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지구촌토스카니니200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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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Sand Play▲

바닥에 모래를 곱게 덮은 뒤 손으로 쓱쓱 긁어 놓은 듯한 이미지 입니다. 사진이죠? 아무리 봐도 사진 같지만 놀랍게도 이 이미지는 그림이랍니다. 9일 연합뉴스는 '사진같은 그림…극사실주의 회화가 뜬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면서 이 사진을 함께 전송했습니다.

이 그림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 화랑(☎02-544-8481)에서 14∼24일 전시되는 김창영(49)씨의 '모래장난(Sand Play)입니다. 연합뉴스는 "특수접착제로 모래를 화면 위에 평평하게 붙인 후 모래밭에 찍힌 발자국과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모습을 유화 물감으로 정교하게 그린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극사실주의 회화는 요즘 미술시장에서 부쩍 인기가 높다"는 요지의 이 기사는 워낙 신기한 그림을 소개하고 있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지만 그림은 한장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박영덕 화랑과 협의해 김창영(49)씨의 극 사실회화 작품을 소개합니다.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Sand Play▲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Sand Play▲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Sand Play▲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Foot Print▲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from where to where▲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from where to where▲
사진같은 모래그림-김창영작
▲화가 김창영▲

다음은 박영덕 화랑에서 그림과 함께 보내온 자료 전문입니다.

극사실주의의 진수를 보여주는 ‘모래그림’의 화가 김창영의 초대전
모래 위에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발자국이나 손가락으로 긁은 흔적을 그리는 ‘모래그림’의 화가 김창영(1957년 生)이 4월 14일부터 박영덕화랑에서 초대전을 가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 내에서는 2003년 전시에 이어 3년 만에 이루어지는 개인전으로,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작가가 고집스레 추구해온 모래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작과 미발표 신작을 포함한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전시내용
실제 모래가 얇게 도포된 캔버스 위에 정밀묘사기법(트롱프뢰유 trompe-l'oeil)으로 발자국이나 손가락으로 긁은 흔적을 그린 김창영의 모래그림은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미묘하게 교차시키는 특유의 방식으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창영이 모래그림을 처음 시작한 것은 28년 전인 1978년. 부산의 바닷가에서 살고 있던 때였다. 모래사장에 생겨난 무수한 발자국과 흔적이 밤과 아침을 경계로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을 바라보며 작가는 존재의 생성과 소멸에서 오는 실체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이것을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했다.

“장(場)으로서의 모래는 언제나 불안정한 바닥이다... 행위의 결과로서 나타난 흔적은 그 행위의 가치나 크기와는 상관없이, 누구를 막론하고, 그냥 모래 위의 흔적으로 남겨지고, 시간과 함께 사라진다. 너무나 당연한 그 현실의 풍경이 때로는 충격적이었다. 생겼다가 지워지고 또 생김을 반복하며 그 모래위의 흔적들은 나에게 의문을 던진다. 생성과 소멸, 생(生)과 사(死), 그리고 인간의 존재, 자연, 우주. 사라짐에 대한 허무와 애착은 그것을 기억해 남기려는 욕구에 의해 마치 화석처럼 화폭에 재현한다. 현실에서 사라진 모래 위의 기억을 화폭에 담듯이.”
작가는 작품의 이미지를 사진에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하여 선택한다. 따라서 모래 위에 그려진 흔적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모래 위를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기보다 작가 자신의 존재의 흔적이고 작가의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영원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연민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작가의 관심은 이전 작업에서 주를 이루던 손가락이나 빗자루 등으로 모래를 쓸어 만든 듯한 인위적인 형상으로부터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위에 쓸쓸하게 남겨진 발자국이라는 무의식적 흔적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런 작품에 붙여진 ‘from where to where' 이라는 사유적 제목은 작품에 담긴 작가의 철학적 성찰을 보다 잘 드러내 보여준다.

김창영의 작품에서 실제인 것 같은 자국이 사실은 그려진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려진 것이라고 생각되는 바탕은 실제의 모래라는 혼동스러운 사실은 보는 이들에게 ‘눈에 보이는 것이 곧 사실’이라는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며, 나아가 존재의 본질과 허상에 대해 생각을 환기시킨다. 작품의 이러한 감상효과는 소위 눈속임기법(트롱프뢰유 trompe-l'oeil)으로 불리는 정밀묘사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다. 작가는 가늘고 작은 붓을 이용하여 마치 수를 놓듯 한점 한점을 찍어가며 일루전을 만든다. 하루 10시간동안 손바닥만한 면적만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인내와 수고를 필요로 하는 이런 작업을 통해 완성된 작품은 존재의 의미론적 질문과 더불어 자기 투영으로서의 예술행위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담겨있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의 미술전문기자 아쿠타가와 기요시는 라는 기사를 통해 김창영의 작품행위를 ‘깊은 차원에서 자연과 통하기 위한 신성한 의식’이라 평한 바 있다.

현재 요코하마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창영은 1979년과 1980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연달아 장려상과 대상을 수상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제 1회 가나가와 Art Annual과 제 18회 일본현대미술전을 통해 일본 화단에 진출하였다. 그 후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1996년부터는 시카고, 쾰른, 바젤 등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며 컬렉터는 물론 현지의 미술관과 아트딜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999년에는 아랍 에미리트의 제4회 샤르자 비엔날레(Sharjah International Arts Biennial)의 대상수상작가로 선정되어 아랍 에미리트 왕실에서 500호가 넘는 대작을 구입, 왕실박물관에 영구소장하기도 하였다.

김창영의 작품은 미술관 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만날 수 있다. 도쿄에 위치한 우시고메-카구라자카 전철역에는 약 10미터 길이의 거대 벽화(2000년 설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서울의 파이낸스 센터 로비에는 1000호 크기의 대형그림이 설치되어 있다(2003년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