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하나 돌려드렸을 뿐인데 …"

윤호와궁합200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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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 하나 돌려드렸을 뿐인데 너무 큰 관심을 받아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한국철도공사 직원 이수옥(43.여)씨가 겸손하게 말하는 '가방 하나'는 1억1000만원이 든 돈가방이다. 이씨는 9일 서울역에서 분실된 거액이 든 돈가방의 주인을 찾아줬다.

서울역에서 KTX표확인 업무를 맡고 있는 이씨는 이날 오후 10시쯤 동대구행 막차가 떠난 직후 3층 대합실 의자에 놓여 있는 검정색 서류가방에 주목했다. 30분이 지나도 찾아가는 이가 없자 그는 가방을 서울역 유실물센터에 맡겼다. 다음날 오전 9시쯤 유실물센터의 연락을 받고 경찰과 함께 가방을 확인한 이씨는 깜짝 놀랐다. 가방 안엔 현금 1500만원과 수표 9500만원 등 총 1억1000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가방 속에서 명함을 뒤져 주인이 대구의 섬유회사 직원인 곽모씨(44)임을 알아냈다. 곽씨는 거래처에서 수금한 회사 공금을 잃어버려 망연자실하고 있는 터였다. 바로 서울로 올라와 돈가방을 되찾은 곽씨는 이씨에게 '집을 팔아 1억원을 메우고 사표를 낼 생각이었다'며 '생명의 은인'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씨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직원이면 누구나 이렇게 할 것"이라며 "기사가 나가 가방 잃어버리신 분에게 누가 되면 안 되는데"라며 오히려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농반 진반으로 '누님 10년 월급인데'라는 동료들도 있었지만 어차피 제 돈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은행에 다니는 남편과 중고생 두 자녀를 둔 주부로 2002년 한국철도공사 계약직 역무원으로 채용돼 지금까지 서울역에서 여객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들이 엄마 참 좋은 일 했다며 자랑스러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역 관계자는 "광명시에서 출퇴근하면서 결근 한 번 않을만큼 성실하고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있으며 항상 웃는 얼굴로 고객을 대한다"고 칭찬했다. 철도공사는 이씨를 포상할 방침이다.