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랑 병원에 있어보니...

무서버2003.10.30
조회1,009

그동안 병원 입원해계신 엄니 간호때문에 못들어왔어요.
오늘 보니 여전히 살아가는 얘기들이 많네여.

저도 간만에 울 엄니 얘기 하나 해 볼까여...

울 엄니랑 나...정말 같은 것은 커녕 비슷한  거라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여...
첨에 따로 살다가 울 아기 땜에 합쳤는데..
그때 .사실 걱정은 걱정이더라구여

울 엄니 얼마나 극성인지 우유먹은 시간, 떵 눈 시간 다 적어 놓더라구요.
한번이라도 빤 젖꼭지는 바로 소독이고...목욕 저녁마다 난리고...
사실 저더러 엄청 게으르다고 욕할지 몰라도 아그가 특별한 이상도 없는데
그 난리 피는게 제 눈에는 솔직히 극성으로 보이더라구여.
 

정말 엄니가 불편하니 그 모든게 다 불편해서.참 죽을 지경이었져.

 

근데 우찌 살았냐구여?
당근 계기가 있었져...

(참고로 지 성격 쪼매 설명하자면, 수능 때에도 컨디션 흔들릴까봐 일찍자고  늦게 일어났다는 거 아닙니까...잠이 쫌 많아여, --울 둘 싸울때도 늦은 밤까정 뭐라하면 잠이 와서 도저히 못 견디고

"자기가 다 잘 했어 됐지 나 잔다"--이러거든여)
게다가 울 신랑 어렸을 때 동네에 '열경기'라나 뭐라나 암튼 고열 땜시 이상하게 된 아이가 있었던 관계로 열이라면 사시나무 떨 듯이 떱니다.

언젠가 울 아그   39도 가까이 열난적 있었거든여,...
우찌 그 와중에도 잠이 오던지ㅠㅠ...쿨쿨 잤져,저로 꼬꾸라지더라구여.
울 엄니 그대로 밤 꼬박 새우시대요,  글구 담날 저더러 암말 안하시더라구요
울 랑이는 지가 잠 좀 잤다고 모성애 코드가 어쩌니 저쩌니...떠드는데
울 엄니 저한테는 신경도 안쓰시더라구요.,
--아 나한테 삐졌구나...우짠다냐...우짜긴 이래 살아야지 뭐,나도 베짱이다 뭐...

그런디 그게 아니더라구여,
엄니, 아그가 걱정이 된 나머지 지가 잤는지 안 잤는지도 모르더라구요.정말로여.


그 아그가 쫌 커서 밥도 먹을 때쯤 (사실 우유먹는 아그랑 밥도 먹는 아그랑은 떵 냄새가 쫌 다르지여)

배변 연습한다고 벗겨놨어여.

 식구들 둘러 앉아 밥을 먹는데 그만 바로 옆에서  뿌지직,,,냄새가 기가 차더라구여.
나 속으로 ---아~~~ 아그떵이 정말 장나이 아니구나, 우찌 이런 냄새가...우 띠 ,바븐 다 먹었다--

증말 밥맛이 싸악 없어지는게...ㅎㅎ

 

울 엄니 담박에 뛰어가시면서
"니는 오줌을 싸도 이쁘고 떵을 누도 이리 이쁘노...시원하여 ?"
이러시는데...참 ~

 

바로 그때 전 내 맘대로 생각하기로 결심했어여..
"며누리 미우면 손자도 싫다는데, 속으론 나 좋아하나보다,고롬...ㅋㅋㅋ"

나한테 못해도 울 아그들 챙기니 마음이 좀 풀리대요.

 

그 아그 말이 세 살이지 19개월 때 동생봤거든여,

동생본지 얼마안돼 급성장염으로 입원했어여.

울 엄니 간호하러 병원들어가시면서 저더러 그러시더라구여

"인제 3.7일 지났을 뿐, 몸조리는 계속 되어야 한다 쭈~욱. 큰애는 걱정하지말고 집에서 몸조리나 하그라"

그래도 녀누리 맘이 그게 아니라,(난중에 책 잡히기 실어서)

 일주일쯤 후에 둘째 업고 반찬 쫌 준비해서 병원 갔어여..

엄니 담박에 야단치시더라구여...
"너 첫째 보고픈 맘은 안다만,어디 갓난쟁이 데리고 집밖에 나오니,더군다나 지금 무리해서 손목이나 어디 덧나면 평생 고생이야, 조심해야지,나 이런 반찬 하나두 안 반갑다,절대로 오지마.몸조리 못해서 생긴 병은 담에 애기 하나 더 놔서 몸조리로 고치는 수 밖에 없다는데,겁도 없어..."

사실 저 타고난 건강에다가 몸 조리 잘해서 그때 끄떡 없었거든여.

그래도 고맙더라구여,

뭐 이리 말하면 엄니 저한테 엄청 잘해준 것 같은데,

저한테는 관심 자체가 없으셨어요.

딱 몸조리할때뿐이었는데,이상하게도 안 잊혀지네여.

(정말 세수도 못하게 하시고, 머리도 못 감게 하셨어여, 그러면서 근지러울거라면 수건에 물 적셔서

머리 닦아주시고 ...)

증말 그때 뿐이었는데...

그때 전

----아,~ 엄니 울 아그들한테 정말 진심이구나,
내 새끼한테 저리도 지극정성이신분인데,그걸로 만족하자.

나한테까지 사랑을 달라면 욕심이겠지,.. 관심없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그러고 나니 섭섭한건 없어지고 엄니가 뭐 해주시면 고맙더라구여.

 

그래서 지금껏 같이 산다는 야그랍니다...

 

울 엄니 간호하니라 병원들어가보니, 간호 장난이 아니더라구여.
새벽부터 회진돈다고 깨우고 뭔 검사하러 여기 오라 저기 오라...
게다가 울 아그 19개월이었으니 ..그 어린것  데리고 보름을 계셨으니,...

링겔 주사맞을 때 얼마나 때썼을까,

그 줄 달린 채로  오줌이고 떵이고 밥이고, 누이고 멕이고 데리고 다녔을텐데...
내가 간호해보니 울 엄니 그때 얼마나 힘드셨을까,,,느껴지는데
이제야 눈물이 나더라구요. 

 

역시 난 좀 느리나 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