 간호사에게 아이가 나올련다고 얘기해도 마취중이니깐 횡설수설로 들려는가봐요.조금더 힘주고 " 얘가 나오는갑네요~"그때서야 난리났어요. 다시 바늘뺴고 옮길려고 하더라구요."아니 얘가 나오는데 어딜가요. 여기서 낳으면 안되요?" 수술실이라 안된데요.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소아과 의사랑 인큐베이터가 있는 방에 가야된다나...아고 정말 얘낳기 힘들군요. 홀랑 벗은몸으로 옮기는것 있죠. 전 그와중에도 엉덩이 가린다고 ...밖에선 난리였어요.수술하러들어간 사람들이 5분도 안되어서 다시나오니 울랑 제가 죽은줄 알았다는구요.거기있는 식구들 전부다...아니누굴 귀신으로 만들려구..

분만실에서 또 다시시작,,의사왈" 아니 배가 왜이래요? 누가 낙서했네. 산모 피부이식수술했어요?" "?" 제가 너무부어서 온몸의 살이 트였는가봐요.피부가 더덜더덜하다고 해야하나..

정말 세번 힘주니 애기가 쏙 나오더라구요. 와 3일 묵은 변비 해결한 느낌, 정말 시원했습니다.하지만 간호사의 한마디에 제 자존심은" 어머 아기가 엄마얼굴보다 작네~ 호호호" 아니 제가 부었지만 그건 너무한얘기라 뭐라고 반박할려다 아기를 보니 할말이 없더라구요. 정말 작았어요. 1.6KG어른손의 두배보다 작은몸,,제 얼굴보다 조금 작다고 해야하나...그때 임신휴유증으로 시력이 간 상태라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못봤어요, 냄새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답니다. 저희 아이는 남들이 말하는 미숙아.모든 장기가 덜 자랐고 숨조차도 잘 쉬지못하는 아주작은아기...하지만 귀여운 정말 예쁜 천사였어요.

랑은 처음엔 아이가 죽을줄모르니깐 저보고 아기보러가지말라더군요.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를 한번본이상 안볼수가없었어요. 전 하루가 멀다하고 유리병속에 있는 아이를 보러갔어요.친정에 몸조리 할때도 지하철타고 계단오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지금생각해보니 관절이 약한게 그게 원인이 아닐가 싶네요. 다행히 아무탈없이 한달만에 2.0kg이 되어서 제품에 왔어요,하지만 그때도 너무작아서 제 젖이 안들어가는것 있죠.정말 외계인 닳았었어요.고슴도치도 지자식이쁘다고 전 모든게 다 이뻐만 보였죠.

엄마 아빠가 튼튼해서일까 한달을 넘 잘견뎌줘, 병원비도 사백밖에 안나오고 응급상황도 한번밖에..

5년이 지난지금 우리아기 궁금하시죠? 17kg에 98cm정말 말 안듣고 자기가 이쁜줄만 아는 웬수같은 딸

이렇게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배속에서 못묵은탓인지 너무 잘먹어서요,,이렇게나 컸어요.

요즘 티비에서 미숙아에 대해서 자주나오는데요, 랑은 쳐다도 안봐요, 울딸내미 힘들게 낳아서 그런가.

하지만 전 끝까지 봐요. 아기들이 너무 천사같고 제 딸처럼 나중엔 다 건강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봐요.요즘은 환경도 그렇고 해서 미숙아들이 많다고 해요. 임신중독은 예방이 없어요. 짜고 매운것 먹지말라지만 정말 물만 먹은 저도 걸리니깐요.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게 예방이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나라도 의료기술이 좋아서 웬만한 미숙아들은 다 살린답니다. 지금도 주위분들은 울딸보고 대견해해요.죽을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다고....그때 우리에게 아이를 포기못하게 한 의사분들과 아이를 퇴원까지 정말 자기자식처럼 돌봐주신 간호사님들. 지금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부산일신기독병원 소아과 의료진여러분 감사해요. 여러분들이 아니였으면 울웬수같은 딸 없었을수도 있었겠죠?

모든 임산부님들 이런 훌륭한 분들이 계시니깐 안심하시고 ..순산하세요.

두서없는 저의 글을 읽어주신 님들도 감사...감사이렇게 자란우리아이...이렇게 자란우리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